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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 정의란 무엇인가

삶의 기쁨 독서 이야기

by Jinnyboy 2022. 9. 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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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의란 무엇인가

글: 마이클 샌델

번역: 김명철

독서기간: 2022.09.28~2022.10.11

 

 

9월 30일(금)

민서, 명서야~~ 오늘은 복잡한 사회 속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발판으로 원칙과 판단 사이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는 주제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했어. 이 책은 굉장히 유명한 책인데 아빠의 사회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 기대된단다. 책을 읽으면서 아빠의 가치관을 다시 정립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테니까.

 

이 책의 장점은 저자가 결론을 내지 않는다는 거야. 우리 스스로 생각하고 옳다는 가치관을 다짐하는 것이지. 우리에게 강요하지 않는 이런 방식은 자유롭고 충분한 상상력으로 더 많이 사유할 기회를 준단다.

여기서 우리 민서가 아빠에게 물어본 철로에서 5명과 1명의 작업자 중 누구를 살릴 것인지, 또 육교에서 뚱뚱한 사람을 아래로 떨어뜨려 열차를 멈추게 할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도 나와. 그때 아빠가 너무 경솔하게 생각 없이 대답한 거 같네.

 

정의를 판단하는 데는 크게 세 가지가 영향을 미쳐. 바로 복지, 자유, 미덕이야. 이 세 가지가 서로 충돌하면서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게 돼. 태풍이 휩쓸고 간 플로리다에서 생필품을 몇 배로 올려 파는 상인들은 정당한가. 상이군인 훈장에 대한 판단. 폭주하는 전차나 아프가니스탄의 염소 목동을 죽여야 하는가와 같은 비슷한 문제들이 일상에서 언제든지 우리의 판단을 재촉할 수 있어. 그렇기 때문에 같은 상황이라도 이견이 늘 있게 마련이지만 어느 한쪽의 의견이 완벽하게 문제를 풀어 보이지 못해. 

 

10월 4일(화)

제러미 벤담의 공리주의는 지금도 사회 곳곳에 뿌리내려서 행동의 원칙이 되고 있어. 하지만 공리주의만을 위한다면 개인의 권리가 짓밟히는 경우가 많아져. 기독교인을 사자 우리에 던지는 일조차 많은 사람들의 즐거움의 합이 더 크기 때문에 정당화된다는 논리가 성립해. 개인의 권리만을 내세울 일도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공익만 앞세우는 일도 위험하단다. 

다수가 소수를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잘 갖추어져 있어야 건강한 사회생활도 가능하지.

 

자유지상주의자들은 최소 국가를 지향해. 개인이 이익을 내는 일에 최소한만의 간섭을 하라는 거야. 하지만 전에 읽었던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이야기되었지만 이들은 공정한 게임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이 문제지. 자유만을 앞세우면 방종이 되기 쉬워. 그러니 아빠 생각에는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적절한 조합이 견고한 사회를 만든다고 생각해. 

자유지상주의자들은 시장의 원리에 따라 일하고 싶은 사람이 찾아오기 때문에 최소 시간 급여 같은 것은 있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 그런데 이것조차도 기업끼리 단합을 해서 낮은 임금만을 제시하니 목구멍이 포도청인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일할 수밖에 없단다. 비정규직 제도가 현재 이와 똑같은 상황이야. 죽는소리하며 낮은 임금으로 비정규직자들을 고용하지만 기업들은 천문학적인 현금을 쌓아놓고 있으니... 이런 상황을 정부가 만들었다는 점은 지울 수 없는 오점이란 생각이 들어.

 

10월 5일(수)

시장 논리의 도덕성 문제에서는 징병제와 모병제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 언뜻 보면 모병제가 자유를 더 존중하는 듯 보여. 아빠도 그렇게 생각했었으니까. 그런데 모병제를 행하는 미국 사회의 환경과 지원한 사람들을 보면 그렇지 않아. 즉, 가난하고 교육을 받을 돈이 없기 때문에 지원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이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에서 지원한 것이 아니야. 남북 전쟁 시기에는 모병제를 하면서 대리인에게 돈을 주고 대신 군대를 가기도 했다고 해. 

