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수호지 9
글: 시내암
번역: 이문열
독서기간: 2020.05.20~2020.05.25
민서, 명서야~ 오랜만에 수호지를 다시 읽는구나. 코로나19로 도서관이 폐쇄되어 책을 빌릴 수 없어 무척이나 아쉬웠었는데 다시 책 속의 바다에 다이빙할 수 있어 무언가로부터 해방된 듯한 기분이 드네. 그동안 잊혔던 이름들, 송강, 오용, 노준의 등도 너무 반갑고 말이야.
왕경, 반기를 들다
왕경은 방주를 차지하고 그곳을 근거지로 삼았어. 그리고 그 세력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었지. 관군은 왕경의 군사들에게 꼼짝없이 당하면서 마침내 도성 가까운 남풍부까지 쳐들어오게 되었어. 도군 황제는 채유와 동관에게 왕경을 물리치라는 칙지를 내렸지만, 싸움다운 싸움도 해 보지 못하고 역적의 손에 완주성이 떨어졌어. 그리고 그때 송강은 역적을 치라는 조서를 받았어. 송강은 노주와 양주를 구하고 그리고 꾀로 완주성을 점령한단다. 그리고 삼남을 향해 가는데...
송강은 크게 역적을 무찌르고
미생은 송강군에 쫓겨 산남성으로 들어갔어. 참군좌모의 계략을 받아들인 단이는 완주성으로 군사를 보냈지만 성수 서생 소양은 옛적 제갈량이 썼던 계책으로 왕경 군을 물리쳤어. 또 하나 단이의 탐욕으로 결국 산남성은 송강에게 떨어졌어.
잇따른 승리
다음 계획으로 형남군을 칠 계책을 의논하고 있는데 추밀원에서 서경에 자리 잡고 있는 역적들을 치라는 서찰이 왔어. 송강은 오용과 의논한 끝에 서경에는 노준의를 보내 치게 하였고 자신은 형남으로 향했어. 노준의는 해승이 이끄는 군대를 물리쳤으나 양지, 손안, 변상과 일천 인마가 보이지 않았어. 이에 해보는 그 지역 농부의 도움을 받아 지칠 대로 지친 그들을 구해내지. 이런 싸움을 보고 있자면, 꼭 장기를 두는 듯하구나. 앞의 수만을 보는 것이 아닌 앞의 앞의 앞 수를 보고 한 수를 두는 것 말이야. 이런 지혜를 얻기 위해 아빠는 오늘도 책을 읽는 거야. 한때 구멸의 요술로 위험에 쳐했으나, 교도청이 이를 물리쳤어. 그리고 노준의는 서경을 들이쳐 빼앗었지.
다가오는 결전
미생에게 당빈은 죽고 소양과 배선, 김대견이 사로잡혀 갔다는 소식을 듣고 송강의 병은 깊어졌어. 형남을 지키는 적장 양영은 이들의 이름을 들어 알고 있어 항복을 권유하자, 이들 셋은 한 목소리로 절대 무릎을 꿇을 수 없으니 빨리 죽이라고 했어. 그리고 엄청난 고문을 받았지만 이들은 꿋꿋했어. 아빠는 상상만 해도 어떻게 이를 이겨낼 수 있을지... 그런데 성안의 소가수라는 호걸이 백성들을 이끌어 양영을 죽이고 성문을 열어 송강의 군사를 맞아들여 형남을 차지하게 도왔지. 미생은 다시 야습을 하려 했지만, 그마저도 실패하고 말아.
왕경을 사로잡다
드디어 왕경과 결전의 한판을 앞두고 송강은 오용의 계책을 따랐어. 왕경은 송강 군사들의 질서 정연하고 위엄에 찬 모습을 보고 "저놈들이 저러니 우리 군사들이 싸울 때마다 졌구나......"라고 했어. 겉에서 풍기는 모습으로 이미 상대를 제압했으니, 이 싸움을 질 수 있을까? 아빠의 목표는 옷은 남루하게 입어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빛을 띠는 것인데...ㅎㅎ
그렇게 왕경은 사로 잡히고 그의 가족들은 모두 죽임을 당해서 일장춘몽 같은 왕의 생활도 막을 내렸어.
