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월든
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번역: 강승영
독서기간: 2016.11.23~12.01
민서, 명서야~~ 오늘은 대자연의 예찬과 문명사회에 대한 비판이 담긴 고전인 《월든》을 읽었어. 이 책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생각 외로 오래 전인 1817년 7월 12일 매사추세츠 주의 콩코드에서 태어나 1862년 5월 6일, 결핵으로 45세의 나이에 눈을 감았어.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는데 부와 명성을 쫓는 안정된 직업을 갖지 않고 측량 일이나 목수일 등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글을 썼단다. 이런 분들을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단다. 자신의 편안한 삶을 뒤로하고 무엇이 참된 삶인지 본인의 의지대로 몸이 불편하더라도 실행하는 삶 말이야. 1845년 월든 호숫가의 숲 속에 들어가 통나무집을 자신이 직접 만들고 밭을 일구고 물고기를 잡으며 모든 점에서 소박하고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2년 2개월 동안 했어. 그리고 그곳에서의 삶을 이 책에 옮겨 놓았지.
소로우가 살던 때가 1800년대인데도 그는 사람들이 조금 더 좋은 집에서 살기 위해 빚을 지고 평생 집의 노예가 된다며 혀를 찼어. 아빠가 얼핏 생각할 때는 그 시절에는 집은 웬만한 가정이라면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여러모로 지금의 현실과 비슷하구나. 소로우는 옷 문제에서도 옷에 구멍이 생겨 기워서 입으며 아끼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그 옷 안에 자신의 영혼이라도 있는 듯이 신경을 쓰며 살아간다고 하고 있어. 그리고 사람은 동물을 부리는 게 아니고 동물들이 인간의 주인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해. 그래서 소로우는 자신이 직접 통나무로 집을 짓고 곡식을 심어서 자급자족으로 살아가며 남들이 집세로 내는 돈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그중 자선사업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정말 아빠가 늘 하고 싶은 말이었어.
'흔히 말하는 의미에서의 '좋은'일은 나의 주요한 관심사가 아니며, 내가 좋은 일을 했다면 그것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사실상 이런 말을 한다. "좀 더 가치 있는 인간이 되려 하지 말고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시작하시오. 미리 생각했던 친절한 마음으로 착한 일을 하시오." 그러나 내가 그들과 같은 말투로 설교할 입장에서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먼저 착한 인간부터 되시오."라고'
소로우는 자신이 사는 콩코드 마을은 정신적인 수양을 위해서는 돈을 쓰지 않는다고 비난해. 돈을 버는 상업적인 면에서는 돈을 쏟아붓지만 마을 영혼들의 성숙을 위해서는 거의 돈을 쓰지 않는다고 했어. 그리고 읽기 쉬운 가십이나 생활 이야기를 읽기보다는 《생각하는 인문학》에서 이지성 작가가 이야기했듯이 고전은 원어로 읽어야 그 느낌을 알 수 있다고 했어. 그런데 이런 훌륭한 독서보다 더 영혼을 깨우는 것은 자연 속에서 나오는 온갖 소리라고 했어. 그 자연 속에서 저자는 햇빛을 쐬며 하루 종일 생각에 잠긴 행복한 하루가 자신의 삶에 보너스로 주는 시간이라고 했지. 이 책을 읽으며 자연 속에서 살고 싶은 아빠의 마음을 더욱 부채질하는구나. 인간은 자연에서 나와서 그런지 자연의 품에 안기며 위로받고 안정을 취하고 싶은 생각이 드나 봐. 심지어 아빠처럼 도시에서 한평생을 보냈다 해도 말이야...
자신이 살고 있는 숲곁을 지나가는 기차소리는 상업적인 요소의 집합체로 인간은 과연 이런 것이 필요한가라며 자조하지. 우리가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아빠는 굳이 과학이 지금과 같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것이 두렵기만 하구나. 언젠가 이 첨단의 과학이 인간을 짓밟을 날이 올 거라는 생각이 들어.
아빠가 정말 감탄한 부분은 '5 고독'부분이야. 제목은 고독이지만 결코 고독하지 않은 삶. 끊임없이 자연과 교감하며 내부에 웅크리고 있는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서 참 나를 발견하는 것은 신성하다고 할 만해. 인간사의 기쁨, 슬픔, 분노로 인한 눈물은 흔하지만 이렇게 자연과 나의 묘사로 아빠로 하여금 눈물짓게 만드는 경험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야. 사실, 아빠도 1년에 3일 정도는 지리산 둘레길이라도 아빠 혼자 가서 하루 종일 걸으면서 생각을 하고 또 쉬면서 책도 읽고 발길 닿는 데로 잠을 자고 싶구나. 아직 너희들이 어려 손이 많이 가서 엄마에게 미안해서 말을 못 하지만, 너희들이 좀 크면 엄마에게 말해서 아빠만의 생각의 숲으로 떠나볼 생각이야. 또, 캄캄한 숲 속에서 길 찾기는 원시의 숲에서 발자국을 발로 더듬으면서 자연에 몸을 맡기는 특별한 체험인 것이야.
