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성호사설(이익)
글: 김태완
그림: 김인호
독서기간: 2015.06.26~07.01
사랑하는 민서, 명서야... 이번에는 다시 조선시대의 백과사전과 같은 글을 쓴 이익선생의 《성호사설》이야.
이익은 독서나 어떤 일을 하다가 보고 들어서 안 것들, 혹은 사색을 통해 터득한 것들을 그때그때 일기처럼 기록해 두었다가 80세에 조카들을 시켜 정리한 책인데 겸손한 이름을 붙여 사설이라고 한 거야.
이익의 아버지인 이하진은 조선 시대 당쟁의 희생양이어서 귀양살이를 하던 중 1681년 10월 18일 이익은 막내아들로 태어난 거야. 이익은 어려서 허약한 데다 병치레가 잦아 어머니가 항상 약주머니를 가지고 다니면서 돌봐야 했고 이런 체질 때문에 열 살이 넘어서야 글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해. 이익에게 글을 처음 가르친 사람은 이익의 둘째형 이잠이었고 글을 배울 때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해. 늘 이 아빠가 말하지만, 책은 너희들에게 어떤 정신을 가져야 하는지 어떻게 인생을 보람차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지 알려준단다. 공부는 좀 못해도 책은 늘 옆에 끼고 읽었으면 해~^^
이익은 1705년 25세가 되었을 때 과거 시험 1차에 합격했지만 이름을 쓰는 것이 격식에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탈락하여 최종 시험에 나아가지 못했어. 게다가 다음 해에 둘째 형 이잠이 국왕에게 상소를 올렸다가 역적으로 몰려 곤장을 맞고 죽게 되었지. 이 두 사건은 이익의 일생에 큰 영향을 미쳤어. 민서, 명서 같았으면 어땠을 거 같니? 지금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지만 정말 상실감이 크고 세상이 싫어졌을 거 같아. 하지만 불행은 계속 돼. 그토록 아끼던 아들 맹휴가 39세의 나이로 갑자기 죽고 살던 마을에 기근이 들고 역병까지 돌면서 경제적 고통도 더욱 커졌어. 마침내 83세 되던 1763년 12월 17일 세상을 뜨고 말았는데 유언을 통해 장례를 검소하게 치르도록 했지. 당시 조정에서도 이익의 학문과 인도주의적 정신을 높이 평가해서 이조판서의 벼슬을 추서 했고 후대의 정약용에 의해서 학문적 업적이 계승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이지.
그럼, 이제 성호사설에 대해 알아볼까? 성호사설은 '천지문, '만물문' '인사문' '경사문' '시문문'의 다섯 가지 문으로 분류되어 있고 총 3007편의 각 항목에 관한 글이 실려있어. 천지문은 대부분 천문과 지리에 대한 것이고 만물문은 중국을 통해 들어온 서양문물에 대해 도입 배경과 기능이 자세하게 실려있고, 인사문은 정치, 경제, 사회, 제도 등 인간사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이익의 실학사상적 생각이 잘 나타나 있어. 다음으로 경사문은 유교 경전과 역사에 대한 이익의 해박한 지식과 고증이 나타나 있고 마지막으로 시문문은 조선과 중국의 시문에 대해 소개하고 평론을 한 것이야.
이 중에서 아빠가 생각하는 중요한 몇 가지를 살펴보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법'은 고위층에 있는 사람들이 먼저 검소한 생활을 해야 아래의 백성들도 검소한 생활을 해서 나라에 재물이 쌓여 군사적으로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어. 민서, 명서야... 검소함은 예나 지금이나 아주 중요한 덕목이야. 검소함은 다른 게 아니고 너희들 분수에 맞게 사는 거야. 검소함으로 남는 재물은 너희들 주위에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하고 말이야.
그리고 과거제도의 폐단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자리는 한정되어 있는데 많은 과거시험으로 인해 많은 사람을 뽑고도 등용되는 사람은 소수뿐이야. 그래서 관직을 얻기 위해 뇌물을 쓰려고 하고 그러다 보면 많은 비리들이 일어나지. 이익은 이것이 마치 극을 중앙에 세우지 않고서 집이 기울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물어.
다음으로는 아빠가 늘 가슴 아파하는 조선 농민의 고단한 짐인 조세제도에 대해서야. 조선시대의 농민들은 그야말로 옛날에 웅담을 먹기 위해 곰의 쓸개에 호수를 꽂아 놓고 호수로 담즙을 뺄 때는 곰에게 사탕을 주며 서서히 죽어가지. 그야말로 조선시대의 농민들은 담즙을 쪽쪽 빨리는 곰과 같았어. 나라에서 세금을 징수하지만 아래 지방 관리들은 이것저것 명목을 붙여 농민들의 피와 살을 빨아들이는 흡혈귀 같은 존재였어. 이익은 관리들이 농민생활을 해보지 않아서 농민생활을 이해하지 못해 가혹하게 한다고 했어. 인상 깊은 것은 이익의 종이 죽었는데 다른 양반들은 종이 죽으면 나 몰라라 했지만 이익은 비문까지 지어주고 제사까지 지어주었다는구나. 인간의 존엄함을 미리부터 깨닫고 있었다고 할 수 있지.
학문을 하는 올바른 방법과 자세에서는 어떤 조그마한 지식을 배울 때라도 늘 의심하며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했어. 아무리 유명하고 고명한 사람이 쓴 책이라도 의심을 해보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글쓴이의 시대적 배경과 지식을 습득하고 다시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했어. 하지만 그 시대의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중국 사대사상이 있다는 점이 좀 아쉬워. 하지만 그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이란 정말 어려운 거거든... 민서, 명서도 너희들의 한계를 만들지 말고 자유롭게 사고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렴.
마지막으로 역사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고 했어.. 한평생 가난하면서도 학문의 세계를 즐기면서 농민이나 종이라도 인간의 존엄성을 이해했던 이익선생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을 거 같아.
2015년 7월 1일... 민서, 명서는 목욕하고 나와 명서는 옷 입지 않고 장난치고 있을 때...(20:20)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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