동경으로 돌아간 호걸들
반역자를 물리치고 송강의 무리는 동경으로 입궐하여 천자를 알현했어. 그리고 천자는 송강과 그의 형제들에게 벼슬을 내릴 것을 지시했지만, 채경과 동관은 송강을 두려워하며 낮은 관직을 내렸어. 이렇게 우두머리 바로 아래가 똑바르지 못해 망한 나라나 기업이 상당히 많다는 것은 역사가 말해주고 있어. 임금이건 사장이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아주 중요해. 그리고 형제들이 한 두 명씩 송강을 떠났고 그는 기러기를 보며 외로움을 느꼈어. 이 부분에서 이 소설에서 복선이 깔리는 듯 해. 이런 송강을 위로하는 오용은
" 형님께서 운수가 사나운 걸 잘 아시는데 걱정할 게 무엇 있겠습니까? 모든 일은 될 대로 되어 가기 마련이니 너무 마음 쓰지 마십시오."
라고 말해. 마치 오용이 이 아빠를 위로하는 듯해서 순간 가슴이 시렸단다.
방납을 치다
그때 다시 강남에서 방납이 반란을 일으켜 장 총병과 유 도독을 보내긴 했지만 천자의 근심이 깊었어. 송강은 숙 태위에게 자신들이 방납을 치러 가겠다고 말하여 그는 이 말을 천자에게 전하자 천자는 무척 기뻐했어.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했는데도 동경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천덕꾸러기가 되어가는 자신의 처지를 잘 아는 송강은 차라리 전쟁을 하러 가는 편이 더 나았을 거라 생각했을 거야.
그리고 강남을 향해 나아갔고 장순과 시진이 알아온 첩보를 이용해 윤주를 치고 단도현마저 차지했어. 송강의 무리에는 물론 무예에는 능하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도움이 많이 되는구나. 전쟁하면 무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손자병법》에 나온 것처럼 싸우지 않고 점령하는 것이 가장 상책이라 하니 무예는 최후의 수단일 뿐이야.
비릉군의 싸움
단도현을 빼앗은 송강은 제비로 노준의와 두 갈래인 상주와 호주 중 어느 곳을 치러 갈지를 뽑았어. 이어서 송강은 상주와 소주를 노준의는 선주와 호주로 향하기로 결정되었어. 여사낭은 비릉군으로 쫓겨가 그곳을 지키고 있었어. 관승은 처음의 전투에서 한도와 팽기를 잃어 평정심을 잃어 패했어. 송강은 계속해서 형제들을 잃으며 뭔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느끼지만 그런 그를 오용은 위로했어. 이번에는 이규, 포욱, 항충, 이곤이 여 추밀의 군대를 그대로 밀어붙여 승리를 거두었어. 그리고 적장인 김절은 송나라에 투항할 결심을 하여 성문을 열어 송강은 손쉽게 비릉군을 얻을 수 있었어. 그리고 노준의도 승리를 거두었다는 소식에 송강은 흐뭇했지만, 다시 정천수와 조정, 왕정륙이 죽었다는 소리에 다시 오열했어. 이런 소식은 송강의 마음을 어지럽힐 뿐만 아니라 우울증까지 생기게 했을 듯하구나.
소주도 떨어지고
송강은 다시 무석현으로 향하다 여사낭이 이끄는 군대와 마주쳐 여사낭은 서령에게 옆구리를 찔려 죽고 군대는 뭉개졌어. 뒤이어 방모가 직접 군대를 이끌고 나타나 전투를 벌였지만 방모는 송강의 군대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소주성을 지킬 뿐 나아가 싸우려는 마음이 없었어. 그리고 튼튼하고 깊고 넓은 해자를 가진 소주성의 허점을 캐기 위해 이준, 동위, 동맹이 태호를 나갔어. 이들은 도둑의 꾐에 빠져 죽을 뻔했지만 호걸을 알아본 비보, 예운, 복청, 적성이 극진히 대접하고 소주성을 빼앗는데 일등 공신이 되었어. 이준은 이들을 송강에게 소개하고 무겁게 쓰이게 하려 했지만, 비보는 아래와 같이 말해.
