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스토너
글: 존 윌리엄스
번역: 김승욱
독서기간: 2021.03.05~2021.03.09
민서, 명서야~ 오늘은 1950년대 미주리 대학교 교수였던 존 윌리엄스가 쓴 소설을 읽기 시작했어.
이 책을 읽으며 문체가 건조하고 분위기도 조지 오웰의 《1984》와 같이 자아가 없는 인간 같은 모습으로 사람들이 묘사되고 있어. 마치 조종당하는 인간처럼...
윌리엄 스토너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부모님을 도와 일을 했어. 가족은 서로 진심 어린 신경을 써주는 일 없이 예의를 차리고 대화가 없었어. 어느 날 아버지는 공무원이 집에 와서 스토너에게 농업을 공부시키기 위해 대학에 보내는 것이 좋을 것이라 했어. 그리고 아버지는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스토너를 대학에 보내.
스토너는 어머니의 사촌인 푸트의 집에서 허드렛일을 도와주고 머물 수 있었어. 영문학 교수인 아처 슬론을 만나면서 스토너의 인생 방향이 바뀌었어. 바로 문학에 눈을 뜬 것이지. 슬론 교수는 스토너가 공부를 계속하여 교육자의 길을 걷도록 했지. 세계 제1차 대전이 발발하고 입대를 자원하지 않자 슬론 교수는 스토너에게 말하지.
"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기로 선택했는지,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잊으면 안 되네"
아빠는 이 말을 듣고 아빠는 과연 이에 대해 얼마나 생각해 보았는지, 곧 부끄러워졌지.
어느 날 리셉션에서 이디스 엘레인 보스트윅을 첫눈에 사랑하게 되고 그녀를 매일 찾아가 사랑을 고백해. 그녀는 전형적인 수동적인 여성의 모습이었고 스토너는 그녀의 부모님을 만났어. 그녀는 부자 부모 밑에서 자랐는데 아빠 같으면 주눅이 들어 미리 포기했을 거 같아. 하지만 스토너는 부모님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했고 승낙을 얻었어.
결혼식에서 스토너의 부모님을 처음 본 이디스는 무척이나 놀랐어. 자신의 인생에서 가난한 농부를 가까이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을 거야. 스토너는 마치 알베르 까뮈의 소설 《이방인》에 나오는 뫼르소 같아. 자신의 말과 행동을 제삼자가 이야기하듯이 하거든. 하지만 뫼르소와 다르게 의지는 분명 있어 보여.
이디스는 결혼과 동시에 정서불안적 히스테리 증세를 보였어. 육체적, 정신적으로도 스토너와 사랑을 나누지 않았지. 그런 이디스를 스토너는 단 몇 주만에 깨닫고 1년 뒤에는 이런 관계가 나아질 수 없다는 것도 알았어. 그는 왜 결혼을 멈추지 않았을까? 이런 와중 부모님은 차례로 돌아가시고 땅을 팔아 대출금 일부를 갚았어. 이디스가 바깥으로 겉돌 때 스토너의 딸인 그레이스는 그의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어. 서재에서 자신의 공부와 딸과의 교감은 이디스만 없다면 행복한 시간들이었지. 하지만 이디스가 방해 공작을 펼쳐 그레이스는 자신과 같이 경직되고 히스테리적인 아이가 되어가고 서재에서도 밀려났어. 이런 수모를 당하면서도 그는 왜, 도대체 늪에서 나오려 하지 않고 그냥 발목을 잡힌 채 서서히 끌려 들어갔는지 이해가 안 되는구나.
그나마 스토너의 강의가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어 수강생은 넘쳐났어. 이미 수강이 마감되었지만 로맥스의 추천을 받은 찰스 워커가 스토너에게 간절히 세미나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어. 워커는 세미나를 발표하는 시간에 노골적으로 스토너를 비판했고 스토너는 워커에게 학생으로서의 자질이 되어 있지 않다고 나무랐어. 숨겨져 있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야. 워커가 세미나 주제를 발표하는 내용은 전혀 논리적이지 않고 그냥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것뿐이었는데 스토너는 왜 반박을 안 한 것인지도 답답한 심정으로 글을 읽을 수밖에 없었어.
스토너가 서재에서 공부하면서 깨달은 내용은 아빠에게도 다시 의지를 불러일으켰어. 즉, 자신이 하는 일과 동체가 되어 완벽히 이해하려는 느낌. 그 느낌을 가지기 위해서는 아주 자세히 대상을 파악해야겠지. 아빠에게 부족한 부분이지만 왠지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것이란 막연한 깨달음이었어.
이디스와의 절망적인 관계 속에서 그는 진정한 사랑을 찾았어. 캐서린 드리스콜. 그는 평생 처음으로 실질적인 첫사랑을 한 샘이야. 하지만 이 사랑도 물어뜯을 기세로 덤벼드는 로맥스로 인해 생이별을 견뎌내야 했어. 불륜의 관계라서 부도덕하지만 스토너의 상황을 볼 때 그가 이 사랑에 모든 것을 쏟는 것은 이해가 간단다. 그들은 자신들을 제외한 세계에서 빠져나와 자신들만의 세계에 집착하며 새로운 세계를 창조했으니까.
인생의 희망을 빼앗긴 스토너는 이 사건 뒤로 모든 것에 무관심해졌어. 이디스와의 무관심한 관계, 그레이스를 향한 사랑, 로맥스와의 으르렁 거리는 관계, 그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감각이 없고 관심을 끌지 않았어. 오직 그는 학자로서의 임무에 충실했을 뿐이야.
그렇게 시간이 흐른 뒤 어느 날 스토너는 복부 쪽에서 극심한 통증을 느꼈어. 그는 암에 걸렸고 죽을 날이 멀지 않았어. 그는 자신의 조그만 서재에 있는 소파에 누워 자신에게 몇 번이고 질문을 던져.
'넌 무엇을 기대했나'
학자 본연의 임무를 넘어선 열정, 그레이스에 대한 애정, 캐서린 드리스콜에게서 맛보았던 진실된 사랑. 그는 세상에서 멀어져 가면서도 아쉬운 것이 없어 보였어. 얼핏 생각하면 그가 쓸쓸히 죽어가서 가엾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그가 거쳐온 인생을 생각해 볼 때 위에서 늘어놓은 확실한 즐거움을 이루고 간다는 점에서 아빠는 그가 행복했었다고 생각한단다.
한편으로는 아빠는 인생에서 무엇을 기대하며 살아가는지에 대해 엄숙해졌어. 첫날 이 책을 읽으면서 《1984》나 《이방인》과 같은 기류의 분위기를 느꼈지만 지금은 이 책들과 전혀 비슷한 점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
민서, 명서야~ 언젠가 아빠도 침대에 누워 얼마 남지 않은 이 세상의 시간에서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스토너의 성격은 어떤 면에서 아빠와 비슷해. 스토너의 전반적인 삶이 답답함을 느끼게 하지만 아빠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게 흘러가고 있어. 이런 가운데에서 아빠가 하는 일에 열정을 불태우고 인생에서 몇 가지 잘한 일들이 죽기 전 생각난다면 편안한 이별을 할 수 있겠지. 그렇지 않다고 해도 상관없겠지.
2021.03.09.19:44... 민서, 명서는 수련관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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