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사계절 꽃 산행
지은이: 현진오
독서기간: 2019.01.16~2019.01.23
민서, 명서야~ 오늘은 늘 배우고 싶지만 삶이 빡빡하다는 핑계로 아빠가 거의 알고 있는 것이 없는 꽃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했어. 우리 민서, 명서는 꽃을 좋아하니? 세상에는 아주 많은 꽃이 있다는 것에 가끔 아빠는 깜짝깜짝 놀란단다. 우리 사람의 얼굴이 제각각이듯이 이들 꽃도 자기만의 개성적인 모습과 향기를 지니고 있어. 우리 일상에서 꽃을 비유하는 말이 너무나 많지만 정작 꽃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네...
이 책을 쓰신 현진오 박사님은 한평생 꽃만을 연구하며 지내신 분이시란다. 우리 민서, 명서도 진로를 결정할 때, 어떤 직종이 유망하다는 정보만으로 결정하지 말고 너희들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이 비록 돈이나 명예와 좀 떨어져 있어도 관심 있는 분야를 평생 즐기면서 일하기를 바란다.
이 책은 1부는 산 따라가는 길, 2부는 꽃 따라가는 길로 이루어져 있어.
점봉산에는 세계적인 희귀 식물인 한계령풀의 최대 군락지가 있어. 점봉산의 곰배령을 사진으로 보니 마치 알프스의 모습처럼 너른 풀밭이 가슴을 확 트이게 하는구나. 예전에 '점봉산 산 풀꽃 보기'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고 하여 우리 민서, 명서랑 같이 갈 생각에 찾아보았더니 현재는 이런 프로그램이 없어서 아쉽네.
동강은 5억 년 전에는 바다였다고 해. 그래서 바닷가에 살던 식물이 진화하여 독특한 식물상을 간직하고 있다고 해. 희귀종인 동강할미꽃은 동강댐을 막은 공로도 있다고 하는구나. 백운산 칠족령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동강 물굽이 사진 역시 너무나 아름답네.
북한산은 국립공원이라고 하기에는 식물의 종류가 많지 않지만, 서울의 허파 역할을 한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해. 이런 대도시에 살면서 바로 곁에 이런 국립공원이 있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거야.
천마산도 경기도권에 위치하고 있는데 꽃이 아주 많다고 해. 태백산, 소백산도 글을 읽으며,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구나. 식물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너무 즐겁게 산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변산반도에는 바닷가 모래에서 자라는 희귀 식물들은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해. 아빠는 모래에서 자라는 식물을 보지 못한 거 같은데 이렇게 많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구나...
유명산은 억새풀 밭이 장관이라고 하는데 우리도 가 볼까? 그 억새풀 사이사이에 귀엽게 초롱초롱한 꽃들이 피어있으니 얼마나 마음속의 찌꺼기들을 덜어낼 수 있을까?
울릉도에는 독특한 식물들이 많은데 개발로 인해 서식지들이 파괴되고 있다고 해. 자연보전과 개발의 줄다리기는 끝이 나지 않는 전쟁 같구나. 어느 한쪽도 바로 이거다라고 말을 할 수 없으니.... 울릉도의 섬말나리의 노란색 꽃과 뒤로 젖혀진 꽃잎의 모양이 개성이 있고 왠지 시원해 보이는구나. 넓은잎 산마늘은 춘궁기에 목숨을 잇게 해 주었다는 뜻으로 '목숨 명'자를 써서 명이라고 부른다고 해. 명이 나물 정말 맛있는데...ㅎㅎ
설악산은 가끔 속초 갈 때 외설악의 멋진 풍경을 볼 때마다 참 아름다운 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이곳에서도 희귀 식물 및 한국 자생 식물들이 많이 자라고 있다고 해. 설악산은 청초한 하얀색의 바람꽃이 아빠 마음에 쏙 드네.
속리산은 아빠가 중학교 3학년 때 졸업여행으로 다녀온 곳이야. 문선대를 거의 4시간에 걸쳐 올라갔던 기억이 나네. 이곳도 바위에 많은 식물이 자라고 있지만, 역시 나쁜 환경으로 인해 식물의 자생지가 사라질 위기에 있다는 것이 아쉽구나. 금낭화가 참 멋있네...
