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누구나, 이방인
글: 이혜경 외 5인
독서기간: 2016.02.14~02.16
글: 이혜경
1982년 '세계의문학'에 중편소설 《우리들의 떨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 집 앞》 《꽃그늘 아래》 《틈새》 《너 없는 그 자리》, 장편소설 《길 위의 집》 산문집《그냥 걷다가, 문득》이 있다.
글: 천운영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소설집 《바늘》 《명랑》 《그녀의 눈물 사용법》 《엄마도 아시다시피》, 장편소설 《잘 가라, 서커스》 《생강》이 있다.
글: 신해욱
199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간결한 배치》 《생물성》, 산문집 《비성년열전》이 있다.
글: 손홍규
2001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사람의 신화》 《봉섭이 가라사대》 《톰은 톰과 잤다》, 장편소설 《귀신의 시대》 《청년의사 장기려》 《이슬람 정육점》이 있다.
글: 조해진
200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장편소설 《한없이 멋진 꿈에》 《로기완을 만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이 있다.
글: 김미월
200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소설집 《서울 동굴 가이드》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 장편소설 《여덟 번째 방》, 산문집 《내가 사랑한 여자》가 있다.
민서, 명서야... 오늘은 여러 작가들이 자신들의 이방인 경험을 짧은 글로서 엮은 책을 읽었단다.
아빠는 고등학교까지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어. 그런데 대학교 때 이스라엘로 이집트로, 유럽으로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낯선 곳에 서 있다는 느낌이, 내가 이방인이라는 느낌이 늘 아빠에게 짜릿함을 주더라. 심지어는 동네에서 조금만 벗어나 낯선 곳을 가는 것이 너무 좋더라고. 이런 것이 여행일까 싶어. 이방인이 된 느낌... 이곳에 사는 사람들과는 다른 나, 약간의 불안함과 들뜬 마음이 생기는 곳... 그런 곳 말이야...
이 책에서는 여섯 곳의 이방인으로서 알래스카, 폴란드, 몽골, 터키, 카리브 해, 라오스에서 작가들의 마음을 써 내려간단다. 낯선 곳에 가면 자연환경과 그곳의 문화, 언어, 생활방식, 피부 색깔 등이 나와는 정말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그런 곳을 아빠는 느낀 지 오래되었구나.... 지금도 그런 꿈을 매일 꾼단다. 아빠의 공간과는 전혀 다른 곳에 서있는 꿈 말이야...
알래스카에 다녀온 천운영 작가는 알래스카에서 오로라를 보았다는 말 외에 다른 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할 만큼 오로라가 너무 아름다웠나 봐. 아빠도 얼마 전에 TV에서 아이슬란드에서의 오로라를 보았는데 꼭 한번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 구나.
폴란드를 다녀온 조해진 작가는 '나에게 여행이란 공간의 이동이기 전에 시간의 통과였다'라고 했어. 폴란드에서 한국어를 가리키며 한국 학생들과는 다른 문화를 가진 폴란드 학생들에게 좀 섭섭했지만 나중에는 이런 것이 문화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몽골을 다녀온 김미월 작가는 작가 파견 프로그램으로 몽골에 가서 몽골 친구들의 배려에, 자연환경에, 특히 고비사막의 아름다움에 감탄한단다. 여러 종교를 믿으면서도 그들의 전통 종교인 오위를 믿는 모습은 기이하게 아름답고 신성한 풍경이라고 해. 몽골 시인 메 야워훌란의 테힌 조그솔(산양이 서 있는 곳)이란 시를 한 번 읽어보렴.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산양의 순리가 죽을 때 고향을 찾는 우리네 인생과 비슷하단다.
터키를 다녀온 손홍규 작가는 고등학교 때부터 고향을 떠나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못해서 이미 자신의 인생이 여행 중이라 생각해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 터키는 한국 전쟁 소설을 쓸 계획이라 주요 참전국가 가운데 하나인 이곳을 취재하고 싶다고 작가 파견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말했다고 해. 그렇지. 터키는 6.25 전쟁 때 우리를 도와준 우방국가란다. 많은 국가들 가운데 특히 터키가 특히 왜 강조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빠의 뇌리에도 어느 정도의 친근감을 가지고 있어. 하지만 터키에서는 투르크인과 쿠르드인 간의 인종차별 문제가 심각해서 테러도 많이 일어나는 모양이야. 나라를 잃은 민족은 늘 천덕꾸러기가 되니 지배자들은 미워해도 나라를 미워하면 안 된단다. 그리고 야사르 케말을 만난 건 작가에게 굉장히 뜻깊었을 것 같아. 자신의 일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신화처럼 보이기도 하니까 말이야.
이혜경 작가는 카리브해를 다녀왔는데 미국과의 관계에 따라 서방의 냄새가 짙게 나는 도미니카와 자급자족의 길을 걷는 쿠바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다르다고 해. 사실 도미니카는 뚜루히요의 독재에 항거하던 미라발가의 세 자매, 빠뜨리아, 미네르바, 마리아 떼레사의 죽음의 파장은 독재자의 암살로 이어졌어. 그리고 그들이 죽임을 당한 11월 25일은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로 제정이 되었다고 해. 죽음은 때로 이렇게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을 보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은 참 대단한 거야.
라오스의 루앙프라방행 슬로우 보트를 탄 신해욱 작가는 루앙프라방의 이미지에 대해 앎과 느낌 사이, 이미지와 실물 사이에는 '넘사벽'이 있다고 했어. 루앙프라방의 자본주의 소외는 깊고 선명하지만 자본의 물결에 가장 덜 휩쓸렸다는 라오스에서 대형마트도 스타벅스도 맥도널드도 없는 소박한 루앙프라방에서, 거지도 소매치기도 없는 땅에서, 그악스럽지 않은 사람들 속에서, 하필 깊디깊은 소외의 한 장면을 목격한다는 건 슬픈 아이러니라고 하니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이네.
언제쯤 이방인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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