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운명의 과학
글: 한나 크리츨로우
번역: 김성훈
독서기간: 2024.10.20 ~ 2024.10.29
민서, 명서야~~ 오늘은 운명과 자유의지 사이에서 뇌신경이 얼마나 작용하는지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했어.
아빠는 운명을 믿지 않지만 간혹 이해하기 힘든 일이 일어나면 이게 내 운명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어.
자포자기하거나 능력을 과신하는 상황에서 이런 마음을 엿볼 수 있어.
이런 궁금증에 대해 한나 크리츨로우가 신경과학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단다.
1. 자유의지냐 운명이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강한 의지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 왔어.
이런 방식을 사회는 지속적으로 권장하여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었고 또한 미덕이기도 했지.
그러나 여기 신경과학에서는 유전자나 환경 등의 영향을 주는 요소의 경계 밖으로 나가기는 힘들다고 했어.
신경과학이 급속히 발전한 만큼 믿지 못할 주장을 하는 신경과학자들도 생겨났어.
크리츨로우는 정신병동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를 했었는데 조현병이나 우울증, 인격장애, 심각한 자폐증 등의 진단을 받을 아이들이 보호시설에 들어왔어.
이들은 치료를 받아도 좋아지는 사람은 거의 드물었어. 그런데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 중 보호시설에 있는 아이들과 비슷한 환경과 경험을 했지만 멀쩡히 자신의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있었어. 이 두 유형의 차이는 무엇인지 궁금해진 거야.
이런 호기심이 그녀를 뇌과학 세계로 끌여들었어.
생물학적 운명이라는 개념은 의지로 생각될 수 있는 개성의 측면은 선천적 요인에 의해 깊숙한 수준에서 형성되었다는 의미야.
2. 발달 중인 뇌
신생아의 뇌는 이미 성인의 80%가량을 형성하고 있어.
이 어린 뇌는 신경계에서 배선이 이루어지고 이미 충분한 경험으로 인한 가지치기도 이루어져.
아기는 이미 부모의 성향 상당 부분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해.
1960년대 마시멜로 연구는 여러 변수를 고려하지 않아 잘못된 결론에 이르렀다고 해.
즉, 보호자의 사회경제적 배경이나 교육 수준을 감안하지 않았던 거야. 이런 변수는 만 15세가 되면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해.
10대에 대한 이야기는 아빠의 눈을 쫑긋하게 했어.
현재 민서는 사춘기의 깊은 늪에 빠져 있고 명서는 준비 단계에 있으니까.
청소년기에는 이마 바로 뒤에 있는 앞이마겉질의 영향을 많이 받아. 이 영역은 의사 결정, 미래 계획, 부적절한 행동의 억제, 불필요한 위험 감수 행동의 예방, 타인을 이해하기 등 사회인지와 자기 인식 등을 비롯한 수많은 고등 인지 기능에 관여한다고 해.
10대에 이 앞이마겉질은 시냅스 가지치기가 대량으로 일어나는 장소야. 정보가 처리되는 방식과 보상회로 정보 처리 방식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해. 그 결과로 단기적 만족과 보상에 굉장히 빨리 반응하고 충동 조절 능력과 의사 결정 능력은 아직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 있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나기 쉬워.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아. 그저 차분하게 관찰하는 것!
그래서 우리 민서를 엄마, 아빠는 잘 관찰하고 너를 응원하고 있어. 네 맘에 드는 것은 없겠지만 말이야.
노인들의 뇌도 기능이 계속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해.
오랜 기간을 살아가며 많은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며 지혜를 쌓는데 이는 전문성이랑 연결이 돼.
그렇기 때문에 노인은 편협하게 보일지 모른다고 해.
뇌를 보호하고 기능을 살리는 방법이 있다고 하는구나.
1. 신체 활동을 활발히 하라.
2. 잠을 잘 자라.
3. 사회 활동을 활발히 유지하라.
4. 식생활을 점검하라.
5. 공부를 계속하라.
6.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라.
3. 배고픈 뇌
우리는 각자 좋아하는 음식이 달라. 그런데 이것은 우리의 자유의지가 아니라고 하는구나.
이것은 할아버지, 부모님에게 이어받은 우리 DNA에 새겨져 있다니!
구석기로부터 인간은 가능한 지방을 축적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어.
그런데 환경은 급속히 변화되는 만큼 진화유전자는 빠르지 못했기 때문에 비만, 당뇨 등의 병이 인간을 위협하고 있어.
음식 섭취, 섹스 등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측좌핵은 도파민에 반응해서 전기활성을 일으켜 보상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이곳에 인위적 전기 자극으로 같은 효과를 낼 수도 있구나. 그렇다면 음식을 먹지 않고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살을 빼기 쉽겠지.
건강한 식습관은 엄마 배 속에서 시작된다고 해. 임신 중에 먹는 음식이 아기의 식습관으로 이어진다고 하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
후생유전학이 위에서 이야기한 뇌에 전기 충격을 가해 좋아하는 음식을 먹지 않도록 만드는 데 놀라운 점은 실험쥐의 자식까지도 이 행태를 물려받는다는 거야. 이런 점에서 우리의 자유의지는 있기나 한 걸까?
