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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마왕 신해철

삶의 기쁨 독서 이야기

by Jinnyboy 2024. 7. 4.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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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왕 신해철

글: 신해철

독서기간: 2024.07.03 ~ 2024.07.08

 

민서, 명서야~~ 오늘은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 중 한 명인, 그리고 지금은 고인이 된 신해철의 유고집을 읽기 시작했어.

아빠가 질풍노도의 시기에 신해철의 노래는 아빠에게 안식을 주었어.

그리고 대학교를 지나 성인에 이르기까지 아빠에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그가 고인이 되었다는 소식은 충격이었단다.

가끔 노래방에서 여전히 그의 노래를 부르며 살아 계셨다면 또 얼마나 많은 좋은 노래들을 만들어 냈을까란 생각이 든단다.

 

1부 나, 신해철

신해철이 어릴 적에 아빠와 같은 동네에 살았다는 것을 알고 놀랐단다.

다만, 그가 살던 미아4동은 좀 부자들이 살았고 아빠가 살았던 미아6동은 빈민들이 살았지만 말이야.

그리고 사립유치원에 사립국민학교를 나왔으니 그리 어렵게 산 건 아니었나 봐.

 

그의 아버지는 묵뚝뚝하지만 카리스마 있는 경상도 사나이로 10남매의 장남이었고 어머니는 예술에 감각이 있었고 그를 한없이 이해해 준 여인으로 7남매였다고 해.

 

그는 성당에 10년 정도 다녔는데 신부가 될 생각도 했다고 해. 하지만 섹스를 알게 되고 그 꿈을 바로 포기했어.

 

고등학교에서 밴드 생활을 하다 서강대 철학과에 입학했어.

전두환의 광주 학살로 시위에 참가하여 돌 좀 던졌었지. 

백골단에 쫒겨 숨어 있던 곳 바로 철문 바깥에서 여학생이 무차별 폭행을 당하고 있을 때 무력감이 무엇인지 깊이 알았다고 했어. 

우리는 사전에서 배운 단어를 직접 체험하는 순간 우리 뇌리에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육체와 정신에 각인이 된단다.

 

우리 명서가 좋아하는 노래인 '날아라 병아리'는 실제로 신해철이 1974년에 얄리란 병아리를 데려왔는데 사흘 만에 죽었다고 하는구나. 성인이 되어서도 그 감성을 잊지 않고 음악으로 승화시킨 예술적 능력이 놀랍기만 하구나.

 

무한궤도는 아빠가 중학생일 때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가사와 좋은 멜로디로 가장 좋아하는 밴드였어.

아빠 기억으로는 매일 새벽에 학교에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20분 동안 무한궤도 노래를 부르면서 걸었던 기억이 나는구나.

무한궤도는 신해철의 고등학교 친구들로 이루어진 밴드야.

언더그라운드에서 음악을 하며 공연도 했는데 밴드 중 한 명이 대학가요제에 나가자는 의견에 따라 나가기로 했다고 해.

가요제 등록을 하고 그동안 대학가요제 대상곡들을 분석하고 밤바다 이불을 뒤집어쓰고(아버지가 밤에 소음이 나면 혼나므로...) 작곡을 했다고 해.

밴드는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적이 거의 없는 추세였지만 대상을 거머쥐었어.

아직도 이 영상은 많이 볼 수 있어.

 

아빠가 몰랐던 '비트겐슈타인'이란 밴드도 결성했더구나.

사실 아빠는 신해철의 철학적 가사와 멜로디를 좋아했었는데 그는 실험적인 음악으로 변화를 꿰한 후기의 음악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어.

 

데빈이란 기타리스트를 오랜 시간 공들여 키웠지만 그는 결국 밴드를 떠난 것에 허탈함을 느낀 듯해.

이렇게 소제목에 그를 할당한 것을 보니.

밴드는 여러 사람이 모여 음악을 하니 각각의 의견들이 얼마나 다를까?

특히,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 합을 맞추기가 더욱 힘들었겠지...

 

2부 마왕, 세상에 맞서다

아빠 기억으로도 신해철은 세상의 부조리에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어.

그 당당한 모습이 아빠는 많이 부러웠어.

자신의 의견을 시대의 고정관념에 맞서 비난을 받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내세우는 성격이 대단해 보였지.

 

공중파 방송사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대마초에 대해서도, 시대적 고정관념으로 옳다고 하기 힘든 동거에 있어서까지 말이야.

