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확장된 표현형
글: 리처드 도킨스
번역: 홍영남, 장대익, 권오현
독서기간: 2017.04.25~05.13
민서, 명서야~~ 오늘은 아빠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이기적 유전자》의 후속작인 리처드 도킨스의 《확장된 표현형》을 읽기 시작했어. 이 책은 전문가를 위한 책이라는 서문을 보고 쫄았어..ㅎㅎ 읽기 힘들 거라는 예측은 했지만 그래도 전문가를 위한 표현은 아빠를 움츠리게 하기에 충분했단다. 그래도 30%만이라도 이해하자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어. 역시, 예상대로 서문만 읽기 쉬웠어. ㅠㅠ
리처드 도킨스는 네커 정육면체의 예를 들면서 보통 우리가 한쪽 면을 보지만 다른 면을 통해서 정육면체를 본다고 틀린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다른 각도에서 본 생각이라는 것을 이해시키려 해. 아마 [이기적 유전자]란 책 때문에 많은 비난을 받아서 그런 것 같아. 그래도 아빠는 그 책이 정말 위대하다고 생각해. 콜린 턴블은 피그미족 친구, 켕케를 생전 처음 숲 밖으로 데리고 나와 산에 올라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풀을 뜯는 아메리카들소 몇 마리를 보았어. 켕케는 그 들소를 보고 저건 무슨 벌레냐고 물었어. 콜린 턴블은 그것은 들소라고 하자 켕케는 폭소하며 그런 바보 같은 거짓말은 하지 말라고 했어. 켕케는 숲 속에서 살아서 원근감이란 것을 아예 몰랐던 거지. 리처드 도킨스는 켕케와 같은 우리를 넓은 초원으로 이끌고 저것이 들소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려는 것 같아.
유전자 결정론은 우리의 조상이 똑똑하면 우리도 그 유전자를 물려 받아 똑똑하다고 결론짓는 것이고 유전자 선택론은 유전자는 늘 선택을 하며 아주 조금씩 변형된다는 거야. 민서, 명서는 어떻게 생각하니? 아빠는 만약 유전자 결정론에 따른다면 우리는 조상과 그리 달라지지 않다는 것인데 실제는 우리와 조상은 아주 많이 달라졌어. 그 말은 즉 유전자의 선택에 의해 우리는 조금씩 조금씩 진화를 했다는 것이지.
민서, 명서야.. 정말 책이 너무 어렵네... 몇 페이지 읽고 요점을 생각해보면 생각나는 게 없어-_-;
모든 동물이 완벽하게 최적화되었다고 믿는 생물학자는 '적응주의자'라는 비난을 받기 쉽다고 해. 그런데 이런 최적화를 위한 완전화에 대한 제약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리처드 도킨스는 6가지로 압축한단다. 시차, 역사적 제약, 이용 가능한 유전적 변이, 비용과 재료에 따른 제약, 다른 수준에서 일어난 선택에 기인한 한 수준의 불완전화, 환경의 예측 불가능성이나 '악의'의 기인한 실수가 바로 그것들이야. 생물학자들은 자연선택은 최적화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과 유전적 부동, 즉 선택보다는 우연으로 인해 세대에 걸쳐 일어나는 유전자 빈도가 변화한다는 주장 사이에서 논쟁을 벌이고 있어. 우리 민서, 명서는 어떤 것이 맞다고 생각하니?
아빠의 짧은 생각으로는 두가지 모두 일어난다고 생각해. 유전자는 자신의 환경에 적응하려 최적화를 시도하지만 그런 시도중 우연한 유전자의 변형이 생물의 진화 방향 각도를 조금은 바꿀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물론 그 조그만 각도는 시간이 지나며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종으로 변해갈 수 있지.
군비경쟁과 조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쉽게 말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100이라는 에너지를 자신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곳에 100을 나눠 쓰는 거야. 예를 들면, 아귀는 자신의 긴 근육 끝에 벌레처럼 보이는 미끼를 이용해 작은 물고기를 사냥해. 그런데 작은 물고기는 아귀의 미끼를 구별하는데 자신의 에너지를 쓰고 다른 곳에서 에너지를 빼느냐를 유전자는 자연선택을 한단다. 하지만 작은 물고기의 유전자는 아귀의 미끼를 구별하는데 에너지를 쓰지 않았어. 왜냐하면 아귀의 숫자는 적기 때문에 희생되는 물고기는 작아서 작은 물고기들이 자손을 낳으며 번창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지 않기 때문이야. 이런 식으로 유전자는 자신의 개체 또는 종에 최적화를 향해 나아간단다.
