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유쾌한 딜레마 여행
글: 줄리언 바지니
번역: 정지인
독서기간: 2019.09.20~2019.09.26
민서, 명서야~ 오늘은 심오한 철학이 아닌, 우리 일생에서 겪을만한 철학적인 딜레마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했단다. 읽으면서, 약간 난해한 면도 있지만 경험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들이어서 쉽게 읽을 수 있어. 100가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모두 사고 실험을 통한 것이야. 위대한 위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사고 실험을 즐겨했어. 침대에 가만히 누워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것은 쓸모없는 것이 아니고, 여러 상상의 나래를 펴기 위한 장작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야.
책을 읽으며 아빠가 공감한 부분을 너희들과 공유할게.
003 끈적끈적한 얼음
평생 라자스탄 사막에서 살았던 다라 굽타는 어느 날 2년 전 여행을 떠났던 사촌 마하비르를 맞이했어. 마하비르는 아주 추운 지역에서 본 얼음에 대해 설명하자 다라 굽타는 믿지 않았어.
이는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전부 믿으면 안 돼. 사기를 당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그중 일부는 우리에게 정말로 도움을 주는 내용이 있어. 이는 자신의 세계에 대한 지식을 기준으로 판단을 하기 때문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런 정보를 이용해 큰 이득을 보는 사람들도 있어. 아빠 생각에는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그냥 무시하는 것이 나아. 왜냐하면 인간의 본성은 이득으로 인한 기쁨보다 손해에 대한 절망이 더 크기 때문이야.
005 잡아먹히고 싶은 돼지
40년 동안 채식을 해온 맥스 버거는 돼지고기 소시지와 바삭하게 구운 베이컨, 닭 가슴살 볶음을 먹기 위해 식탁에 앉으려 해. 그는 지난주에 만나본 프리실라라는 돼지의 평생소원이 요리가 되어 식탁에 올라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야. 동물의 존엄성이나 자연 질서의 존중을 이유로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가 있어. 하지만, 프리실라와 같이 자신이 인간의 식탁에 올라가는 소원을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 냈다면, 이것이 자연 질서를 교란하는 것이지 않을까? 그리고 채식주의자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면, 식물도 엄연히 생명이 있고 과연 그들은 인간들에게 먹히기 위해 성장을 한다고 생각하고 식물이 죽임을 당할 때 고통이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나?
019 우리 안의 동굴
웨더필드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지도자를 제외한 모든 구성원은 바깥 세계와 접촉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현실은 텔레비전 연속극을 통해 세상에 대해 알아가지. 어느 날, 반항적이던 케네스가 몰래 이곳을 도망쳐 텔레비전 연속극에 나오는 장소를 방문하고 그곳이 세트장이란 것을 알고 웨더필드 공동체에 돌아가 동료들에게 그 사실을 알렸지만, 동료들로부터 미치광이로 취급받고 쫓겨났어.
민서, 명서야~ 우리는 과연 제한된 세계에 갇혀 살지 않는 것이 확실할까? 때로,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는 사람이 설명하는 세상이 우리가 보지 못하는 진짜 세계는 아닐까?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남들과 조금씩 틀리게 생각하지만, 대부분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단다. 즉, 자신만의 제한된 세계에 살고 있지. 이런 편견을 버리기 위해, 우리는 늘 판단하기에 앞서 힘들겠지만, 우리가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건강하지도 아프지도, 어떠한 인종에도 속하지 않다고 생각해야 한단다. 우리 생각의 틀을 일부러라도 깨뜨리려 노력해야 세상의 진리에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어.
022 부자의 비스킷
조난을 당한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 중 로저가 20명이 정원이지만 12명만이 타고 있어 식량이 넉넉하다며 만족해했어. 하지만 메이츠는 30분 전부터 자신들을 향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물에 빠진 여자를 구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해. 이에 대해 로저는 그 여자를 구해주면 식량이 부족하다며 거부하지.
로저는 비윤리성의 대표적인 사례이지만, 이 책에서 그 배를 지구에 비유하고 있어. 부유한 국가들은 다 먹지도 못하는 식량을 가난한 나라에 지원하지 않고 그냥 폐기하고 있어. 이런 이유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인 것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단순히 생각하면 답이 나오는데도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사례는 국가뿐만 아니라 개인들 사이에서 아주 많이 볼 수 있단다. 칸트의 말대로 우리는 양심에 따라 살아간다면 비윤리적인 생각조차 하지 못할 텐데 말이야.
