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광장/구운몽
글: 최인훈
독서기간: 2024.06.13 ~ 2024.06.18
민서, 명서야~~ 오늘은 전에는 알지 못했던 최인훈의 소설을 읽기 시작했어.
《광장》은 1961년에 발표되었던 소설이지만 여러 번 개정을 거쳤지만 역시 이 시대의 향기가 나는 문장은 어쩔 수 없지만 세련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작가인 최인훈은 북한의 함북 회령에서 태어나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수재란다.
《광장》
이 소설의 주인공인 이명준은 제 3지대를 택한 군인들을 태운 타고르호에서 통역을 맡고 있어.
그는 자신이 살아온 시간과 행위를 되새김질하며 전정 모두의 광장과 개인의 밀실이 어떻게 썩어 있는지 고뇌한단다.
태식과 영미의 아버지가 명준의 아버지에게 신세를 진 이유로 명준은 그에게서 학비며 용돈을 받고 그 집에 얹혀살았어.
철학을 전공한 명준은 늘 삶에 대해 생각하며 철학이 마련해 준 공동 자리인 광장과 개인 자리인 밀실에 대해 음미했어.
그는 남한의 민주주의는 광장에 놓인 동상이며 값나가는 물건들을 권력자들이 자신의 밀실로 옮기는 구역질 나는 사회라 여겼어.
그리고 어느 날 명준의 아버지가 북한선전매체에서 일하고 있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끌려가서 흠씬 두들겨 맞아.
그는 이런 법도 비켜가는 민주주의에 대한 적개심이 불어났어.
그나마 윤애라는 존재가 자신의 마음을 다잡게 해 주었어.
하지만 윤애조차도 '사랑'이라는 안정감을 자신에게 선뜻 내주지 않았어.
민주주의와 영애에 대한 실망감으로 그는 월북을 하게 되고 신문사에서 일하게 되었어.
하지만 공산주의의 믿음도 오래가지 않아 깨졌어.
이들이 말하는 혁명은 아래로부터가 아닌 공산당으로부터 내려오는 것이었어.
인민은 그저 당이 시키는 대로 할 뿐 의지가 담기지 않은 행동만 했어.
개인적인 '욕망'이 터부로 되어 있는 고장. 북조선 사회에 무겁게 덮인 공기는 바로 이 터부의 구름이 시키는 노릇이었다. 인민이 주인이라고 멍에를 씌우고, 주인이 제 일하는 데 몸을 아끼느냐고 채찍질하면, 팔자가 기박하다 못해 주인까지 돼버린 소들은, 영문을 알 수 없는 걸음을 떼어놓는다.
은혜는 윤애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잡아 줄 수 있는 신경안정제였어.
명준은 어디서도 자신의 광장을 찾을 수 없었어.
이런 이데올로기에 대한 실망은 침묵하면서 살아내던지 능동적으로 맞서야 하던지.
결과는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이 되는구나.
사회는 명준이 이단아라 낙인을 찍고 광장의 저편으로 밀어내려 하겠지.
《태백산맥》의 김범우나 염상진도 이런 고뇌를 하지 않았을까?
모스크바에 가지 말라는 요구에 어렵게 그렇게 하겠노라고 대답한 은혜는 모스크바로 떠나고 말았어.
그리고 6.25가 터졌고 북한군은 한때 서울을 점령했어.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은인의 아들인 태식이 잡혀 있었고 영애는 태식의 부인이 되어 있었지.
그는 악마가 되고자 했지만 천성이 그러한 인물이 못 되었어.
낙동강에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던 때 기적처럼 은혜가 눈앞에 나타나.
명준에게 용서를 빌기 위해 간호장교로 지원한 것이었어.
그 둘은 한 동굴에서 밀회를 즐겼지만 이도 오해가지 않았어.
은혜가 전사했으니까...
그리고 명준은 포로가 되었고 갈 곳을 정할 권한이 주어지자 주저 없이 중립국을 선택했어.