오대산은 우리 가족이 월정사에 갔을 때 맛만 보았는데 다음에는 상원사에도 다녀오자꾸나. 지리산은 아빠가 다녀온 산 중에서 가장 자연을 깊게 느낄 수 있고 신령스러운 기운마저 느꼈단다. 2년 전 우리가 여름휴가로 간 야영장에서 처음으로 반딧불도 보고 말이야. 야영장으로 가는 길은 정말 깨끗한 공기와 머릿속의 복잡한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을 만끽했었지. 이런 오대산과 설악산에 여러 희귀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고 하니 이런 곳은 더 이상 개발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우리나라 식물 종류가 3,500 종인데 제주도에 1800종이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 식물의 보고라고 할 수 있어. 식물 학자들에게 우리나라 중 어느 곳을 탐사하고 싶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제주도라고 하는구나.
여기 나오는 변산바람꽃, 앉은부채와 애기 부채와 애기 앉은부채, 미선나무, 광릉요강꽃, 갯취, 분홍바늘꽃 등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단다.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이들이 파헤쳐지기도 하고 기상이변 등으로 환경이 나빠지기도 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식물 탐사를 가서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곳에서 희귀 식물을 보면 '심봤다'라고 외치며 기뻐하는 것이 이해가 가네. 아빠는 그동안 식물원은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이 책을 보며 식물에 관심이 많이 가는구나. 이렇게 책을 읽으며 호기심이 하나하나 생기는 것이 삶의 기쁨이 한 가지씩 늘어나니 무언가 아빠의 마음속에 충만해지는 느낌이야. 우리 민서, 명서도 이런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구나.
큰 제비 고깔, 한라 송이풀, 금방망이, 둘쭉나무, 산용담, 위도상사화도 희귀 식물이며 식물을 연구하는 저자에게 보이지 않아 애를 태우는 모습은 알면 사랑한다는 말이 떠오르네. 아빠에게 이런 대상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딱히 떠오르게 없는데 인생을 헛 산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이 세상에 살면서 세상의 잣대가 아닌 나만의 기준으로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겠지. 아빠는 두루두루 호기심을 가지고 나이에 상관없이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것이 언제든 나타날 것이라 믿어. 우리가 하찮게 생각하는 한 송이 풀에 자신의 인생 대부분의 시간과 열정을 쏟는 글 쓴 분에게 저절로 존경심이 생기는구나. 이런 꽃들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겠지. 백양꽃이나 상사화를 나중에 정원이 생기면 심어보고 싶구나.
들쭉나무의 열매는 블루베리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맛이 있다고 하고 북한 들쭉술이 유명하다고 하네. 맛을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만..... 언젠가는.... 위도상사화는 서해안 위도에서 발견되어 지어진 이름인데 위도에 핵 폐기장 건설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실행이 되지 않아 위도상사화에게 그리고 인간들에게 정말 다행이구나. 가시연꽃은 수생식물로 만화에 나오는 식물 괴물처럼 생겼어. 그래도 식물 다양성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소중히 여겨야겠지. 아빠 경험상, 첫인상이 험상궂은 사람이 알고 보면 순진하고 착한 사람이 많더라고..ㅎㅎ. 들통발은 식충식물이고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식충식물은 끈끈이주걱이 있어. 식물이 곤충을 먹잇감으로 삼는 건 질소나 인 같은 무기물질을 흡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하는구나. 이들은 진화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물질을 다른 식물처럼 수동적으로 얻는 것이 아니고 식물의 고정관념을 뒤엎은 역발상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고로, 우리는 끈끈이주걱을 본받을 필요가 있겠네...ㅎㅎ
아빠는 이 책에서 여러 아름다운 꽃 사진도 보고 설명을 읽으며 호기심이 생겨서 좋았고, 더욱 좋았던 것은 저자가 꽃을 찾으러 다니는 자연 속에서의 과정이 그림으로 그려지며 부러운 마음과 고생도 심했을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저자에게는 무한한 행복이었다는 면이 아빠에게도 스트레스를 풀게 해주는구나.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산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아빠에게는 뭔가 신선하고 복잡한 생각을 버릴 수 있어서 좋아.
2019.01.23.21:30.... 민서는 밀린 일기를 쓰고 명서는 까불까불 하고 있을 때..... 우리 민서, 명서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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