037 무어의 돌
다프네 스톤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예술품인 헨리 무어의 제목 없는 작품을 좋아했지만, 이것이 무어가 자연의 손길보다 더 훌륭한 작품은 만들 수 없다는 판단하에 손을 대지 않은 자연물이라는 것을 알고 실망해. 그 자연물은 그녀가 좋아했던 모든 성질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어. 그 돌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게 되었다고 해서 돌 자체에 대한 그녀의 의견도 달라져야 할까?
같은 물건이라도 자신의 감정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느냐에 따라 느낌이 틀린 건 분명해.
예술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 그 예술가가 무엇을 성취하고 싶어 했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발상은, 1950년대에 윔새트와 비어즐리가 '의도의 오류'라고 비판한 이후로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여겨졌어. 이 장의 마지막에 '만약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면,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을 구분하는 좀 더 엄격한 방식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되어 있는데 아빠는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을 꼭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040. 믿음과 지식의 차이
폴은 어느 말이 경마에서 이길지 알고 있었어. 이것은 특별히 연구해서 아는 것이 아니고 그냥 확신이 떠오르면, 그 말이 우승을 했어. 올바른 믿음과 지식의 차이는 무엇일까? 잘못된 정보를 믿고 지식이라 여긴다면 큰 오류를 범하게 돼. 철학자들은 언제나 진실한 믿음이 지식으로 인정받으려면 적절한 방식으로 정당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단다. 믿음과 지식은 엄연히 틀리지만 우리는 이 둘을 혼동하며 살아가고 있어. 자신의 믿음을 그때그때 필요한 이야기와 엮어 정당화시키지. 아빠도 지금은 떠오르지 않지만, 이렇게 믿음을 지식으로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들이 있을 거야. 믿음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재료들을 확신해야 지식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렴.
044.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론에 관한 책에서 보았듯이 죄수의 딜레마는 둘이 협력하면 최상의 결과를 얻지만, 내가 협력하고 상대가 배반하면 내가 곤경에 빠져버리지. 해리와 소피는 결혼을 하면서 협력을 할 것인가 아니면 딴 주머니를 찰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있어. 결혼이라는 인륜지대사에 참 슬픈 이야기이다. 그렇지? 결혼에서라면 혹은 조금 손해를 감수하고 비합리적인 위험부담을 어느 정도 수반하더라도 인생에서 최선의 수확을 얻기 위해서는 신뢰가 필요하단다. 때론, 신뢰가 가지 않는 상황도 있지만...
052 산아제한
캐럴은 막대한 재산의 상당 부분을 탄자니아 남부에 있는 가난한 마을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쓰기로 결심했어. 그런데 그녀는 산아제한 프로그램에 대해서 유보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가 기부하는 발전기구는 두 가지 안을 마련했어. 첫째는 산아제한의 요소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계획이었어. 그 계획은 인구는 100에서 150으로 증가하고 삶의 질 지수는 약간 상승해.
두 번째 계획은 강제적이지 않은 산아제한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것이야. 이 계획은 인구가 100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삶의 질은 높이 올라가. 과연 무엇이 정답일까? 사실 어느 쪽이 더 낫다는 것을 말하기 어려워. 생명을 낳는 일은 숭고한 일이고 우리는 가능한 모든 일을 해야 하는 윤리적 책임이 있어. 상황이 허락한다면, 더 적은 수의 사람이 진정으로 만족하는 편이, 많은 사람이 거의 만족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053 내가 모르는 나
나의 정체를 찾기 위해 의식 속에 있는 '나', 즉 더위나 추위를 느끼고, 자신의 생각을 파악하고, 주변의 소리를 듣는 그 사람의 위치를 찾아내려 시도해 보렴. 너희들의 감정이나 감각, 생각의 위치를 찾으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갖고 있는 사람, 그 자아를 찾아야 해. 어려울 거야. 자아가 무엇이냐에 대한 답은 바로 하나의 시점을 공유함으로써 얻어지는 모든 경험의 총합이야. 자아란 하나의 대상이 아니며, 그 자신이 알아낼 수 있는 것도 분명 아니야. 우리는 우리 존재의 본질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단다. 우리가 경험하는 것만을 인식할 뿐이야. 그것은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존재의 지속적인 핵심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 즉 시간이 흘러도 유지되는 단 하나의 자아가 없다는 의미야. 우리는 종종 바로 그런 자아가 현재의 '나'라는 개인을 만든다고 착각한다고 해. 아빠도 그런 것 같구나.
063 나는 알고 있다, 과연 그럴까?
이 책에서 말하고 있듯이, 아빠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도 확실히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할 때가 있어. 그런데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아빠는 확실히 알고 있는 걸까? 지식이란 전방위적으로 믿음을 정당화하는 매우 엄격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해. 그렇다면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대부분 지식으로 인정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지. 안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어.