"세상일이란 이길 때가 있으면 질 때도 있는 법이요. 사람에게도 흥할 때가 있으면 쇠할 때도 있게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형님께서는 양산박에서부터 공을 이루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 동안 싸움마다 이겨 오셨습니다. 요나라를 칠 때도 왕경을 사로잡을 때도 형제들은 한 사람도 잃지 않으셨지요. 그런데 이번에 방납을 치면서는 그렇지가 못한 듯합니다. 여러 형제를 잃어 날카로운 기세가 꺾인 걸 보면 하늘이 마련해 준 운세도 다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저희가 벼슬을 하지 않는 것도 실은 세상이 너무나도 험악해서입니다. 이제 두고 보십시오. 천하가 태평해지면 형님들은 하나하나 간신들에게 목숨을 잃게 될 것입니다. 옛날부터 태평세월은 원래 장군들이 만들지만 장군들은 그 태평세월을 즐기지는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아빠에게도 공감이 간단다. 때론 공을 세우고도 억울하게 죄인 취급받는 경우가 있거든. 이런 세상사에 휘말리지 않으려 오늘도 세상의 중심에서 떨어진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을 거야. 아빠도 이룬 것이 없지만 그저 은둔까지는 아니어도 조용히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항주의 혈전과 장순의 죽음
시진은 자신의 공이 특별히 없음을 내세워 연청과 함께 적진으로 들어가 귀중한 정보를 알아오겠다고 했어. 송강은 걱정이 되었지만 시진은 뜻을 굽히지 않아 그렇게 연청과 준비를 마치고 떠났어. 한편 천자는 다시 안도전을 자신이 부리겠다며 그를 데려갔어. 이렇게 한 명 한 명의 형제들이 사라질 때마다 얼마나 허무하고 텅 빈 마음이 들까? 장순은 항주성이 빈틈이 없어 자신이 수문을 통해 성안으로 숨어든 뒤 불을 놓은 신호로 공격하자며 이준을 설득했어. 그리고 그는 물 위에서 펄펄 나는 것처럼 물에서 죽었어.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송강은 오열을 하며 직접 물가로 가서 제사를 지내러 갔어. 그리고 적군은 송강을 잡으러 들이쳤지만 매복에 당했지.
원수를 갚고 영해군을 되찾다
노준의 쪽에서도 몇 명의 형제들이 죽었다는 소식에 송강은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어. 오용의 꾀로 항주성을 치는데 이규는 자신들이 석보를 잡아오겠다며 포욱, 항충, 이곤과 더불어 선봉을 섰다가 그만 포욱이 적의 꾀에 당해 목숨을 잃었어. 다행히 항주성으로 가는 원평사의 쌀을 실은 배를 이용하여 항주성은 무너지게 되었어. 그리고 한 맺힌 죽음을 당한 장순의 혼이 형인 장횡의 몸으로 들어가 방천정의 목을 베어 송강 앞에 놓고 혼은 장횡의 몸을 떠났어. 아빠도 사람의 혼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많고 또 혼이 있다는 것을 믿고 있어. 늘 과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아직도 세상에는 널려있단다.
방납의 부마가 된 시진
한편 시진과 연청은 생김새나 말하는 품이나 행동거지가 속되지 않고 말도 청산유수처럼 잘하여 방납의 마음에 쏙 들었고 금지 공주까지 그와 혼인을 시켰어. 시진은 방납이 좋아할 말만 골라서 안심을 시켰어. 아빠도 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참 부럽구나. 물론, 한비자처럼 말을 더듬기는 했지만 그의 사상은 후세에 전해 내려오는 사람도 있지만 말이야.
오룡령의 힘든 싸움
송강은 대군을 거느리고 부양현을 향하고 있었어. 그리고 석보는 군사를 이끌고 송강의 군대를 맞았지. 송강은 석보의 군대를 두들기고 오룡령 아래에까지 진군해서 진을 쳤어. 오룡령을 몰래 올라 공을 세우려던 해진, 해보 형제마저도 적병에게 죽자 오용의 만류에도 송강은 화를 내며 군사를 움직였다가 자신도 목숨을 잃을 뻔했어. 삼국지에서도 관우와 장비를 잃은 유비가 전군을 움직였다가 오의 군대에게 크게 당했던 이야기가 떠오르는구나. 그래서 분노에 아무리 휩싸여도 냉철해지지 않으면 더 큰 위기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렴. 결국 오룡령을 오를 수 있는 샛길을 알려준 한 늙은이 덕분에 목주까지 다다를 수 있었어.
목주, 흡주도 떨어지고
한편 노준의도 욱령관을 점령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었지만 시천이 한 암자의 중에게 샛길을 알아내어 욱령관을 얻었어. 그리고 흡주성까지 밀고 나아갔어. 성문이 열려있어 뛰어든 선정규와 위정국은 적의 함정에 빠져 죽음을 당하자 노준의는 함정을 흙과 적의 시체로 메꾸고 성을 들이쳐 빼앗었어. 너무 많은 호걸들이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게 되는구나. 특히, 죽음을 함께하기로 한 친구가 먼저 저 세상으로 가게 되면 눈이 뒤집혀 적진으로 뛰어드는 것도 이해가 간단다.
