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정치학(아리스토텔레스)
글: 신승현
그림:박종호
독서기간: 2015.12.10~12.11
민서, 명서야... 오늘은 약 2,400년 전에 태어나서 170권의 저서를 쓴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정치학》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해..
민서, 명서는 정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아마 나이가 아직 어려서 정치에 대해 관심이 없을 거야. 아빠도 30대 초반까지는 정치에 무관심했어. 그런데 가정을 이루고 너희들을 키우면서 정치가들이 어떤 정책을 내느냐에 따라 삶이 고달파지기도 하고 더 좋은 환경이 되기도 해서 정치에 자연히 관심이 쏠리게 되었어. 그러면서 느낀 점이 누가 권력자가 되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국민이 행복한 삶을 사느냐 고통으로 사느냐가 결정된다는 거야. 권력자 몇 사람이 몇천만 명의 삶을 좌우한다고 생각하니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정치는 우리와 동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삶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단다. 그러니 아빠 같은 국민들은 정치가 중요할 수밖에 없어.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손 치더라도 기원전 350년경에 정치체제와 올바른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글을 쓴 아리스토텔레스는 대단하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가 없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이 스승이었고 플라톤의 스승은 소크라테스였다는 것을 알고 있니? 세계 철학의 거두들이 스승과 제자로 이렇게 만나기도 힘들 거야.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원전 384년 그리스의 식민지 스타기라의 조그만 마을에서 태어났어. 그의 아버지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할아버지 아민타스 3세의 주치의였어.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린 시절을 안락한 궁전에서 풍족하게 보냈던 것 같아. 그는 처음엔 그가 태어난 트라키아에서 학교를 다녔고 더 이상 호기심을 만족시켜 줄 만한 학교가 없자 아테네로 유학을 떠나기로 결심하게 돼. 당시 아테네에는 플라톤이 세운 '아카데미아'가 있었어. 훌륭한 학교였지. 아리스토텔레스가 아카데미아에 들어간 때가 기원전 367년, 17세가 되던 해야. 그곳에서 20년간 공부했다고 해. 그때 별명이 '아카데미아의 예지'였어. 플라톤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난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복이야.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의 철학을 무조건 받아들이지는 않았어. 오히려 스승의 철학을 뛰어넘어 정반대의 주장을 펴기도 했으니까. 플라톤은 현실보다는 이데아,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데아보다는 현실 세계에 뿌리를 둔 사상을 가졌지. 플라톤이 죽은 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카데미아를 떠났어. 그리고는 아타르네우스 지역의 통치자 헤르미아스의 초청을 받아 자신의 친구 크세노크라테스와 함께 아타르네우스를 방문하게 돼. 그리고 그곳에서 3년 동안 제자들을 모아 가르치면서 틈틈이 책도 쓰곤 했어. 아타르네우스에 있는 동안 아리스토텔레스는 헤르미아스의 조카딸 피티아스와 결혼했지만 불행히도 피티아스가 젊은 나이에 죽었어. 그 후 헤르필리스를 새로운 아내로 맞이했고 니코마코스라는 아들을 얻었어. 나중에 윤리학에 관한 책을 썼는데 그 책 이름이 《니코마코스 윤리학》이야.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낌이 오니?
레스보스 섬에서 생물학 연구에 몰두해 있던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아버지 필리포스 2세에게서 당시 13세였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교사로 초빙돼. 아리스토텔레스는 알렉산드로스를 철학을 아는 진정한 영웅으로 만들려고 노력했고 특히 정치학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던 거 같아. 하지만 3년간 알렉산드로스의 스승으로서 했던 역할이 그다지 성공적이었던 것 같지는 않아. 그리고 기원전 335년, 그의 나이 50세가 되던 해에 다시 아테네로 돌아왔지. 그리고 아테네 외곽 지역에 새로운 학원을 세우게 돼. 그 이름이 바로 '리케이온'이야. 이곳에서 12년간 제자들을 가르쳤어.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금처럼 교실에 앉아서 가르치는 게 아니라 제자들과 함께 산책하거나 거닐면서 가르치는 방식이어서 '소요학파'라고 별명이 붙였어. 이렇게 교육에 온 힘을 쏟았는데도 아테네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았데. 참, 거시기하지 않니? ㅎㅎ.