075 투명인간의 반지
기게스의 반지를 끼어서 투명인간이 된다면 우리 민서, 명서는 무엇을 하고 싶니? 이 반지를 윤리적 강건함에 대한 사고 실험으로 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항하기 힘든 강한 유혹 앞에서 하는 행동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 일일까? 아빠도 만약 투명인간이 되는 상상을 해본다면 윤리적인 면에서 실망스러운 행동을 할 수도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투명인간이 된다면, 다른 사람들은 윤리적으로 타락한 행동을 할 것이지만, 자신은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해. 하지만,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비윤리적 행동에서 자유롭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드는구나.
078 신과의 도박
블레즈 파스칼은 신을 믿지 않고 있다면 만약 신이 없다면 별 상관없지만 신이 존재할 경우 지옥에 갈 것이라며 보험성으로 신을 믿는 것이 낫다고 했어. 세상에는 무척이나 다양한 신이 있단다. 그런데, 만일 이 중 한 신을 믿었는데 실제로 다른 신이 존재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다니고 있지만, 온갖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단다. 결국, 신을 믿음으로써 나쁜 짓을 해도 천국에 갈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겠지. 정말 신이 있다면, 세상이 요지경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지 상상하게 되는구나. 조건 없는 사랑을 외치는 신을 믿는 자들은 우리에게 지옥에 갈 것이라 협박하며 교회에 와서 돈을 내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 안타깝구나.
082 이웃집 정원
엘리너는 이웃집의 새로운 광대역 Wifi를 무료로 사용하며 만족해했어. 이런 경우 이웃집의 사용을 방해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엘리너는 도둑이라기보다는 이웃집 정원의 나무가 드리운 그늘을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 이는 명백히 범죄는 아니지만, 이웃집의 Wifi 비용의 일부를 내려는 생각이 없다면 이웃에 대한 배려의 부재를 드러내고 있어. 이 책에서 이는 경미한 잘못인데 우리가 무해한 절도에 대해 너무 깐깐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있어. 아빠 생각에 이렇게 무상으로 다른 사람 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배려가 없이 '그냥 남는 것인데 뭐 어때' 하는 태도가 다른 사람의 화를 돋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도 만약 다른 사람들 것을 무상으로 사용하게 되는 경우,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모두를 편안하게 할 수 있단다.
092 컴퓨터 정부
발달된 컴퓨터 시대를 통해 '그린스팬 2'라는 슈퍼컴퓨터가 경제 정책을 만들고 국가의 경제를 운영하고 대통령 후보들 중 가장 인기 있는 후보는 또 다른 컴퓨터임이 밝혀졌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모든 결정을 컴퓨터에게 맡기고 인간은 그저 휴식을 취하고 취미를 즐기는 삶. 과연 인간은 행복할까? 이런 공포를 느끼면서도 컴퓨터에 대한 의존은 높아만 가고 있어. 컴퓨터는 결국 인간을 노예화하지 않을까?
098 행복을 팝니다
로버트는 동의서를 앞에 두고 망설이고 있어. 둘 중 한쪽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데 하나는 그의 앞날은 암울하고, 꿈을 실현하기 힘든 현실이야. 그리고 두 번째는 경험 기계 안에서 자신의 꿈인 록스타로 살아가는 것이야. 경험기계 안에서는 현실이라는 느낌으로 평생 살아가는 것이지. 삶이 힘든 사람들에게는 너무 힘든 결정이 될 것 같아. 하지만, 우리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건 만만치 않은 세상을 동시에 경험하기 때문이야. 즉, 행복만 있다면, 우리는 무엇이 행복인지도 느끼지 못하고 지루하게 살아갈 거란 생각이 드는구나. 우리 민서, 명서 같으면 어떤 결정을 내리겠니? 고통도 우리 삶에 포용해야 삶의 의미를 잘 깨달을 수가 있어. 삶에 고난의 그림자가 드리워도 꼭 용기를 잃지 말거라!
유쾌한 딜레마 여행을 끝내고 나니 하루하루 살아가며 숱한 결정을 내리지만, 별생각 없이 결정을 내렸던 수많은 것들에 수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니, 세상은 참 신기하면서 오묘한 것 같아. 과연, 이 세상 일들을 전부 이해하는 사람이 있을까? 결코 있을 수가 없을 것 같아. 하지만, 한 가지를 깨달을 때마다 우리는 삶에 대해 더욱 깊은 성찰을 하게 되고 그에 따라 더욱 행복한 사람이 될 거란 생각이 드는구나. 우리 민서, 명서도 하나하나 잘 깨달아 가기를...
2019.09.28.09:30.... 엄마는 출근하고 민서는 쿨쿨, 명서는 TV 시청 중에....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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