역적의 소혈로
드디어 방납이 있는 청계현을 칠 계획을 세웠는데 이준이 쌀을 실은 배를 이끌고 방납에게 바치는 척하는 것이었어. 방걸이 자신의 무예를 뽐내며 진명까지 해치웠을 때 노준의 군사가 방납의 군사 뒤까지 왔다고 하자 깜짝 놀라 후퇴를 했어. 그런데 방납이 청계동에 이르자 미리 숨어 들어가 있던 이준과 완소칠, 완소오, 동맹, 동위가 성안에 불을 질러 성안을 어지럽게 하였고 송강의 군대는 그대로 밀고 들어가 청계현을 차지했어. 그리고 방납은 방원동으로 쫓겨 들어갔지. 그리고 시진은 거짓으로 송강의 장군들을 잇따라 물리치자 방납의 신임을 더욱 두텁게 쌓았어.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시진은 송강 편으로 돌아서서 방걸을 죽게 만들어. 방납은 간신히 포위망을 빠져나와 산속을 헤매다 노지심에게 잡혀 갔어. 하루 전의 왕에서 일반 백성보다도 못한 사람이 되는 것은 꿈을 가진 자의 몫이란 생각이 드는구나.
큰 공은 이루었으나
드디어 방납을 물리치고 송강은 동경을 향해 갔어. 그런데 동경을 가던 중 노지심은 갑자기 깨달음을 얻고 열반의 경지에 이르렀어. 한평생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그는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까? 그리고 무송 또한 육화사에 남기로 했어. 그 뒤로 연청 또한 노준의에게 가는 길이 보람이 없을까 걱정이란 말을 하고 자신은 이름을 숨긴 채 편안하게 삶을 마치고 싶다며 떠났어. 그리고 이준 또한 동위, 동맹과 함께 전에 약속했던 비보를 비롯한 네 호걸을 찾아가 뒷날 섬라국의 왕이 되어 즐겁게 살았다고 해. 송강의 무리는 동경에 가서 천자를 알현하고 각각에 알맞은 벼슬을 받고 자기 자리로 가게 된단다. 함께 동거 동락하는 형제들이 뿔뿔이 흩어지니 송강의 마음은 얼마나 허전했을까?
꽃잎처럼 지는 영웅들
하지만 모두가 벼슬을 받은 것은 아니야. 일부는 벼슬을 버리고 편안한 삶을 택했어. 아빠에게도 언젠가 이런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듯 하구나. 그리고 드디어 채경, 동관, 고구, 양전 네 사람은 송강의 무리가 벼슬을 받은 것이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며 노준의를 죽이고 송강도 죽게 한단다. 송강은 자신이 천천히 퍼지는 독약을 먹은 것을 안 뒤 이규가 반란을 일으킬 것을 염려해 이규를 불러 독약을 먹게 하여 같이 죽는단다. 그리고 송강은 황제의 꿈에 나타나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말하여 한을 풀듯 했지만 황제는 다시 간신들의 놀음에 빠져 그들을 벌하지 않았어. 결국, 이 소설은 간신들의 승리로 끝나는 것이 못마땅하구나.
송강이 죽어 이야기가 끝나니 아빠는 옛날 코에이에서 나온 삼국지 게임 중 모든 성을 차지해서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드네. 늘 해피엔딩만이 이야기의 결말이 되어야 속이 시원했지만 이렇게 송강의 죽음은 아빠를 좀 당황하게 만들고 언짢은 기분이 들게 하네. 어린 시절부터 아빠에게는 늘 영웅은 죽지 않고 세상을 구원하는 캐릭터인데 말이야. 하지만 이 책의 이야기처럼 되는 것이 현실이란다. 현실은 누구에게도 혜택을 주지 않아. 액면 또는 숨겨진 의미 그대로를 읽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이야. 하지만 아빠는 편안한 삶을 살아가며 유유자적한 인생 또한 승리하는 것이란 생각을 한단다.
2020.05.25.22:38.... 민서, 명서는 '빅트립'을 볼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너희들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빠가~~
334. 싸가지가 있어야 성공한다 (0) | 2020.06.03 |
---|---|
333.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 (0) | 2020.05.25 |
331.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0) | 2020.05.10 |
329. 영국스타일 (0) | 2020.05.02 |
328. 최고의 선택 (0) | 2020.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