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의무론(키케로)
글: 윤지근
그림:권오영
독서기간: 2015.12.25~12.29
민서, 명서야... 오늘은 아빠가 전에 읽었던 로마인 이야기 중 카이사르 편에 자주 나오던 인물, 키케로가 쓴 《의무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꾸나.
키케로는 기원전 106년 1월 3일에 로마에서 100여 킬로미터 떨어진 아르피눔에서 태어났어. 키케로는 어려서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공부해서 잘했다는구나. 그 후 수사학을 공부하였는데 그 당시 유명한 선생님들 대부분이 그리스 사람들이었기에 키케로는 그리스에 대한 공부를 아주 많이 했다고 해. 그리고 뒤에 자신이 배운 그리스어를 이용해 많은 그리스 철학의 개념을 라틴어로 바꾸기도 했어. 키케로가 살던 당시 로마에서는 흔히 말하는 출세의 길이 두 가지였어. 바로 군인이 되거나 법률가가 되는 길이었지. 처음에는 군대에도 갔지만 키케로는 법률 공부를 해서 법정에서 변론하는 길을 택했고 변론가로서 유명해졌지. 키케로의 집안은 지방 귀족이었지만 로마 원로원과는 아무런 유대가 없었어. 원로원은 세습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주로 중요 가문 출신의 부자들이 했어. 그래서 키케로는 부지런히 노력하여 원로원이 되었지.
어린 시절 키케로에게는 신념이 있었는데 그건 호메로스의 《일리야스》에 나오는 "항상 최고가 되고 남보다 훨씬 뛰어나라"였다고 해. 민서, 명서는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하니? 이 말은 현대에서는 심각한 경쟁으로 유도해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살고 있어. 아빠 생각에는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라고 말하고 싶구나..ㅎㅎㅎ. 키케로는 인기에 영합한 선동 정치에 가담하기 싫어했어. 그러나 공화국을 위한 재주와 비전이 뛰어났는데도 중간층인 그에게 권력의 기반이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어. 제1차 삼두정치를 시작할 때도 폼페이우스, 크라수스, 카이사르에 이어 키케로를 네 번째로 초대했지만 삼두 정치는 일인 독재를 부르는 과정이었기에 키케로는 거절했어.
키케로는 나중에 생긴 법으로 인해 그리스 테살로니카로 추방당했고 친구인 아티쿠스와 그의 아내는 큰돈을 모아 추방당한 키케로를 돌아오게 하려 노력했고 기원전 57년 8월 5일 사랑하는 딸의 환영을 받으며 마침내 키케로는 로마로 돌아왔어. 원로원은 그를 복권시키고, 손해를 본 그의 재산에 대한 보상도 해 주었지. 한편, 삼두 정치를 하던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 사이에 싸움이 날로 격해지기 시작했어. 키케로는 카이사르와 영원한 적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폼페이우스 편을 들었어. 그러나 기원전 49년, 카이사르가 이탈리아를 침공하자 키케로는 로마를 도망쳐 나왔고 폼페이우스 진영으로 향했지. 결국, 파르살루스 전투에서 폼페이우스는 패배하고, 키케로는 다시 로마로 돌아왔지. 그러나 카이사르는 키케로를 용서하고 관용을 베풀었어. 하지만 카이사르가 암살을 당하고 그 아래 있던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의 복수를 외치며 카이사르의 후계자인 옥타비아누스, 레피두스와 제2차 삼두 정치를 시작했어. 안토니우스와 키케로는 사이가 안 좋았는데 그 2차 삼두 정치에서 키케로는 위험인물로 지목되고 결국 기원전 43년 12월, 최후를 맞게 되었지. 키케로는 머리가 잘리고 두 손이 잘려 죽었어.
이 책 《의무론》은 그리스의 철학자 파나이티오스가 쓴 《의무론》을 다시 다룬 내용이야. 이 《의무론》은 여러 유명한 철학자에 의해서 다루어지고 또 영국 신사가 되기 위한 필독서였다고 해. 인쇄술이 발명된 뒤엔 《성경》다음으로 가장 많이 인쇄되었다니, 이렇게 유명한 책을 이 아빠는 책 제목조차도 모르고 있었다니 이 아빠의 무지가 드러나는구나.
키케로는 스토아학파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어. 《의무론》도 스토아학파의 계명에 근거하고 있고 말이야. 여기서 말하는 '의무'란 뭘까? 그건 바로 도덕적 선을 행하라는 거야. 요즘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이 의무론이 말하는 대로 의무를 행하라고 하면 많은 비난이 일어날 거야. 하지만 키케로는 자연의 선과 일치하는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를 도덕적 선이라고 했어. 자연법에 따르면 모든 존재는 자연 본성에 따라 자유롭고 평등하거든. 정치 권리가 존재하지 못해 독재 국가가 된다면 도덕 가치는 인정되지 못한 채 부패하게 돼. 왜냐하면 독재는 자연의 본성에 거스르는 것이니까. 원래 이 책은 3권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권은 도덕적 선에 대해, 2권은 유익함에 대해, 3권은 도덕적 선과 유익함의 상충에 대해 말하지.
아빠가 생각하는 핵심은 데코룸이라는 거야. 데코룸이라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말이나 행동을 뜻하는 거야. 이 데코룸을 잘한다면 현대의 사회에서도 인정받고 성공할 수가 있어. 그만큼 또 힘들지. 그리고 책을 읽다 보면 자사의 중용,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과 같은 중용에 대한 말도 나온단다.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것 말이야. 가난한 사람을 도울 때도 도움을 적당히 주어야 한다고 말하지. 그리고 도덕적 선과 유익함의 충돌에서는 이 말 자체가 모순이라고 말해. 도덕적으로 선한 것은 유익한 것이고 선하지 않은 것은 유익하지 않은 것이라 말해. 이 《의무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세상 사람들이 살아간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 될까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구나. 가난, 전쟁, 빈부격차가 없는 세상, 걱정 없는 세상 말이야. 그러기 위해서는 이 아빠부터 바뀌어야 할 것이야. 남들이 먼저 해주기를 바라면 안 된단다. 아빠도 말로는 잘해도 행동이 쉽지 않구나..ㅎㅎㅎ
우리 민서, 명서도 데코룸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아빠도 중년이 되어서야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깨닫고 있는데도 세상이 조금씩 달라 보이는 게 참 세상이 새롭게만 느껴진단다.
기억하렴, 도덕적으로 선하고 명예로운 것에 네 가지 덕목인 지식, 정의, 용기, 인내가 꼭 있어야 한다는 것을....
2015.12.30.11:00... 2016년 이틀 전에 너희들은 유치원 가고 아빠도 출근하기 전에... 사랑한다 우리 똥강아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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