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경제학이 풀지 못한 시장의 비밀
글: 마이클 셔머
번역: 박종성
독서기간: 2021.07.29~2021.08.12
민서, 명서야~~ 오늘은 정통 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을 진화 경제학으로 풀어보는 책을 읽기 시작했어. 먼저 작가인 마이클 셔머는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는데 결국 믿음보다는 논리적인 현상을 관찰하는 것에 더 끌렸나 봐. 그 후에는 사이비 종교나 비과학적 주장에 대해 철저히 비판하고 있어.
정통 경제학에서 인간은 늘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그리고 있지만 너희들 자신만 생각해도 늘 비합리적 감정적 동물이란 것을 바로 알 거야. 지금의 경제학이 무척 복잡해졌지만 구석기시대의 경제는 아주 간단했어.
한 개인에게는 간단한 경제가 시장 전체로 보면 매우 복잡하게 작동하고 있단다. 이런 이유로 정통 경제학은 현재의 경제 현상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 아무도 다가올 수 없게 어렵게만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 그들만의 리그 같기도 하고.
저자는 진화와 같이 경제학 또한 탑다운 방식이 아닌 바텀업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진화는 신이 조정하는 것이 아닌 각 개체가 나름의 최선을 다한 결과이듯이 경제도 각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 결과로 경제 시스템이 잘 굴러간다는 거야. 정부가 개입하는 결과 생산자들을 위한 조치이고 그만큼 소비자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해.
'그러나 내 관심은 애덤 스미스의 보다 심오한 원칙과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장기적 효과'에 더 쏠려 있다. 즉, 경제는 위에서 아래로(생산자 추동 방식)가 아닌 아래에서 위로(소비자 추동 방식) 구축될 때 가장 좋은 모습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빠 생각은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나오는 내용과 같아. 자유무역주의가 얼핏 보면 좋은 제도인 것 같지만 실상은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알맹이를 쪽 빨아먹고 씨들만 내뱉는 것과 같아.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사회 혼란이 가중될 거야. 결국 가난한 자들의 혁명이 꾸준히 시도되겠지. 우리가 자유무역주의를 버릴 수는 없지만 그만큼 정부의 보이는 손 작용도 아주 중요하단다.
저자가 진화론과 같은 맥락으로 설명하는 경제 구동 방식의 핵심은 아래 글과 같지만 정말 진화와 경제가 관련이 있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구나.
'이 기록자들, 즉 보이지 않는 손과 자연선택은 너무나 강력하고 너무나 깊이 우리 정신에 새겨져 있어서 그것들을 중력이나 전자기장과 같은 자연의 힘, 혹은 기어나 도르래 같은 기계 장치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들은 힘도 기계 장치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 어떤 힘이나 기계도 그토록 비의도적인 방식으로 어떤 시스템 내의 동인에 영향을 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과정의 '기술'로 보는 것이 맞을 텐데, 그 과정이란 자연과 사회경제 안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과 자연선택 배후에 있는 비의도적인 우연의 메커니즘은 시스템 안의 다른 어딘가에, 바로 말하자면 동인 그 자체에 있다. 이게 바로 스미스가 사람들이 가진 자연적인 공감 능력을 이해하기 위해 그토록 많은 노력을 쏟았던 이유이며 다윈이 유기체의 자연적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그토록 애썼던 이유다.'
진화론이 펼쳐진 이유로 경제학도 그래야 한다는 관련성은 아직까지는 작아 보이는 구나.
그래도 이 책에서는 여러 이념의 결합을 통해 최대 행복을 이룰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
'이상에 어울리는 최선의, 그리고 최신의 정치 경제 시스템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 자본주의 혹은 민주주의적 자본주의다. (민주적)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사회적) 자유주의와 (재정적) 보수주의는 결합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 이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그리고 이에 더해 최대 자유와 최대 번영을 낳을 것이다.'
'우리의 존재 자체는 우주 생성 시점에 이미 자연법칙에 따라 특정한 지점에 위치하도록 정해져 있는 것인가 아니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쩌다 발생한 것으로, 거의 무한한 우연의 연쇄 반응 끝에 나타난 최종 생성물 같은 것인가?'
우리 민서, 명서는 위의 문장에 대한 생각이 어떠니? 아빠는 인간으로 치면 꼭 우리와 같은 모습은 아니더라도 결과물은 필연적이고 과정은 우연이라는 생각이 들어. 복권을 사면 내가 당첨이 되지 않아도 누군가가 당첨이 되니까 말이야.
판다의 엄지발가락처럼 전체를 뒤집는 비용이 많이 드는 진화보다는 한 가지 목적을 가진 진화가 다른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경제 시스템 또한 과거의 결과 위에 덮이며 변형이 이루어 온 것이야.
이런 진화 시스템이나 경제 시스템에 생물이나 인간의 욕구를 품어 진화를 더욱 촉진하고 있어. 그야말로 욕구는 진화의 핵심이란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으며 아빠의 머리를 강타한 것은 인지적 왜곡, 즉 인지적 편향이야.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빠도 인지적 편향에 가득 찬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었어. 상당 부분이 사실이기도 하고. 머릿속으로는 엄격한 잣대는 아빠한테, 자비로운 잣대는 타인에게 적용한다고 하지만 과연 그러고 있나를 생각하니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구나. 우리 민서, 명서도 인지적 편향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가져야 너희들 삶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음을 명심하렴. 나한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하게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할 수 있어. 아빠는 이런 이기적 잣대가 너무 싫단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만나는 상황마다 더 깊은 생각을 하며 굳건한 가치관으로 자리 잡히게 노력해야지.
매몰 비용의 오류 또한 구석기시대로부터 진화하지 못한 인간 심리야. 아빠도 여기서 헤어나지 못해 낭패를 당한 적이 있었지. 과거의 오류를 잊고 현재와 미래를 위한 생각.