FTO 변이 유전자가 비만으로 이끄는데 전 세계 인구 중 25%에 있다는구나.
과연 이들은 살 빼기는 이미 글러버린 상태일까?
4. 보살피는 뇌
남자의 티셔츠를 며칠 입고 난 뒤 그 체취로 여성들에게 마음에 드는 티셔츠를 고르게 하면 자신의 면역체계와 반대인 체취를 고른다고 해.
여성들이 가임기가 되면 남성에게 인기가 더 많다고도 해. 이 기간 동안 더 매력적으로 변하기 때문이지.
불행하게도 바람둥이조차도 이미 생물학적으로 정해져 있어. 일부일처제와 난잡한 성생활을 하는 친척 생물종을 연구한 결과 24개의 유전자가 서로 달랐어.
그래서 평생 서로 사랑하는 부부도 그렇지 않은 부부도 그들의 몸속에 새겨진 유전자에 따라 결정되는 거야.
무성애나 동성애의 유전자는 아직 정확하게 찾지 못했어.
수컷 생쥐는 새끼 생쥐를 보면 죽이고 먹어 버린다고 해.
하지만 짝짓기를 하고 3주 뒤에는 만나는 새끼들을 보살피고 둥지로 옮겨 주는 등의 행동을 한다고 해.
맞아, 생쥐는 임신 기간은 3주야.
게다가 수컷 생쥐는 새끼 육아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데 암컷이 죽거나 없어지면 수컷 생쥐가 어린 새끼를 돌본다고 하니 이런 본능이 생쥐를 지금까지 이어지게 만들었겠지.
눈확앞이마겉질의 부피가 큰 사람이 사회적 관계의 범위가 더 넓어. 반대로 이 부분의 부피가 작으면 내향적이고 그만큼 범위는 더 좁지.
하지만 부피가 크다고 다 좋은 건 아니야. 부피가 큰 이들은 넓고 얕은 관계를 이어가는 한편 좁은 이들은 좁고 깊은 관계를 맺으니까. 우리 사회는 이 부피가 크고 작은 사람들이 얽혀서 네트워크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어. 즉, 한쪽의 사람들로만으로는 사회의 기반이 흔들린단다.
물론, 여기에는 꿀벌과 같이 사회적 관계를 외면하는 이들도 있단다.
5. 지각하는 뇌
'버전'이라는 단어가 중요하다. 뒤에서 보겠지만 객관적 현실이라는 것이 사실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물리적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지구 위에 사는 모든 사람이 세상을 살짝 다른 방식으로 지각한다는 의미일 뿐이다. 모든 사람은 뇌의 독특한 왜곡, 내재된 필터와 인지편향 등, 자기만 갖고 있는 뇌의 특성 덕분에 자기만의 맞춤형 '현실'에서 살고 있다. 세상에 대한 인간의 지각은 정확한 스냅사진이 아니라 그냥 주관적인 환상에 불과하다. 이것은 전에 무엇을 보고 살았는지를 바탕으로 결정된다.
여기에 놀라운 사실이 있단다. 우리에게 객관적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야. 실재 객관적 실체를 우리 뇌의 필터를 통해 주관적 실체로 바꿔 놓는다는 거야. 그렇게 때문에 타인과 대화를 할 때 서로 다른 관점을 갖는 것이 아니겠니.
조현병 진단을 받은 사람들의 뇌를 분석하면 학습, 기억, 추론, 유연성, 고등 인지 조절에 관여하는 회로(해마와 눈확앞이마겉질)에 신경 연결이 더 적다고 해. 이들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를 걸러내어 현재의 상황을 판단하는 지각이 결여되어 있는 거야. 최근에는 전에 금지된 약물인 LSD나 실로사이빈이 평소에는 소통하지 않던 뇌 영역들을 연결시켜 조현병 치료에 가능성을 심어 주고 있어.
뇌는 선천적으로 보수적이지만 또 다른 경쟁 메커니즘인 새로움을 탐구하고자 하는 욕구로 균형을 맞추고 있어.
집단의식은 대체로 개인의 지각과 신념 구축 시스템에 생긴 오류들을 해결해 주는 데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오류들만 가진 사람들이 집단을 이룬다면 병든 신념이 되지. 역사적으로 이런 집단들은 늘 존재했으니까...
여전히 성별, 성 역할, 인종, 나이에 대한 정체성은 오류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단다.
6 믿는 뇌
너희들의 신념 또한 유전적이라면 믿을 수 있겠니?
신념은 지각의 결과로 나타나는데 지각 또한 유전적이니 신념 또한 일정 부분은 유전적이야.
의식은 인간만의 전유물이라 생각하지만 강낭콩조차도 미로에 두면 광합성을 하기 위해 의식을 해서 살아나간다고 해.
사람은 자신만의 신념이 없으면 가치관에 따라 생각하거나 행동하지 못해 고통에 빠지게 돼.
