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70.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43-북학의(박제가)

삶의 기쁨 독서 이야기

by Jinnyboy 2016. 2. 27. 19:45

본문

 

 

 

제목: 북학의(박제가)

글: 곽은우

그림: 이상윤

독서기간: 2016.02.25~02.27

 

민서, 명서야... 오늘은 가난한 조선의 백성들을 위해 청을 본받아야 한다는 글인 《북학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구 해.

 

박제가는 1750년에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어. 아버지는 부승지를 지낸 박평이었지. 박평에게는 아들과 부인이 있었으나, 둘째 부인인 전주 이씨에게서 낳은 아들이 박제가야. 그는 어릴 때부터 글을 좋아했어. 한 번 읽은 책은 반드시 세 번씩 베껴 썼고, 입에는 늘 붓을 물고 다녔을 정도였지. 차분하면서도 내성적인 성격의 그는 혼자서 가만히 앉아 책 읽는 것을 유독 즐겼어. 그토록 책을 좋아해서 지식과 지혜는 아주 많았지만, 어린 시절은 불행했다고 해. 양반이기는 하지만 첩의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고 열한 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집안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지. 홀로 된 어머니와 살면서 간신히 목숨을 연명해 가는 어려운 생활이 시작된 거야. 어머니는 누더기 옷을 입고, 밥을 굶을망정 아들에게는 품팔이해서 사온 곡식으로 끼니를 거르지 않게 키워 내신 거야. 민서, 명서 친할머니가 아빠에게 해 주셨던 것처럼 말이야... 그는 열일곱 살 되던 해 충무공 이순신의 5대손인 이관상의 서녀와 결혼을 했어. 서자는 서녀와 결혼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해.

결혼을 하고 궁핍한 세월이었지만 그때 그는 평생의 지인인 박지원을 만나게 됐어. 박지원은 박제가보다 나이가 열세 살이나 위였지만, 박제가가 찾아가면 버선발로 뛰어나와 맞이했지. 그는 이렇게 연암 박지원을 찾아가 평생 동안 많은 사상과 학식을 배우게 되지. 뿐만 아니라 서자 출신의, 비슷한 수준의 학식을 갖춘 이덕무, 유득공 등을 만나면서 서로의 학식과 사상을 교류하게 돼. 그러다가 박제가가 29세가 되던 1778년에는 사은사 채제공을 따라 이덕무, 이종원 등과 청나라를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 그에게는 평생의 큰 뜻을 품게 해준 여행이었지. 박제가는 중국이 잘 살고 풍요로울 수 있는 이유를 관찰하고, 모르는 부분은 책을 찾아보고 기술자에게 직접 물어보면서 열심히 배우려고 했어.  그러고는 결론을 내렸지. 그래서 중국에서 돌아오자마자 3개월 동안 경기도의 통진이라는 작은 마을에 머무르며 중국에서 널리 사용하는 수레, 배, 농기구 등에 대해 세밀히 정리해 《북학의》 내편과 외편을 저술하게 된 거야.

 

연경에 다녀온 다음 해, 정조는 국회 도서관 격인 '규장각'을 짓고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등을 초대 검서관으로 임명했어. 그는 정조라는 임금을 만나는 행운이 있었기에 자신의 학식과 지혜를 만천하에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지. 그는 그 후로도 연행사 자격으로 세 번 더 연경에 다녀왔어. 그는 시, 그림, 글씨에도 뛰어난 자질을 보였다고 해. 하지만 정조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농업을 부흥시키고 백성을 잘살게 하려던 정조의 개혁정치는 무너져 버렸지. 그리고 박제가의 사돈인 윤가기가 옥살이를 하게 되자 박제가는 그와 연루되어 의금부에 끌려가 혹독한 고문을 받았어. 주변의 많은 신하들이 이런 박제가를 처형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대왕대비의 구원으로 국경지대로 귀양을 떠나게 되어 목숨만은 보존할 수 있었지. 유배 생활 3년 만에 석방되지만, 이듬해 4월, 박제가는 56세의 이른 나이로 죽어 경기도 광주에 묻혔어.

 

민서, 명서야 박제가의 일생을 보니 어떤 생각이 드니? 아빠는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시대를 잘못 만나면 그저 평범한 사람으로 묻히고 만다는 것을 느꼈어. 그런걸 보면 인간의 역사에 얼마나 능력있는 사람들이 시대를 잘못 만나 많이 묻혔을까?

조선은 명나라를 아버지의 나라라고 여겼는데 조선이 되놈이라고 무시하던 여진족이 명나라를 무너뜨리고 청을 세웠어. 하지만 조선의 높으신 양반들은 현실을 망각한 채 북벌론을 내세웠지. 그러면서 인조는 삼전도에서 치욕을 당했지. 유교가 우리나라로 전파된 것이 잘못일까? 아니면 그걸 잘 이용하지 못한 우리 조상들의 잘못일까? 유교는 우리의 전통을 세워주었지만 그로 인한 폐단도 많은 거 같아.

박제가는 청을 처음 가봤을 때 무척 놀랐다고 해. 청나라 사람들이 너무 잘 살아서 깜짝 놀랐고 그래서 그들이 어떻게 그렇게 잘 살게 되었는지를 세세히 조사하려 노력했어. 하지만 사람들은 명나라를 무너뜨린 청을 배우자고 한다며 미친 사람 취급했지. 그때의 현실에서는 빨리 선진 문물을 배워서 부국강병을 꾀했었어야 하는데 말이야. 박제가는 과거제도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어. 문벌과 뇌물로 얼룩진 과거제도는 이미 뛰어난 인재를 뽑는 구실을 상실한 상태였어. 특히, 박제가는 백성들의 가난한 삶에 관심이 많았어. 그래서 백성들의 삶에 실용적인 수레, 배, 벽돌, 목축, 농기구 등을 도입하여 그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했지. 하지만 시대는 박제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어. 이 책을 보면서 지금 아빠와 너희들이 살고 있는 시대에서 뛰어난 인재를 버리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더라. 이런 한 명이 우리 시대를 황금기로 만들수도 있어. 아빠는 편견으로 아빠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의 말은 듣지 않는지...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란다. 우리나라가 조선의 이 시대와 똑같이 가고 있는 거 같아 걱정이구나..

 

2016.02.27.19:41... 저녁식사 후 너희들은 즐겁게 놀고 있을 때... 사랑한다 우리 아가들... 아빠가.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