'우리는 일상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면서도 이와 비슷한 주장을 하곤 한다. 손해 본 주식, 이익을 못 낸 투자액, 파산한 사업, 실패한 인간관계에 연연하고 집착한다. 왜 과거의 비용이 우리를 지배하는가? 합리적으로 보면 앞으로의 성패 가능성만 타진하면 되고, 추가로 투자를 하면 이익이 발생하는지만 파악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상 유지'에 지나치게 매달리고 또 그것을 과대평가하게끔 되어 있다.'
"인간 행동은 낮은 단계의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과정에서는 경쟁(심)에 의해 지배받는다. 자동적인 과정은 인간이 특정한 환경에 맞게 진화, 적응해 왔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그리고 더 진화되면서 특정한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 폭넓은 추론 능력과 추상화와 미래 계획 능력까지 가지게 되었다."
위와 같이 인간이 진화했지만 요즘 세태를 보면 다시 감정이 이성보다 더 앞지르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 좀 걱정이구나. 너희들도 미래를 전혀 생각지 못하는 동물 같기도 하고 말이야. 이것은 바로 앞에 놓여있는 쾌락을 놓치지 못하게 하는 각종 SNS와 게임의 해로운 결과라는 생각이 들어. 늘 자동화가 좋은 것은 아니야. 아빠는 살아가면서 노동의 가치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 땀을 흘리는 노동 말이야.
구석기시대에는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의 추방은 죽음과도 같아. 그렇기 때문에 집단 사회성이 발달하고 이에 따라 도덕성 또한 진화했어. 이런 오랜 역사 속에서 도덕성은 인간의 기본 품성의 유전자를 품게 되었지.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기적이고 위선자들이 성공하는 사례가 아직도 많아.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게임 이론에 나오는 것처럼 일정 부분의 이기적인 존재들이 있어야 사회의 균형이 맞춰진다는 거야. 이것은 우리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 것인가의 문제를 낳는단다. 우리 민서, 명서는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니?
행동경제학과 더불어 신경경제학이 대두되면서 뇌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가고 있어. 아빠는 감정적으로 말하고 행동하고 후회한 적들이 있는 만큼 높은 차원의 이성이 감정을 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행복에 관한 글에서는 인간의 본능적인 질투심을 엿볼 수 있었어. 오랜 기간 진화해 온 이런 심리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어. 아빠도 간혹 질투심이 들면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의아해지는 경우가 있어.
'가까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상대적인 기준에 지나치게 민감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우리에게 진정으로 만족이나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들을 놓친다는 사실에 있다. 멀리 있는 것으로는 우리의 진화 환경에서 우정, 사랑, 자식들, 가족과 공동체를 위한 노력, 그리고 동료 집단과의 교류가 심리적 만족으로 이르는 가장 근본적인 길이라는 사실에 있다. 이제 행복의 가까운 원인(신경과학)과 먼 원인(진화)을 살피는 것으로 이 장을 마무리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란 것을 명심하렴. 돈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균형을 잘 이룰 필요가 있어.
행복은 간단히 자신에게 유의미한 일에 몰입하는 것이야. 무의미한 일에 몰입하는 경우는 시간이 흐른 뒤 허무함만이 내 영혼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단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 이런 과정이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니까. 멀리서도 찾지 말고 주위를 잘 살펴보렴.
경제에서 신뢰는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경제는 거래를 기반으로 하는데 거래는 신뢰가 밑바닥에 깔려 있어야 해. 도덕적 감정을 인간이 만들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런 감정은 침팬지나 원숭이 무리에서도 관찰이 되고 있어. 인간은 도덕적 가치를 만들어 낸 공로가 있지. 이런 신뢰의 진화로 경제는 더욱 발전하고 통계에서도 신뢰가 두터운 나라가 더 잘 산다고 하는구나. 그렇지만 늘 사기꾼들은 조심해야 한단다.
악한 인간은 유전자 자체가 악한 것일까? 아니면 환경이 악을 낳았을까? 이 책에서는 유전자, 환경이 거의 50%씩 차지해. 그러니 오로지 환경이 악한 사람을 만드는 것은 아니야. 이 이야기는 악한 유전자를 가졌어도 환경을 잘 만들어 주면 악한 본성이 나오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는 거야.
구석기시대의 무리 중심에서 국가로 이행되며 외부인에 대한 경계심을 신뢰로의 전환은 평화를 가져왔어. 교역은 서로의 신뢰를 증진시키고 전쟁의 발발 가능성을 낮춰 준단다. 마이클 셔머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가 자유를 가져다주며 가장 적합한 이념이라 말하고 있어. 아빠는 시장경제는 지속적인 빈부차를 만들고 결국은 감당하지 못한 부의 차이로 인해 혁명이 일어날 것이란 생각이 들어. 이를 방지하려면 정부의 적당한 간섭이 아주 중요해. 완전한 자유는 늘 방종을 불러일으켜 왔어. 자유가 좋은 것이란 것을 알지만 인간은 늘 좋은 것에 만족하지 않고 오용을 하기 때문이야.
경제학의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 선조의 이야기부터 풀어나가는 것은 옳은 방법이라 생각해. 마이클 셔머도 자유를 위해서는 늘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 한편으론 이런 복잡한 경제 시스템으로 인해 아빠 같이 썩 머리가 좋지 않은 사람도 이득을 얻을 수 있구나!
2021.08.12.22:57... 민서는 애니메이션 학원을 다녀오고 명서는 문구점에서 원하는 것을 사주지 않는다고 삐쳐 있을 때... 명서야! 용돈을 한방(?)에 다 써버리고 남한테 의지하는 습관은 이제 버려야 하지 않겠니? 사랑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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