기원전 323년 아리스토텔레스의 나이 62세 때 알렉산드로스가 죽자 이 가문과 인연이 많은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소크라테스에게 그랬던 것처럼 불경죄를 뒤집어 씌웠어.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소크라테스처럼 순순히 죽음을 받아들이지는 않았어. 그리고 아테네를 탈출하지. 그리고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해. "나는 아테네 인들에게 철학에 대해 두 번이나 죄를 짓게 하고 싶지 않아" 이 말은 소크라테스를 모함하여 죽인 것으로 이미 한 번의 죄를 지은 아테네 인들이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이야. 아테네를 떠난 아리스토텔레스는 에우보이아 섬에 있는 어머니의 땅 칼키스에 도착하지. 거기서 조류의 흐름을 연구하다가 기원전 322년, 그의 나이 63세에 전부터 앓아 왔던 위장병으로 위대한 생애를 마치게 돼. 평생을 제자들을 가르치고 연구에 몰두하면서 생애를 마친 이 철학자를 어떻게 생각하니? 그는 행복했을까? 아빠 생각에는 행복했을 거야. 본인이 좋아하는 일로 삶을 채웠으니까 말이야. 우리 민서, 명서는 어떤 일을 좋아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하구나... 이 아빠가 너희들이 좋아하는 일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
그럼 이 책의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역사적 방법론으로 연구했고 가장 큰 업적은 여러 가지 학문을 알아보기 쉽게 체계화시킨 거야. 오늘날에도 많은 학자들이 아리스토텔레스가 분류해 놓은 학문 체계를 그대로 따르고 있단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은 이상 국가를 다루는 부분과 실제 있었던 현실 정치 체제를 분석하고 정리한 부분,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 현실 정치 체제를 분석하고 정리한 부분에서는 정치 제제를 여섯 가지로 분류했어. 참된 군주가 지배하는 군주정, 소수의 참된 귀족이 지배하는 귀족정, 그리고 시민이 지배하는 민주정과 반대로 독재 체제의 참주정, 소수의 독재체제인 과두정, 그리고 빈민들이 지배하는 빈민정이야.
아리스토텔레스는 최고 관직에 오르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세 가지 자격은, 첫째,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높아야 하고 둘째, 최고의 행정 능력을 가져야 하며 셋째, 정의롭고 도덕성이 높아야 한다. 정말 이런 사람이 우리나라를 지배하면 우리의 삶이 많이 나아질 텐데 말이야.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국가란 공동체적 특성을 가진 사람이 처음에는 가정단위로 모여 살다가 점차 그 규모가 커져서 더 이상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바로 국가가 되는 거지. 그래서 각자가 맡은 바를 최선을 다해 수행한다면 국가며 가정이며 개인이 행복해진다는 거야. 하지만 이 시대에는 시민의 범주 안에 노예, 여자, 농부, 기술자, 상인이 들어가지 못했어. 이건 아리스토텔레스도 인간의 평등함이라던가 존귀함을 생각지 않았던 거 같아. 너무나 당연시되던 것들이라 의심을 하지 않았나 봐. 우리 민서, 명서도 우리가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현대의 여러 가지 일에도 잘못된 것들을 발견해 보렴.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은 일들이 아주 많이 발견될 거야... 하나하나 바꿔나가야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겠니?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요한 사상중 하나가 중용이야. 얼마 전 자사가 쓴 《중용》에 대해 이야기했었지? 모자라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는 삶.... 이건 중요한 거야.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한 최선의 국가란 개인들의 최선의 삶을 보장해 주는 국가라고 할 수 있어. 이런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식과 용기를 가진 시민이 많아야 하는데 이런 시민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했어. 교육의 목표를 분명하게 세워야 한다고 했는데 그 세 가지는 기술, 지식, 덕이야.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이 덕이라고 했어.
아리스토텔레스는 평생의 노력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책이 바로 《정치학》이지, 그렇기 때문에 아주 오래됐지만 아직도 배울 점이 많은 책이야. 물론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너무 달라. 하지만 아직도 현대 민주 정치의 중요한 원칙들은 바로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
2015.12.12. 12:40... 민서, 명서는 세 쌍둥이 친구 집에 놀러 가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 아빠가~
46. 서울대 인문고전 31-자본론(마르크스) (0) | 2015.12.19 |
---|---|
45. 인류문명의 박물관 이스탄불 기행 (0) | 2015.12.17 |
43. 인문학 콘서트 (0) | 2015.12.11 |
42. 서울대 인문고전 29-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슘페터) (0) | 2015.12.07 |
41.오래된 연장통 (0) | 2015.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