여기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 호수에 관한 글을 보면 그가 얼마나 서정적이고 자연을 닮으려 노력하는지 알 수 있단다.
'9월이나 10월의 이런 날 월든 호수는 완벽한 숲의 거울이 된다. 그 거울의 가장자리를 장식한 돌들은 내 눈에는 보석 이상으로 귀하게 보인다. 지구의 표면에서 호수처럼 아름답고 순수하면서 커다란 것은 없으리라. 하늘의 물. 그것은 울타리가 필요 없다. 수많은 민족들이 오고 갔지만 그것을 더럽히지는 못했다. 그것은 돌로 깰 수 없는 거울이다. 그 거울의 수은은 영원히 닳아 없어지지 않으며, 그것의 도금을 자연은 늘 손질해준다. 어떤 폭풍이나 먼지도 그 깨끗한 표면을 흐리게 할 수는 없다. 호수의 거울에 나타난 불순물은 그 속에 가라앉거나 태양의 아지랑이 같은 솔이, 그 너무나도 가벼운 마른걸레가 쓸어주고 털어준다. 이 호수의 거울에는 입김 자국이 남지 않는다. 오히려 주신의 입김을 구름으로 만들어 하늘로 띄워 올리는데, 그 구름은 호수의 가슴에 다시 그 모습이 비친다.'
소로우는 우리의 욕망을 억제하고 절제하는 생활을 통해 정결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어. 먹을 만큼만 먹고 부지런한 생활을 하면서 상상 속의 그 생활을 이루려 노력해야 한다고 했지. 이 점에서는 아빠도 그렇게 생활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음식들은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면서 아빠의 영혼의 부분이 깎여 나가는 기분이 들 때가 있거든. 그래서 역사의 위인들은 스스로 고행을 자초하면서 정신적 성숙을 하려 했나 봐. 그리고 저자는 육식을 야만스러워하기도 해. 아빠 생각에는 음식에 대해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되 약간 모자란 듯이 먹고 부지런하고 사색을 하면서 우리의 영혼을 점점 짙은 보라색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 거야. [영혼들의 여행]에 나오는 성숙한 영혼처럼 말이야....
소로우는 겨울이 오면 전에 읽었던 책의 주인공 베른트 하인리히처럼 숲속의 동물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과 긴 이야기, 사상, 생활, 문학, 시 등을 나눈단다. 소로우는 동물들의 소리와 행동을 눈여겨 관찰을 하고 월든 숲이 인간으로 하여금 병들기를 원치 않았어. 나무가 없어지는 것도, 사냥꾼으로 하여금 동물들이 없어지는 것도 소로우를 슬프게 하고 불안한 예감이 들기도 했을 거야. 우리가 자연을 파괴하면 우리 인간은 누구의 품에 안길 수 있을까?
소로우는 모든 생명이 잠든 것만 같은 월든 호수에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며 약동하는 생명을 느끼며 행복해한단다. 그리고는 우리는 우리 삶의 울타리를 치지 말고 한계를 가지지 말라고 해. 다음에 나오는 소로우의 글은 이 아빠의 가슴에 잘 스며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깊은 깨우침을 준단다.
" 그대의 눈을 안으로 돌려보라, 그러면 그대의 마음속에 여태껏 발견 못 하던 천 개의 지역을 찾아내리라.
그 곳을 답사하라 그리고 자기 자신이라는 우주학의 전문가가 돼라."
그리고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을 들려줄게..
'당신의 인생이 아무리 비천하더라도 그것을 똑바로 맞이해서 살아나가라. 그것을 피한다든가 욕하지는 마라. 그것은 당신 자신만큼 나쁘지는 않다. 당신이 가장 부유할 때 당신의 삶은 가장 빈곤하게 보인다. 흠을 잡는 사람은 천국에서도 흠을 잡을 것이다. 당신의 인생이 빈곤하더라도 그것을 사랑하라. 당신이 비록 구빈원의 신세를 지고 있더라도 그곳에서 유쾌하고 고무적이며 멋진 시간들을 가질 수 있다. 지는 해는 부자의 저택이나 마찬가지로 양로원의 창에도 밝게 비친다. 봄이 오면 양로원 문 앞의 눈도 역시 녹는다. 인생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그런 곳에 살더라도 마치 궁전에 사는 것처럼 만족한 마음과 유쾌한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민서, 명서야, 아빠는 소로우는 노자나 장자와 같은 현실을 초월한 자연주의 사상을 가진 위인이라는 생각이 들어. 자신의 삶을 초월하고 가진 것 없이도 부자라고 느끼며 자연을 무한히 경외하는 그의 삶은 감히 흉내조차 낼 수가 없을 것 같아. 비록 월든 호수가의 통나무집에서 2년 정도의 생활을 했지만 그 시간의 삶은 아빠를 포함한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는구나^^.
2016.12.01.19:45..... 민서, 명서는 게임하고 있고, 아빠는 월든 호숫가에서 소로우 삶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채..... 사랑하는 우리 민서, 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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