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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도둑일기

삶의 기쁨 독서 이야기

by Jinnyboy 2017. 4. 2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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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둑 일기

: 장 주네

번역: 박형섭

독서기간: 2017.04.16~04.25

 

 

민서, 명서야~~ 오늘은 특이한 경력으로 글을 쓴 장 주네의 《도둑 일기》를 읽기 시작했단다. 장 주네는 1910년 12월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가정부인 어머니 카미유 가브리엘 주네의 사생아로 태어났어. 생후 칠 개월 만에 유기되어 파리 빈민구제국에 위탁되었다가 프랑스 중부 산악지대 알리니의 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해. 그리고 파리 근교 알랑베르 직업학교에서 인쇄술을 공부했어. 절도, 무임승차, 부랑 죄 등으로 투렌의 메트레 교도소에 수감되어 글을 쓰기 시작했어. 교도소를 벗어나기 위해 자원입대했고 모로코 원주민 부대, 알제리 원주민 부대에 근무하던 중 탈영해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일대를 떠돌아다녔어. 부랑자, 거지, 도둑 등으로 생활하다가 프렌 교도소에 있는 동안 시 《사형수》(1942)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어. 첫 소설 《꽃이 노트르담》(1942)으로 장 콕토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이후 장폴 사르트르, 시몬 드 보부아르,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의 도움을 받으며 창작의 꽃을 피웠어. 소설 《장미의 기적》(1946), 《도둑일기》(1949) 외에도 희곡 《하녀들》(1946), 《발코니》(1957), 《병풍들》(1961), 예술론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아틀리에》(1957)등 장르를 초월한 글쓰기를 했어. 1986년 4월 15일 《사랑의 포로》교정을 위해 파리에 머물던 중 사망했고, 유언에 따라 모로코 지브롤터 해협의 라라슈에 묻혔다고 해.

 

처음 이 책의 첫 장의 글을 읽으며 작가의 특이한 경력만큼이나 문장이 살아있는 듯 죽은 듯 슬금슬금 아빠의 생각 속으로 침투한단다. 좀 난해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잘 읽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이야. 그런데 읽는 속도는 현저히 느리구나.

1인칭 시점의 나는 이 글을 쓴 장 주네야. 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기 꺼리는 주제들인 동성애, 구걸, 절도에 대해 자신의 정신 속의 환상터널을 지나오며 불가능할 것 같은 주제들에 아름다움을 입힌단다.

 

그는 스페인에서의 구걸과 절도,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단다. 그리고 살바도르를 버리고 남자답게 생기고 거칠은 스틸리타노를 마법처럼 따라나서며 그와 겉모습처럼 거친 생활을 해. 우리 민서, 명서는 물론이고 아빠도 이런 생활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이런 생활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것 같아^^ 하지만 이런 주제에 책을 읽으며 문장의 아름다움과는 어색할 것 같지만 왠지 어울리는 구조가 참 마음에 든단다.

 

스틸리타노와 함께 살면서 역시 절도와 구걸을 일삼다가 다른 도시로 떠나기로 하고 기차의 화물차에 몰래 타고 가지만 스틸리타노는 배반을 하고 역에서 사라져. 그리고 그는 이곳저곳을 정처 없이 떠돌며 구걸과 절도 그리고 감옥을 오가며 많은 나라를 경험한단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를 아름다움으로 채색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자신의 경험 덕이라고 이야기하지. 그는 누구의 인정도 바라지 않고 솔직히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세상과 단절된 자아를 우아하게 때로는 처참하게 그린단다. 어쩌면 일반 사람들이 말하는 악과 같은 모든 일들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겉에서 보기에는 처참하고, 더럽고, 악의 근원이지만 그 이면을 오로지 아름답게 만드는 이는 작가밖에 없구나.

 

그는 유럽의 이곳 저곳을 떠돌며 때로는 국경 수비대에게 잡히기도 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다니지. 그러다 엥베르에서 스틸리타노를 우연히 다시 만나며 자신의 우상이 다시 된단다. 하지만 스틸리타노는 여전히 그에게 다가올 듯하면서도 마음을 그에게 다 주지 않았어. 그러는 동안 아르망을 만나기도 했지만 그도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을 한 채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어. 그는 '배반', '절도', '동성애'가 사회의 법에 반하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고 그 속에서 이런 것들은 흠모하고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로 만들어. 우리 민서, 명서도 그렇겠지만 배반, 절도, 동성애를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거야. 물론, 동성애는 자신의 취향에 관한 것이라 존중해주어야 하지만 배반과 절도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라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결코 미화할 수가 없어. 작가의 힘은 우리들의 고정관념에 악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들을 최소한 책을 읽는 동안 고정관념과 싸우게 한다는 것이야.

 

장 주네의 인생관을 다음과 같은 글에서 볼 수 있어.

'5년 전부터 나는 여러권의 책을 펴냈다. 나는 그 일을 즐겁게 해 왔지만 이제는 끝을 낼 것이다. 나에게 가르침을 주고 내 삶을 이끌어 온 것은 나의 체험이 아니라 예술 작품들이었던 것이다. 삶이 아니라 그 삶의 해석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삶을 환기시키고, 그것에 대해 말하고 표현하기 위해 언어가 내게 제공해 주는 것이다. 나의 전설을 솜씨 좋게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나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나는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알고 있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정돈되지 않은 상태로 나열될 것이다.'

민서, 명서야, 이 책에서 아빠와 공감하는 글은 바로 이것이구나. 행복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삶 자체가 아니고 삶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자세야. 아무리 힘든 삶 속에서도 꿋꿋이 사는 사람들은 바로 자신의 고달픈 삶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이라 바라보며 그 삶 자체도 자신의 행복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자세는 정말 본받을 만하지.

 

장 주네는 아르망과 스틸리타노에 대해 그들의 내면세계와 자신의 사랑을 많이 이야기해. 그건 이들이 장 주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일 거야. 이 책 전반에 나오는 것처럼 이들의 배반, 절도, 동성애를 아름다운 문체로 꾸미며 자신을 버린 세상에 대해(평화를 가장한 세상) 일반 사람들이 꺼리는 것들을 찬양하고 신격화해. 그는 진정한 선이란 상대적이란 것과 악이 선의 근원인 것처럼 이야기하지. 책을 읽는 내내 장 주네의 문체와 상징에 감탄했단다. 이런 추하다는 생각되는 것들을 이렇게도 묘사할 수 있구나 하고 말이야. 우리가 생각하는 선이 진짜 선이 아닐 수 있다는 걸 우리 민서, 명서도 잘 생각해 봐야 해^^

 

2017.04.25.22:37... 명서는 감기 걸려서 일찍 잠들고 자는 명서 옆에서 노래 부르고 있는 민서, 너희들에게 세상의 참 맛을 알게 해 주고픈,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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