특히, 역사 왜곡에 관한 부분은 아빠도 늘 마음에 담고 있는 내용으로 일본이나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해 비판하면서 우리 역사를 과장하여 아이들을 가르치는 부분은 수긍이 가지 않았거든.

 

우리 민서가 좋아할 내용은 '아침형 인간'은 개소리라고 말한단다. ㅎ

자신의 몸에 맞는 생활 규칙을 찾는 게 중요하고 특히 올빼미형 인간은 이점이 많다고 했어.

 

아프간 피랍자 귀환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는데 기독교의 삐뚤어진 선교와 행실에 비판을 하고 있어.

이는 한국의 많은 비기독교인들이 동의하고 있는데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을 영적인 면이 떨어지는 하등의 인간으로 본다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각종 이권과 정치에 개입하려 한다는 내용이야.

과연 예수님은 이런 세속적인 사업에 뛰어들어 돈을 벌어 자신을 위해 사용하라고 시킨 걸까?

그리고 다른 책에서도 보았지만 집단 살해를 가장 많이 자행한 게 또 하느님이란다.

종교가 거대 정치 집단이 되었기 때문에 사실 부족한 세수를 종교인들이 납세해야 하는데 현 정권은 시도도 못하지만 전 정권 역시 시도하려 했다가 바로 접었지. 그들이 평화롭고 정의의 세상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먼저 세금을 납부했겠지.

이런 현상만 놓고 보아도 종교인들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사업이 아닌 자신들의 이익에만 집중한다는 명확한 증거란다.

 

아빠가 신해철 음악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인 <나에게 쓰는 편지>에 나오는 가사대로 그는 다른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길을 걸으려 했어. 모두가 같은 나이에 대학을 가고, 같은 나이에 취업을 하고, 같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같은 나이에 아이를 낳는 삶이 어떻게 보면 가장 일반적인 인생이 행복하다고 자위할 수 있지만 그는 이를 거부했어.

남들이 집을 사야 한다고 부인도 집을 사는 것이 집안 경제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아무리 설명해도 그는 듣지 않았어.

 

아빠 또한 남들과는 다르게 집에 목숨을 걸지 않았어. 

집을 사는 순간 너무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야.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것들을 경제적인 이유로 하지 못하게 되는 사유가 발생하여 가정의 불화가 더 심해지지 않았을까?

 

나에게 쓰는 편지

 

난 잃어버린 나를 만나고 싶어
모두 잠든 후에
나에게 편지를 쓰네
내 마음 깊이 초라한 모습으로
힘없이 서 있는
나를 안아주고 싶어

난 약해질 때마다
나에게 말을 하지
넌 아직도 너의 길을
두려워하고 있니
나의 대답은 이젠 아냐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오

이제 나의 친구들은
더 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고흐의 불꽃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 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엔 더 이상
도움 될 것이 없다 말한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구좌의 잔고 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가끔씩은 불안한 맘도 없진 않지만

걱정스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친구여

우린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데

때로는 내 마음을
남에겐 감춰왔지

난 슬플 땐 그냥 맘껏
소리 내 울고 싶어
나는 조금도 강하지 않아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아빠가 위 노래를 힘들 때마다 가사를 되새기며 불렀어.

그러면 그 누구도 줄 수 없는 위로를 해 주었지.

 

더 이상 버틸 힘이 없고 일어설 힘이 없고 세상이 다 끝났다고 생각될 때 거울을 보면 나를 믿는 단 한 사람이 그 안에 있다고 한 그의 말을 따라, 우리는 이제 그 한 사람을 볼 때마다 우리에게 이 세상을 버틸 수 있는 용기를 준 그를 떠올리려 합니다.

 

 

3부 안녕, 마왕

신해철은 2014년 10월 27일 어린 두 자녀를 뒤로하고 의료사고로 숨을 거두었어.

그를 추모하는 많은 이들이 추모사를 만들었어.

남들이 잘못되었는지 알면서도 지적하지 못하는 내용을 당당하게 외쳤던 그는 아빠가 부러워하는 성격이야.

욕먹을 줄 알면서도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굽히지 않는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하늘나라에서도 당당한 천사가 되어 있기를...

 

2024.07.08.월.20:45..... 민서, 명서는 자기 방에 있고 비가 무척 많이 오는 날에...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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