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먼 북소리
글: 무라카미 하루키
번역: 윤성원
독서기간: 2016.02.07~02.12
민서, 명서야... 오늘도 계속되는 여행 시리즈 중 유명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해. 아빠도 이 작가의 이름만 얼핏 들어서 알고만 있었을 뿐이야(심지어 여자인 줄 알았음). 아빠가 소설책을 잘 안보다 보니 이런 무식함이 드러나네. 그런데 이 책의 초반을 읽으면서 전에 읽던 다른 여행책이랑은 뭔가 틀리다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이 책의 배경이 1986년부터 1989년까지이니 벌써 30년 전의 이야기야. 책을 읽으면서 그 시대 아빠는 중학생이었지만 그 시절의 시대상을 생각하면서 읽으니 많은 공감이 가더라.
하루키 씨는 소설과 번역을 방해 없이 쓰려고 해외로 간 것인데, 책머리에 등장하는 터키 속담이 하루키 씨를 여행을 떠나라는 충동을 일으켰다고 해.
'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에 이끌려
나는 긴 여행을 떠났다.
낡은 외투를 입고
모든 것을 뒤로한 채....'
-터키의 옛 노래
어때? 뭔가 감성적이면서도 훌훌 털고 일어나야 될 것만 같지 않니? 그러면서 하루키 씨는 아내와 함께 그리스, 이탈리아를 주 무대로 여행을 하며 글을 써 내려간단다.
여행 중간에 안 좋은 일도 있었고 기분 좋은 일도 있었고, 불친절한 사람과 도둑을 만나기도 했고 친절한 사람을 만나기도 했고, 나쁜 날씨의 별로인 여행지에 가 있기도 했고, 아주 좋은 날씨에 환상적인 여행지에 있기도 했단다. 마치 우리의 인생처럼 말이야...
이 책의 3년이란 시간이 우리 인생이랑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인생에서는 재수가 좋기도 하고 안 좋기도 하듯이 인생 전반에 걸쳐 재수가 좋을 수는 없듯이 우리가 여행을 하는 도중에는 나쁜 일과 좋은 일이 모두 일어나고 그것이 맛있는 음식의 양념처럼 나쁜 일은 양념 역할이 되어 훌륭한 추억이 된단다.
하루키 씨는 그리스의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비수기를 활용하여 장기간 한 곳에 머물기도 하며 그곳 음식과 술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그러면서도 훌륭한 글을 썼다는 것이 참 대단한 것 같아) 그리고 로마에서의 생활에 대해서는 좋은 점보다는 다시는 살고 싶지 않은 도시로 묘사하지. 아마 일본 사람들과의 정서가 많이 안 맞는 거 같아.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며 꼭 로마에 가보고 싶었던 아빠의 마음을 조금은 잠재우는 역할을 하기도 했지.ㅎㅎ
한편으론 위대한 로마 제국의 후손들 답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 조상은 매사에 철두철미 하고 계획을 잘 세웠는데 그렇게 변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야. 아빠가 대학생이었을 때도 로마는 소매치기가 굉장히 많다고 들었거든... 한편으론 포도밭 가운데 있는 숙소에 묵으면서 맛있는 포도주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 언제쯤 가능할까?? 도대체 언제쯤???
하루키 씨는 여행 중에 쓴 소설 《상실의 시대》가 밀리언 셀러가 되면서 일약 스타가 되지만 정작 하루키 씨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고 해. 자신이 상상할 수 없는 숫자의 책이 팔린 것이 어색했었는지...
이 책을 읽으며 한 가지 조그만 주제로 이렇게 긴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아빠에게 너무 놀라웠어. 타고난 작가란 생각이 들어. 물론 본인이 엄청난 노력을 했겠지만 말이야. 3년의 여행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와서도 가끔 먼 북소리가 들린다고 했어. 그리고 여행은 꼭 떠나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과도적이고 일시적인 나 자신이, 그리고 나의 행위 자체가 말하자면 여행이라는 행위가 아닐까라고 말하고 있어. 아빠도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단다. 우리가 일상에 길들여져 새로운 것이 없지만 우리는 매일매일 인생의 여행을 하며 안 좋은 일도 있고 기분 좋은 일도 있고, 불친절한 사람과 도둑을 만나기도 하고 친절한 사람을 만나기도 하며, 나쁜 날씨를 만나기도 하고, 아주 좋은 날씨에 기분이 좋을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야.
2016.02.12.13:10... 민서, 명서는 유치원 가고 아빠는 쉬는 어느 비 오는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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