여기서 잘못된 신념은 자신을 파괴하지만 말이야.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의 뇌를 스캔한 실험에서는 보수주의자는 편도체 속 세포들 간의 연결성이 훨씬 더 정교해 보였고 부피도 더 컸어. 이는 위협의 인지에 더 민감해서 보호를 염두에 두고 행동에 나선다는 의미야.
반면 진보주의자의 뇌는 뇌섬에서 활성이 고조되었는데 타인을 생각하는 존재로 지각할 수 있는 능력이 더 뛰어난 거야.
이 두 가지의 이데올로기가 조화돼야 사회가 안정이 될 수 있어.
그렇다면 우리의 신념을 바꿀 수 있을까?
사람들은 종교적, 정치적 신념에 대해서는 철벽을 치고 있어.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증거에 대해 강력히 반발을 하지.
아빠도 의식적으로 불변의 신념을 가지고 있지 않고 유연한 신념을 가지려 한단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완벽한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저자는 과학자임에도 캔터베리 대주교였던 로완 윌리엄스를 만나 자유의지와 뇌의 물리적 구성으로 인한 결정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 당연히 성직자는 자유의지를 믿는다고 하지. 신이 아닌 과학에게 자유의지를 빼앗기기 싫지 않았을까?
로완의 이야기에는 일리가 있었어. 저자가 자신이 5분간 할 이야기를 예측할 수 있지만 그 예측을 자신은 깰 수 있다고 했어. 이는 신경과학의 결정론이 주위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야기야.
7. 예측 가능한 뇌
신경과학의 발전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역시 상업화와 관련이 있어.
유전자 검사로 조현병이나 그 외 정신 장애가 미래에 일어난다고 예상한다면 윤리적 문제가 떠오를 수밖에 없어.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고 상업화를 넘어 이 책에서 표현한 데로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와 같이 정형화된 인간이 무미건조한 삶을 살도록 조종될 수 있다는 거지.
정신 장애에 관한 유전자는 수 백개가 관여하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도 치료법도 오리무중이란다.
아기가 자신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받을 확률이 50%란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아이를 낳아야 할까, 말까?
과학의 발전은 이토록 우리에게 또 다른 차원의 숙제를 던져주고 있어.
어릴 적 학대를 경험했던 아동의 10에서 25%는 이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건강한 삶을 산다고 해.
이들에게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 유전자가 많은 관여를 하고 있다고 해. 이것은 기존 뉴런의 생존을 뒷받침하고, 새로운 뉴런의 성장을 촉진하고, 뉴런들 사이의 연결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용한 화학물질을 생산한다고 해.
과연 인간의 의지만으로는 이를 이겨낼 수 없는 걸까? 물론 강한 의지로 이를 이겨냈다고 해도 과학은 이는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이라는 허무주의를 들이밀겠지.
이 유전자 외에 행복감을 만들어 내고 편도체 반응성 감소와도 연관되어 있는 세로토닌 수송체, 개인의 적응 능력에 기여하는 신경펩타이드도 있어.
하지만 미래의 질환에 대해 미리 알게 되는 장점은 역시 준비할 수 있다는 데 있어.
그 질환에 대해 공부하고 준비하고 병에 걸리게 되면 어떻게 살아갈지 계획을 세우는 거지.
그렇다 해도 장래에 병에 걸린다는 예측은 우울증에 빠지기 쉽게 한단다.
8 협동하는 뇌
성악설과 성선설.
우리 민서, 명서는 어느 쪽이 맞다고 생각하니?
서양에서는 루소와 흄은 성선설을 홉스는 성악설을 주장했어.
그런데 아빠는 늘 그렇지만 극단적 방향은 맞지 않다고 생각해.
사람은 누구는 이기적이고 또 누구는 이타적이니까.
각자의 몸에 배어 있는 별난 점들을 받아들이고 개개인의 관점과 정보 처리 과정에 존재하는 내재적 결함을 가치 있게 여기면서 그와 동시에 서로 다른 현실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 이롭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우리의 필요를 더욱 잘 충족시킬 수 있는, 건강하고 좀 더 섬세한 신념 체계에 하나의 집단으로 더욱 가까워지게 될 것이다.
저자는 연민과 향상된 소통 능력을 일상 속으로 통합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고 있어.
1.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법을 배우고 그에 대해 이야기하기
2. 연민의 명상 연습하기
3. 타인의 연민에 감사하기
4. 감사의 마음 갖기
5. 연민에 초점을 맞추는 부모가 되기
뇌의 유전자로 인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판결로 형량이 줄어든 사형수도 있다고 하는구나.
신경과학이 잘못 사용될 경우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거야.
저자는 신경과학을 잘 사용하면 인류의 발전에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할 거라 하지만 아빠는 이 말을 믿지 않아.
예를 들면 핵을 발명한 뒤 독재자가 핵폭탄으로 위협을 할 때 누구도 저지하지 못하고 있어.
이렇게 신경과학을 독재자가 마음대로 휘두르게 된다면 누가 말릴 수 있을까?
인간은 늘 위대한 발명에 대해 선한 방법으로도 또 인류에게 해가 되는 방법으로도 사용을 한단다.
2024.10.29.화.20:36..... 민서, 명서는 빵 먹고 자신들의 동굴로 들어가고....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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