하지만 징병제는 모두가 나라를 위해 일정 기간 복무를 하기 때문에 부자나 빈자에 상관없는 의무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공평한 제도야. 이런 선택의 문제는 대리모에서도 나타나고 있고 이는 도덕성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과연 인간을 재화로 간주해서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인가 아닌가에 관한 문제야.

 

우리 민서, 명서는 어떻게 생각하니?

 

칸트는 결과보다는 자신이 어떤 의지를 가지는가에 따라 의무 동기와 경향성 동기로 나누고 있어. 즉, 아무리 선한 행동을 하더라도 그것이 의무로 생각하고 하는 행동(의무 동기)과 이 행동을 함으로써 만족감을 가지는 행동(경향성 동기)은 다르다는 거지.

 

'칸트는 이렇게 말한다. "선한 의지가 선한 까닭은 그것이 어떤 효과나 결과를 낳기 때문이 아니다." 선한 의지는 사람들에게 인정 받든 그렇지 않든 그 자체로 선하다. "비록(......) 이 의지가 원래 의도를 실천할 힘이 매우 부족하다 해도,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를 얻을 수 없다 해도(......) 그것은 그 자체로 충분한 가치를 지닌 보석처럼 빛날 것이다."

 

아빠도 신념의 행동을 할 때 결과에 상관없이 그 일을 하는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해. 

그런데 칸트의 도덕은 너무 엄격해서 공자가 아니면 행하기 힘들 거란 생각이 들어. 그리고 인간 그 자체를 목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에 아빠는 고개가 갸우뚱하단다. 과연 흉악한 범죄를 저질러서 치유될 수 없는 희생자가 발생되는 데도 인간으로서 존중해 주어야 할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공자나 칸트와 같다면 세상은 완전한 도덕적인 사회가 될까?

아빠는 절대 될 수 없다고 생각해. 이는 게임이론과 비슷해. 공자가 많아지면 이를 이용해 먹는 사기꾼이 점점 늘어날 테니까. 그렇기 때문에 교화도 중요하지만 범죄에 대한 강제의 법도 아주 중요하단다.

 

10월 6일(목)

칸트의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에서 부도덕한 행위의 최고 사례는 거짓말이야. 만약 친구가 살인자를 피해 너희들 집에 숨어있는데 살인자가 찾아와서 친구가 어디 있냐고 물었을 때, 거짓말을 하는 것은 부도덕하다고 했어. 경악할 정도로 경직된 도덕관이라 하지 않을 수 없어. 하지만 칸트는 1시간 전에 다른 곳에서 봤다고 하는 건 괜찮다고 했어. 좀 이해가 되지 않는 논리야. 그렇다면 만일 살인자가 이렇게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살인자: 지금 친구가 네 집에 숨어있지?

민서, 명서: ......

 

여기서 느닷없이 1시간 전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한다 해도 살인자는 눈치를 채고 친구를 찾아낼 가능성이 높아.

아니면 정직하게 친구가 숨어있다고 말해주고 친구가 살해된다면 그 친구의 가족뿐만 아니라 너희들은 어떻게 평생을 살아갈 수 있겠니. 이 논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이라는 생각이 들어.

 

평등을 강조하는 존 롤스도 좀 이해하기 힘든 이론을 펴고 있어. 합의를 할 때 어느 한쪽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거나 지식, 권위가 평등하지 않다면 그건 불공평한 합의라는 거야. 현실적으로 같은 지식에 같은 권위를 가지고 합의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또한 평등한 세상을 위해서 임의적 요소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즉, 태어난 환경과 타고난 능력은 자신이 노력해서 가진 것이 아니므로 그 재능이나 환경을 이용해서 얻은 부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논리야. 이에 대한 상식적인 반박은 그렇다면 재능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서 어려운 일을 하려 드느냐야.

공산주의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 점은 부를 평등하게 분배하려 한다는 거야. 하지만 역사가 증명해 주었지만 인간은 개인의 이익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노력하지 않는다는 거야.

아빠도 평등에 관해 많이 생각해 보았지만 인간 본성에 위배되는 방법으로는 평등은 그저 모두를 가난하게 만들 뿐이란다. 

