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니클의 소년들
글: 콜슨 화이트헤드
번역: 김승욱
독서기간: 2021.03.16~2021.03.20
민서, 명서야~ 오늘은 2020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콜슨 화이트헤드의 《니클의 소년들》을 읽기 시작했어.
처음 책은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하며 읽어 내려갔어. 주인공인 엘우드는 흑인 학교에 다니고 우등생이었어. 언뜻 스치는 인종차별에 대한 뉴스와 시위에 자석처럼 이끌려 갔단다. 시위에 참여한 힐 선생님은 엘우드에게 무료로 다닐 수 있는 대학 과정을 소개해 주었지만 이는 다가올 고난의 씨앗이 된단다.
엄마, 아빠는 다른 곳에 있고 할머니 해리엇과 단 둘이 가난한 삶을 이어가고 있지만 할머니는 엘우드를 잘 키워내고 있었는데...
자동차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니클로 향하게 돼.
우리 민서, 명서도 살아가면서 억울한 일을 당할 경우도 있을 거야.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빠도 잘 못하는 일이지만 무조건 억울하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왜 억울한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해. 증거와 함께 말이야.
엘우드는 억울한 누명에 대해 왜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이 부분을 그냥 건너뛰어서 암시적으로 흑인인 엘우드가 절도를 했다고 몰아갔고 이를 해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겠지. 지금은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 같지만 세상에는 늘 편견이 존재한단다.
니클은 작은 미국이었어. 백인과 흑인. 차별이 존재하는 곳. 학교라고는 하지만 글읽기와 기초적인 산수도 모르는 흑인 아이들. 이런 것들에 무관심한 선생님들.
엘우드는 로니와 빅 마이크가 코리를 괴롭히는 것을 도와주다가 화이트하우스로 끌려가 모진 매질을 당하고 기절해. 괴롭히는 사람이 덜 맞고 괴롭힘을 당한 아이가 더 맞는 곳. 엄격한 폭력 규율만 있고 기준은 없는 곳. 엘우드에게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모든 것이 모순이었어. 감수성이 짙은 그 나이에 절망감을 물리칠 수 있는 방법은 없었겠지.
이 편견의 세계는 누가 만들어 내는 것일까? 기원 전 아리스토텔레스도 사회를 구성하는 계층에 대해 기술하면서도 노예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 위대한 철학자마저도 노예는 노예일 따름이라고 생각한 거지. 자신을 가두고 있는 강력한 틀을 깨는 것이 쉽지 않아. 노예는 하늘, 땅, 물과 같이 그저 원래부터 세상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그렇기에 간디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를 하여 바위를 깬 인물들이고 아빠도 아주 존경하는 분들이란다.
흑인 아이들에게 가야 할 물품들과 음식을 니클의 백인들은 빼돌리는 사실을 알고 엘우드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겉으로는 인내하며 마음속에서는 이를 갈고 있었을 거야. 빼곡히 노트에 사실들을 정리했으니까.
매년 니클에서 열리는 권투 경기에서 흑인 대표로 그리프가 시합을 했어. 스펜서와 고위 관리는 상대편에 돈을 많이 걸고 그리프에게 져주라고 했지. 3 더하기 2조차도 잘 모르는 그리프는 라운드를 잘못 계산해서 백인 선수를 이기고 말아. 그리고 그는 저 뒤로 끌려간 뒤 다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어... 아이들은 차라리 그리프가 도망쳤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했지.
엘우드는 시간을 건너뛰어 데니즈라는 여자와 함께 살았어. 어릴 적 그렇게 똑똑했던 엘우드가 인종적인 문제로 이삿짐 센터 사장이라는 사실에 박수를 쳐주어야 하는 것일까? 차별이라는 놈이 없었다면 그는 대학 교수나 문학가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 차별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빠가 98년에 이스라엘 키부츠에 있을 때 그곳에서 노동자로 일하고 있던 태국 사람들이 있었어. 그런데 그들 중에는 태국에서 꽤 엘리트라고 부를 수 있는 이들이 있었지. 그 사실을 아는 순간 지금 엘우드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같았어. 국가의 부에 따라 달라지는 엘리트의 기준이 정의롭지 않았기 때문이야.
해리엇 할머니로부터 돈을 지불한 변호사가 도망쳐 버렸어. 그는 니클을 벗어나기 위해 조용히 행동했고 말 잘듣는 사람이 되었어. 하지만 안으로부터 무언가 잘못되어 간다는 것을 깨달았지. 그는 니클을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았어. 어떤 선택을 할까? 그는 범인과 같은 선택을 할까? 아니면 간디와 마틴 루터 킹과 같은 선택을 할까? 물론 후자에 대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용기 있는 사람들에 대한 아빠의 존경심은 아주 깊단다. 아빠가 가지고 있지 않은 이유가 커. 잔혹한 니클의 세계에서 자유를 찾는 행동은 화이트하우스가 아니라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질 수도 있는 일이지.
어느 날 니클에서 정의를 실현할 기회가 찾아왔어. 감사관들이 니클을 방문한 것이지. 하디 교장과 스펜서는 니클을 정상적인 곳으로 꾸미는데 여념이 없었어. 엘우드는 그동안 빼돌린 물건이며 화이트하우스에서 자행한 짓을 쪽지에 적어 감사관에게 전달하려는 계획을 세웠어. 하지만 터너가 나서며 자신이 이 일을 한다고 했어.
엘우드는 독방으로 끌려가 매를 맞았어. 결국 둘은 니클, 악의 소굴로부터 도망치기로 하지.
밀리와 결혼한 엘우드. 여기에 반전이 있단다. 그는 엘우드가 아닌 터너였어. 엘우드는 니클에서 도망치다 총에 맞고 죽었던 거야. 터너는 엘우드라는 이름을 사용하여 그에게 자신이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자신에게도 끊임없이 증명하려 했겠지.
니클에 대한 기사가 나가자 터너는 밀리에게 사실을 말하고 니클을 찾아가기로 결심해. 스펜서는 이미 죽었어. 이런 사실로 우리는 어떻게 신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믿어야 할까? 증명되지 않는 지옥에 있을 것이라며 위안을 삼아야 할까?
여기서 우리가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은 가능할 것 같지 않더라도 정의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한 엘우드야. 그가 만약 니클에 순응하고 사회에 나왔다면 잘 살아가고 있을까?
민서, 명서야~ 이 소설에서 말해주는 교훈은 우리가 믿고 있는 가치관이 세상에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꾸준하게 노력해야 한다는 거야. 극단적으로 학대와 죽음을 보여주었지만 우리나라만 보아도 독립 운동가들이 같은 경험을 했어. 과연 이런 용기가 우리에게도 생길까?
2021.03.20... 민서, 명서는 각자 방에서 무엇을 하는지...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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