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글: 파트릭 모디아노
번역: 김화영
독서기간: 2018.11.08~2018.11.14
민서, 명서야~~ 오늘은 201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파트릭 모디아노의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란 책을 읽었어.
이 책은 작은 단원이 15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장은 서로 연결고리가 없어. 첫 장을 호기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지만 1장의 끝이 특별한 메시지가 없는 상태에서 2장은 전혀 다른 장소와 시간, 인물이 나오는 것이 의아했어. 각 장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며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어. 계속해서 읽다 보면 정확한 시간, 장소, 인물이 나오는데 이야기는 뭔가 희미하게 아빠에게 다가왔어.
명확한 재료를 가지고 이야기를 희미하게 만들어간다? 이야기꾼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토대로 사실이 빠진 시기엔 자신의 상상력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파트릭 모디아노는 사실을 토대로 이야기를 상상력에 맡기며 안개에 빠지게 만든단다.
이 책의 화자는 모두 파트릭이야. 결과는 이야기를 희미하게 하지만 구체적인 시간, 인물, 장소, 물건의 묘사는 매우 구체적으로 나와. 아빠도 아빠의 기억 속에 시간이 많이 흐른 장면들은 상징적인 것만 기억이 날 뿐 많은 부분이 지워졌어. 때론,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사실과 다르게 생각하여 잘못된 기억의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해.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거리 이름, 왼쪽, 오른쪽, 위아래, 이층, 삼층, 그리고 6월 12일, 토요일, 저녁, 아침, 1973년, 1930년대, 열여덟 살, 열네 살... 코로맹데, 레트 버틀러, 제나이드, 로제 푸 셍, 조르주 보 웨, 토토, 주느비에브 카틀랭, 오펜펠트, 레이놀드, 마기, 뷰베르, 랑드리 등등의 구체적인 단어는 오히려 현실감을 상실한단다.
아빠의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파트릭이 아버지 사업을 돕는 수단으로 승마를 하기 위해 간 대저택에서 벌어진 이야기야. 이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 각각이 제한된 정보로 이들을 신비롭게 만들며 인물들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한단다. 이들은 과연 무엇을 하려 하는지, 어떤 심성의 소유자인지, 선량한 자인지 등등은 아빠가 상상력으로 정할 수가 있단다. 특히, 로베르 제로보에 관한 이야기는 파트릭의 과거 기억 속의 사건을 로베르 제로보와 연결시키며 하나의 소설을 만들어 내. 물론, 결론은 명확히 끝나지 않지만 역시 그건 아빠의 몫이야...
책을 읽으며 이런 묘한 기분은 처음인 듯 하구나. 무엇이든지 확실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현대인들에게 이런 희미한 이야기들은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만, 결국 우리는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으며 또한 정확하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단다.
'산다는 것은 하나의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집요하게 애쓰는 것이다' 르네 샤르
2018.11.14.21:31.... 민서는 샤워하고 있고 명서는 샤워도 하지 않고 잠들어 있을 때..... 너희들을 기억 속에서 잃지 않고 싶은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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