전작 《이기적유전자》에서도 나온 '밈'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 밈은 인간사회에 내려온 문화와 같은 거야. 문화는 다음 세대에 계속해서 이어져가며 인간의 뇌에 저장되며 생존의 법칙과도 같아. 이 장에서는 유기체, 집단, 밈은 복제자인지 그저 운반자인지 이야기하고 있어. 유기체, 집단, 밈은 단순한 운반자라고 보기에는 한 생애를 살면서 유전자를 조합하며 때로는 전 생애로부터 받은 유전자를 다르게 조합하기도 하며 자신의 생애를 끝내고 다음 생애에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주지. 그렇다면 이들은 단순한 운반자 역할만 하고 새로운 유전자 조합은 하지 않을까? 우리 명서가 아빠의 얼굴을 많이 닮았지만 똑같지 않다는 점만 보더라도 우리 민서, 명서는 이해할 거라 생각한단다.
무법자 유전자는 이름처럼 유전체 나머지에 해롭게 작용해, 선택은 몸 전체에 미치는 무법자의 해로운 효과를 무효화하게 작용하는 유전자를 선호할 거야. 이러한 변경 유전자는 무법자 유전자의 효과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대립 유전자에 비해 선호될 것이라고 해.
여기 《멋진 신세계》를 쓴 올더스 헉슬리의 시를 읽어보렴.
수백만의 수백만의 정자들
널리 생을 받기는 했지만
대홍수를 피한 가련한 노아만이
살아남는다는 희망을 품노라
그리고 그 수억 개 중 하나만이
어쩌다 될 수 있었던 것은
셰익스피어, 또 한 사람의 뉴턴, 신선한 숙녀-
그러나 그 하나는 바로 나였다
부끄럽게도 너보다 나은 자를 몰아내고
타인을 두고 방주에 올라탔다!
우리 모두보다 더 나은, 고집 센 호문쿨루스
네가 조용히 죽었더라면!
수백만을 대신에 세상에 나왔으니, 정말 열심히 살아야 겠지? ㅎㅎ
이 책의 후반부로 가면서 이 책의 제목인 [확장된 표현형]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가 나와. 먼저 달팽이와 흡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단다. 흡충은 달팽이 집을 아주 두껍게 만들어서 달팽이뿐만 아니라 자신도 더 잘 보호하도록 하는데 대신 달팽이의 생식기능을 희생시킨단다. 달팽이가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줄 후손을 갖는 것은 흡충과는 전혀 관계가 없기 때문이야. 즉 흡충의 유전자가 달팽이에게 까지 미쳐 확장된 표현형으로 나타나는 거야. 이렇게 달팽이에 기생하는 흡충도 있지만 아예 다른 개체가 다른 개체에게 영향을 미치는 확장된 표현형도 있어. 뻐꾸기가 아주 좋은 예야. 뻐꾸기는 개개비의 둥지에 탁란을 하고 개개비가 자신의 새끼를 키우도록 새끼는 어미를 조종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예를 들면, 큰 울음소리, 입을 벌리면 선명한 색깔이 어미로 하여금 먹이를 주도록 조종하지. 이런 것도 개체와 개체 사이의 확장된 표현형이야. 한 유기체 안에서 유전자 군집끼리 상호작용하듯이 개체와 개체도 마찬가지로 상호작용하면서 확장된 표현형이 나타나는 거란다.
도킨스는 자신은 네커정육면체의 다른 방향으로 보는 법을 제시한다고 했어. 우리의, 우리 사회의 바라보는 방식은 한 방향으로만 국한되는 경우가 많아. 그리고 다른 방면을 보는 사람을 배척하고 야유하는 일이 다반사란다. 하지만 이런 다양성을 인정하고 여러 방면으로 바라보는 법을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더욱 풍성한 사고를 갖출 수 있을 거야.
이 책을 거의 3주에 걸쳐서 읽었지만 너무 어려워서 생각나는 건 많지 않지만 한 분야에 이렇게 심오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를 연구하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일어났어. 아빠는 늘 어렵고 귀찮은 건 싫어하는 데 말이야. 아빠에게도 이런 열정이 한 분야에 일어났으면 좋겠고 그리고 너희들도^^ 아빠가 너희들이 어떤 분야를 좋아하는지 찾아주려고 노력할게^^
2017.05.13.11:45.... 아침으로 케이크와 라면을 먹고 쉬고 있을 때....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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