그는 남한에서든 북한에서든 병든 광장에 존재할 자신이 없었어.
또한 광장을 되살리기에도 역부족이라 판단했어.
중립국에서 그저 육체적인 일을 하며 사회에 순응하며 살겠다고 다짐하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환경. 게다가 사랑하고 믿던 애인의 죽음은 능동적 의지를 꺾어 놓았던 거야.
명준에게 좋은 술을 사주겠다는 보초병, 자신의 예쁜 조카를 소개해주겠다는 무라지.
이들은 다른 석방자들과 다른 명준을 신뢰했어.
명준은 자신을 몰래 훔쳐보던 존재가 갈매기와 그 새끼였음을 알았어.
맞아. 그 갈매기들은 은혜와 뱃속에 있던 딸이었던 거야.
그리고 이렇게 이 이야기는 막을 내린단다.
밤중.
선장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얼른 손목에 찬 야광시계를 보았다. 마카오에 닿자면 아직 일렀다.
"무슨 일이야?"
"석방자가 한 사람 행방불명이 됐습니다."
《구운몽》
독고 민은 황해도 태생으로 아버지의 강력한 권유로 자유 민주주의인 남한으로 내려왔어.
그는 미군 부대에서 일하며 만난 숙이를 사랑했어.
어느 날 숙이는 민이 모은 모든 돈을 들고 행방불명됐어.
추운 겨울날 집에 도착한 민은 숙이 보낸 편지를 발견해.
돌아오는 토요일에 찻집에서 꼭 만나자며.
하지만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어.
골목을 지나다 추워서 들어간 찻집에서 시인들이 난롯가에 모여 시를 낭송하다 언쟁을 벌였어.
그런데 갑자기 독고 민에게 "선생님!" 하며 조언을 청하지.
이런 이들을 뒤로하고 도망을 쳤어.
그 후 복도가 기다란 곳에 들어가게 되자 나이 먹은 노인들인 "사장님!" 하며 결정을 내리라며 재촉을 했어.
다음은 발레리나들이 모인 곳에서 다시 "선생님!" 하며 조언을 요청했어.
이런 일들이 왜 벌어지는 것일까...
그의 의식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드라마.
이어서 감옥과 술집에서 소동을 치르고 그는 갑자기 체포되었어.
광장에서 그는 반란군의 수괴로 지목되고 총살을 당했지.
그가 그토록 그리워한 숙이는 죽기 전 그를 부인했어. 그녀는 정말 민을 알아보지 못한 것일까?
광장의 가운데 돌기둥 위에서 죽음을 맞은 독고 민.
하지만 그는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고 비밀 요원에 의해 교외 별장으로 이동했어.
그는 혁명을 위해 바티칸에서 보낸 대주교였어.
이야기는 이어짐 없이 개구리 뜀뛰듯 장면이 급작스럽게 계속 바뀌고 있어.
독고 민은 무의식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신경외과 김용길 박사는 독고 민과 같은 고향에 같은 이유로 남한으로 내려왔어.
간호부장은 병원 앞 벤치에서 동사자가 발견되었다고 보고했어.
그 동사자를 보는 간호부장의 눈길은 아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
그래, 동사자는 독고 민이었어.
장면이 또 바뀌며 민은 왼쪽 뺨에 검은 점이 있는 여자와 사랑에 대해 논하고 있어.
그리고 그가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는 사랑을 주고받는 행복한 장면이야.
독고 민이 숙을 그리워하고 기다리는 장면은 콘스탄틴 게오르규의 《25시》이 요한 모리츠가 생각나는구나. 답답한 면은 있지만 한없이 순정적이고 온순한 인간으로서.
《광장》과 《구운몽》은 전혀 다른 분위기의 소설이지만 다른 듯 연결되어 있어.
두 소설에서 모두 '광장'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야.
이 '광장'의 느낌은 다르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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