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화폐, 마법의 사중주
글: 고병권
독서기간: 2017.10.16~10.23
민서, 명서야~ 오늘은 화폐의 시작과 기능, 화폐가 무엇인지에 관해서 쓴 《화폐, 마법의 사중주》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려고 해. 일반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화폐의 탄생, 즉 물물교환을 하다가 가치의 척도를 명확히 하기 위해 화폐가 생겼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어. 원시시대 공동체에서 이익을 남기며 장사를 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은 일이 아니어서 상업적인 장사는 할 수 없었다고 해. 공동체 밖에서나 가능했던 거지. 근대의 화폐가 생기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우연의 결과라고 해. 마치 자연선택이 여러 우연을 거치며 진화하는 것과 비슷하구나.
중세에는 여러 도시국가가 있었지만 국가 외부의 화폐네트워크가 주를 이루었는데 영토국가가 발전하면서 중앙은행으로서 화폐주권을 확립할 수 있었다고 해. 중세 화폐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은 여러 화폐의 흐름을 매개하면서 이익을 얻었으나 점차 어음이 생기고 태환권을 발행하면서 신뢰를 얻어갔어. 그리고 잉글랜드 은행은 최초로 국가의 중앙집권적인 힘으로 전국적인 화폐 네트워크를 만들게 된단다. 대외 화폐 네트워크는 영토 안의 빈 공간을 차지하기 시작한 거지.
16세기의 절대국가는 전쟁과 사치를 위해 많은 돈을 빌리고 보편화된 화폐로 조세를 걷으려 하는 노력으로 점점 화폐는 중앙권력에 귀속되어 갔어. 그러면서 영국에서 먼저 잉글랜드 은행이 런던에 생기면서 영국의 조세를 관장하고 국가에 돈을 대주는 역할을 하며 강력한 은행으로 변모해 갔어. 프랑스도 잉글랜드 은행의 효율을 보며 따라 하려 했지. 조세는 화폐의 보편화에 지극히 큰 공을 세웠지. 보편화된 화폐로 조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화폐는 중앙에서 떨어진 곳에까지 퍼지게 되었단다. 자국 화폐는 영토국가에게 영토가 미치는 곳까지 유통이 되며 민족성을 고취하는데도 좋은 영향을 미친단다. 물론, 다른 나라에 가서 자국의 화폐가 별 가치가 없는 것에 대해 좀 우울하긴 하지만 강대국이 된다면 한국 원화도 강한 통화가 될 거야. 전제 조건은 통일이 돼야 하겠지만 말이야. 우리 민서, 명서도 나중에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의 국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화폐의 가치로 대략적으로 나마 가늠할 수 있어.
화폐는 공동체를 해체한다고 마르크스는 말했어. 우리는 가족, 친구 또는 가까운 지인과는 돈거래를 하지 않으려 하는데 이들과 거래가 일어나면 관계가 나빠지면서 결국 서로 멀어지기 때문이야. 그래서 옛날의 공동체에서는 화폐를 들이려 하지 않았단다. 하지만 17세기 영토국가가 점점 중앙집권화하면서 화폐는 국가의 시스템 안으로 들어왔지. 이때 홉스와 존 로크의 사회 계약설은 개인의 이익을 보호하는 이데올로기를 강력하게 구축했어. 결국, 공적인 시스템은 개인들의 이익을 지켜주는 시스템이 된 거야. 원시시대에는 고기나 과일은 그 자리에서 먹지 않으면 썩어버리기 때문에 그나마 공평한 사회였으나, 화폐는 부패되지가 않기 때문에 빈부격차가 생기기 시작했고 사회계약론은 이들을 방어하는 이데올로기가 된 거야. 우리 민서, 명서는 원시시대의 평등이 옳다고 생각하니 아니면 현대의 개개인의 사유재산을 지켜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니?
부와 화폐는 같은 것일까? '부'란 무엇이고 '화폐'란 무엇이고 어떤 관계일까? 부는 예를 들면 자신이 필요한 재화나 음식, 즉 욕구가 채워지는 것들이고 화폐란 욕망과 재화나 음식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체야. 예전에는 부와 화폐를 동일시 했으나 학자들은 이 둘을 분리하기 시작했고 아담 스미스는 이것들을 분리하며 절대적인 부의 척도를 찾기 시작했어. 그리고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은 부의 기준은 노동력이라 생각했어. 그런데 노동력도 상품과의 관계 속에서 가치가 변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척도는 될 수 없었어. 그리고 리카도는 노동은 어떤 대상의 생산에 투여된 노동이 아니라 그것이 시장에서 지배할 수 있는 노동량이라고 했어.
16세기는 주화에 들어있는 금의 양으로 즉, 주화에 내재된 가치로 같은 가치의 상품과 교환을 할 수 있었어. 결국, 국가의 개입으로 지폐에 대한 국가의 보증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아무 가치 없는 종이쪼가리로 다른 상품과 교환할 수 있는 거야. 그래서 전쟁이 나거나 한 국가의 경제가 무너지다시피 할 때는 그 국가 지폐 가치는 폭락한단다. 그 지폐를 보증해 줄 국가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을 회피하게 하는 것이지. 지폐의 가치는 국가와 국립은행의 긴밀한 관계에서 신뢰를 주어야만 화폐는 가치를 나타낼 수 있는데 16세기에는 이런 신뢰를 주기가 어려웠을 거야.
근대적 화폐론은 영토국가가 확립되고 중앙은행이 생기며 형성되었어. 근대적 화폐는 상품으로서의 화폐, 명령으로서의 화폐, 관계로서의 화폐, 부로서의 화폐로 그 모습이 다변화되었단다. 돈의 힘은 이제 세상의 어떤 권력과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어. 근대 경제학자들은 부의 표상인 화폐에는 관심이 없었고 오직 부의 가치에 대해서만 호기심을 드러냈어. 하지만 부의 표상에서 부의 본질이 되어버린 화폐는 현재 막강한 힘자체로 변했단다.
민서, 명서야~ 현재 대한민국은 오직 화폐, 즉 돈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람이 많단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에는 분명히 돈보다 중요한 것이 아주 많아. 물론 돈이 없으면 불행해질 수 있지만 돈이 많다고 행복한 건 아니야. 행복하기 위해서는 돈의 사용법도 아주 중요하거든.... 우리 민서, 명서가 돈이 아니라 너희들의 인생에서 가치 있는 귀중한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2017.10.23.21:28.... 명서는 핸드폰 보고 있고 민서는 TV 보고 있을 때....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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