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법구경
글: 전재성
그림:마정원
독서기간: 2016.03.11~03.12
민서, 명서야... 오늘은 우리나라 전통 종교 불교의 경전 중 하나인 법구경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사실, 불교가 우리나라의 전통 종교이지만 아빠는 어릴 적부터 성당을 다녀서(지금은 안 다니지만...) 불교에 대해서 자세한 건 모른단다. 그런데 법구경을 읽어보니 가톨릭의 성서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어. 결국 성서도 법구경도 인간이 어떻게 행동해야 마음의 평안을 얻어 천국 또는 극락세계에 갈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은 같거든.
성서처럼 석가모니가 책을 직접 쓰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썼다는 것도 비슷하고 말이야....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부처님은 석가모니를 말하는데 석가모니는 '샤카족 출신의 성자'라는 뜻이야. 샤카족은 지금으로부터 2500여 년 전 지금의 네팔 남부에 위치한 인도 대평원으로 이어지는 카필라성에서 살고 있었어. 그곳에서 석가모니는 기원전 463년 슈도다나 왕의 장남으로 태어났어. 성은 고타마, 이름은 싯다르타이지. 석가모니는 생후 7일 만에 어머니 마야의 죽음으로 어머니 얼굴조차 모른단다. 그래서 이모가 싯다르타를 키웠어. 부왕은 태자를 너무 사랑했어. 그는 16세에 '야쇼다라'라는 이름의 아가씨와 결혼을 했어. 그러던 어느 날 태자는 마차를 타고 궁전 밖을 둘러보다가 네 종류의 인간의 모습을 보고 나서 큰 충격을 받았어. 아주 늙은 노인, 병든 환자, 부패한 시체의 비참한 모습, 수행하는 청정한 사문의 모습 말이야.
속세의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태자는 어느 날 밤 모두 잠든 사이에 일어나 잠자는 아내와 어린 아들을 마지막으로 보고 시종인 찬나를 불러 총애하는 백마 깐타까를 타고 왕궁을 빠져나왔어. 그리고 부다가야라는 고장의 산림에서 고행을 시작했어. 감각기관의 제어, 호흡의 정지, 소량의 식사, 단식 등을 불사하며 고행은 6년간 이어졌지. 그 후에 싯다르타는 단지 굶는다든지 하는 육체적인 고행만으로는 완전한 지혜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싯다르타는 35세 되던 해에 지친 몸과 마음을 가누기 위해 고행의 숲에서 나왔어. 체력을 회복한 다음 부다가야의 보리수 밑에서 동쪽을 향해 앉아서 완전한 지혜를 얻기까지는 그곳을 떠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지. 성인들은 이렇게 뭔가 틀리긴 틀리네. 아빠 같으면 하루만 수행해도 도망칠 텐데 말이야.... ㅎㅎ
보리수 아래서 전생과 윤회에 대한 앎과 살려고 하는 욕망에 대한 앎을 깨달았다고 해. 그는 네 가지 거룩한 진리를 깨달아 올바로 깨달은 님, 곧 부처님이 되었단다. 부처님은 자신이 깨달은 바를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설파했고 많은 제자들이 생겨났어. 부처님이 교화한 사람들이나 제자들은 모든 종족과 모든 국가와 모든 계급의 사람들이었어. 그는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귀족이거나 천민이거나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을 교화했단다. 그분의 가르침은 모든 인류에게 적용되었지.
부처님은 '올바르게 원만히 깨달은 님'이 되신 지 45년 만인 5월 보름에 생애의 마지막을 알고 베나레스에서 192킬로미터 떨어진 쿠시나가라에 저녁 무렵에 도착했어. 쿠시나가라의 우빠바르따나에 있는 말라족의 싸라쌍수에서 관습에 따라 머리를 북쪽으로 하고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대고 누웠어. 그리고 날이 밝자 부처님은 삼매에 들어 마침내 완전한 열반에 들었지.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유언은 "세상은 무상하니 방일하지 말고 정진하라"였다고 해. 그 후 몸은 화장되었고 사리는 여덟 군데 스투파(탑)에 안치되었단다. 민서, 명서야... 어떤 생각이 드니? 이렇게 한 사람이 세상에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고 사람들의 마음에 많은 영향을 입힐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지 않니? 이런 분을 성인이라고 한단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너무도 크고 넓어서 당나라 때에 백거이 같은 대시인도 불교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어. 그래서 하루는 도림선사를 찾아가 부처님의 큰 뜻이 무엇인지 물었지. 그러자 도림 선사는 바로 이 《법구경》의 시를 대답으로 제시했단다. 뜻은 '모든 죄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라고 하자 백거이는 이것은 세 살 먹은 어린아이도 아는 말이라고 했어. 하지만 도림선사는 세 살 먹은 어린아이도 알 수 있으나, 여든 살 먹은 노인도 행하기 어렵다는 말로 대답을 했지. 그만큼 실천하는 삶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야. 이 《법구경》의 '법구'는 '진리의 말씀'이란 뜻이야. 부처님은 시의 형식으로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전했는데, 아빠가 이 책에서 인상에 남는 시는;
무지의 무지
어리석은 사람이 스스로 어리석다고 알면
벌써 지혜로운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이 스스로 지혜롭다 생각하면
그야말로 더없이 어리석은 것이다.
민서, 명서야... 우리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지식을 많이 쌓아도 우리는 늘 어리석다고 생각하며 겸손해야 한단다. 사실 우리가 아는 것은 세상에 있는 진리의 발톱 때만큼도 아닐 거야. 늘 지혜에 목마른 사람처럼 겸손한 마음으로 수양을 쌓다 보면 우리 자신도 모르게 높은 경지에 이르게 된단다.
또 하나의 시를 적어보면;
뜨거운 쇳덩이와 빈 배의 비유
수행자여, 명상을 닦고 방일하지 말지니,
마음을 욕망으로 미혹되게 하지 말라.
방일하여 뜨거운 쇳덩이를 삼키지 말지니
불태워지면서 '괴롭다'고 울부짖지 말라.
수행자여, 배 안의 물을 퍼내라
비었을 때에 배는 가볍게 달린다.
애착과 미움을 끊으면,
그대는 열반에 이르리라.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욕망과 탐욕을 갖고 아등바등 대면서 힘겹게 살아간단다. 하지만 자신의 많은 것을 비우면 우리는 세상의 번뇌가 사라지고 열반에 들 수가 있다고 해. 아빠도 이 사실을 알면서 많은 것을 끌고 가려고 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고 있단다. 한 가지 한 가지 배워가면서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며 살자꾸나...
우리 명서가 발차기 하는 아빠라고 그린 그림... 명서야~ 아빠가 보기에 좀 아닌 거 같은데(발차기는 제대로 그렸네 ㅎㅎ)... 네가 열심히 그린 것이니 고맙게 생각한단다~~ 다음엔 좀만 더 나은 아빠를 그려줘ㅜㅜ
2016.03.14.00:51... 너희들은 꿈나라에... 아빠는 퇴근 후... 사랑한다 우리 민서, 명서!!
**얼마 전 계모의 학대로 죽은 원영이란 아이가 자꾸 생각나는구나. 우리 사회에 최소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이 일어나고 있어 아빠 가슴이 너무 아프단다. 원영이란 아이도 세상에서 너무나 악한 인연만 알고 간 것도 가슴이 아프고 말이야. 이 아이를 생각하며 우리 민서, 명서 생각이 많이 났어. 원영이가 하늘나라 가서 아픔 없는 곳에서 세상의 악함에 대한 분노를 잊고 편안하고 영생의 축복을 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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