 

10월 7일(금)

그래도 롤스의 아래 의견에는 적극 공감한단다.

'롤스는 우리가 그런 사실들을 다룰 때, "서로의 운명을 공유"하며, "공동의 이익에 도움이 되도록 각자에게 우연히 주어진 선천적, 사회적 여건을 [우리를 위해] 이용하자"고 제안한다. 롤스의 정의론이 궁극적으로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이론은 미국 정치 철학이 지금까지 내놓은, 좀 더 평등한 사회를 이루기 위한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임이 분명하다.'

 

소수 집단 우대 정책 논쟁에서는 소수 민족인 흑인이나 히스패닉이 점수가 좀 낮더라도 공익을 생각해서 대학교에 입학시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만약, 이 흑인이나 히스패닉보다 점수가 더 높지만 대학에 불합격했다면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아리스토텔레스가 내린 정의론으로 살펴보면 먼저 대학의 텔로스(목적, 목표, 핵심본질)를 생각해 봐야 해. 만약 우수한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입학시키는 방향이 맞는 것이고 공익과 사회의 다양성이 목적이라면 소수 민족을 입학시키는 것이 정의라 할 수 있어.

물론, 백인 우대 정책도 사회의 공익성에 이바지한다면 못 할 이유가 없겠지.

점수가 흑인이나 백인보다 더 높지만 입학을 하지 못한 학생은 어떤 편견이나 차별에 따른 피해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법정에서는 패소했다고 하는구나.

 

10월 10일(월)

장애가 있는 프로 골프 선수 케이시 마틴이 홀 이동 시 카트 사용을 반대한 프로 골프 협회에 대해 법원에서는 골프의 본질을 살피면 홀 이동 시 카트 사용은 본질 외적인 요소라 판단했어. 우리에게 늘 혼란스러운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아빠도 이런 경우에는 본질에 대해 생각해 봐야겠어.

 

개인주의와 연대는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일본이 독일과 달리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배상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지금의 일본 사람들이 조상이 한 일을 왜 자신들이 사과하고 배상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면 아빠는 책에서 나온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의 주장에 적극 공감한단다.

'우리는 누구나 특정한 사회의 정체성을 지닌 자로서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한다. 나는 누군가의 아들이거나 딸, 또는 사촌이거나 삼촌이다. 나는 이런저런 도시의 시민이며, 이런저런 조합 또는 전문가 집단의 일원이다. 나는 이런저런 친족, 부족, 나라에 속한다. 그러므로 내게 좋은 것은 소속 집단 사람들에게도 좋아야 한다. 이처럼 나는 내 가족, 내 도시, 내 친족, 내 나라의 과거로부터 다양한 빚, 유산, 정당한 기대와 의무를 물려받는다. 이런 것들이 내 삶의 기정사실을 구성하며 내 도덕의 출발점이다. 또한 이는 부분적으로 내 삶에 도덕적 특수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의무나 책임에 대해 개인 자유주의를 들먹이며 회피해야 할까? 위의 매킨타이어의 주장처럼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조상들 그리고 환경의 서사적 이야기로부터 태어났어. 그렇기에 개인 자유주의와 연대 의식이 적절하게 조합이 된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아빠는 생각한단다.

 

10월 11일(화)

저자는 이 책에서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접근법을 탐구했어.

첫 번째는 정의란 공리나 복지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

두 번째는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

마지막 세 번째는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찰하는 것. 

마이클 샌델은 세 번째 방식을 지지하며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고 하고 있어. 아빠도 늘 중용을 마음속에 새기는 것 외에 모든 상황을 아우르는 이론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샌델은 자유적 공동체주의의 입장을 드러낸단다.

 

개인의 권리도 침해하지 않으며 공동선에도 위배되지 않는 현명한 방식을 지속적으로 토론과 사유를 통해 소양을 갖춘 시민을 길러낸다면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우리 민서, 명서도 내가 지니고 있는 철학, 타인의 입장,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잘 고려하여 지혜로운 대처방식으로 세상을 헤쳐나가길 아빠가 진심으로 응원 하마!

 

2022.10.11.... 아직도 혼란스러운 세상 일에 좌충우돌하는 아빠가... 그리고 우리 민서, 명서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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