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술상 위의 중국
글: 고광석
독서기간: 2020.07.20~2020.07.24
민서, 명서야~~ 오늘은 긴 역사를 가진 중국을 술로써 이야기해 보는 책을 읽기 시작했어. 아빠는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지만 조금씩 마시는 것은 좋아해. 술을 많이 마시면 소화가 잘 안 되어서 많이 마시지 못하네. 중국의 역사가 긴 만큼 술의 역사 또한 아주 길고 명주가 많아. 작가 선생님은 술을 좋아하시는 것 같으니 책에도 많은 정성이 실려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책을 읽으면서 책에 나오는 명주를 한 잔씩 마시면서 읽으면 더 실감 나고 더 재미있을 것 같네. ㅎㅎ
제1부 중국의 술
술을 처음 만든 것은 문헌적으로 두 가지 설이 있어. 하나는 중국 한족의 시조인 황제가 처음 만들었다는 설이고 두 번째는 두강이라는 사람이 최초로 술을 빚은 사람이라는 기록이 후한 때의 《설문해자》에 나온다고 해. 술은 몸에 해롭기만 한 것이 아니야. 동의보감에서는 '술은 혈맥을 소통케 하고 위로 오르는 성질이 있어, 적당히 조금 마시면 정신을 강화하나 지나치면 목숨을 위태롭게 한다.'라고 되어 있으니까. 술을 뜻하는 한자 주(酒)는 밑이 뾰족하고 목이 긴 항아리의 겉모양에서 따온 상형문자인 유(酉)에 물을 뜻하는 삼수 변이 붙어 오늘의 주(酒) 자가 탄생했다고 하는구나.
중국 술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크게 황주, 백주, 노주로 나뉘어.
이 책에 나오는 명주는 소흥주, 분주, 마오타이주, 서봉주, 오량액, 검남춘, 낭주, 노주노교특국주, 고정공주, 동주, 양하대국주, 전흥대국주, 고량주, 태백주, 두강주, 죽엽청, 삼화주, 향교주, 삼편주, 신풍주, 수정방과 주귀가 있어.
작가님은 양하대국주가 최고라고 생각하시니 마셔보고 싶구나. 아빠는 이중 한국사람들이 주로 마시는 고량주와 죽엽청만 마셔봤어. 많이는 못 마시니 한 잔씩 마셔보고 싶네.
제2부 술이 빚어낸 역사
나라를 다스리는 술
역사 이야기중 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때가 많았어. 물론 역사에서는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술이 없었다면 역사는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을 거야. 바로 전에 읽었던 《수호지》에 나오는 호걸들은 늘 주막에 들러 고기와 술을 아주 맛있게 먹어 치웠어. 그리고 영웅들은 술로 인해 많은 실수를 해서 목숨이 위기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 이처럼 술은 사람을 정상과는 다르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야.
하나라의 걸왕이나 은나라의 주왕은 연못에 술을 채우고 곳곳에 고기를 걸어놓은 주지육림 고사를 만든 위인들이야. 이런 사치의 절정은 멸망이야. 절제를 하지 못한 뒤에 오는 것은 늘 위기란 것을 잊으면 안 돼.
하지만 자신의 말을 훔친 도둑에게 술까지 준 진나라의 목공은 이 도둑들이 위기에서 목공의 목숨을 구해주었으니, 술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복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단다.
이런 술을 복으로 이용한 경우로는 월나라의 구천이 오나라에게 복수하려 출병할 때 술통을 강물에 쏟아부은 다음 모든 장병들이 마음껏 퍼 마시게 한 것이나 한나라의 무제가 곽거병에게 술을 하사했으나 20만 군사가 마시기에 턱없이 부족하자 강의 상류에 술을 전부 쏟아부어 모든 장병이 같이 마시도록 한 것은 뛰어난 리더십의 본보기란다. 이런 군대가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나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야.
진의 소양왕이 조나라에 있는 화씨벽을 탐내자 인상여는 화씨벽도 가지고 돌아오고 여러 성도 빼앗기지 않았어. 이 고사가 완벽(完璧)이란 단어를 만들었다고 하는구나.
술자리가 왕의 자리를 넘겨주게 되는 경우가 홍문연에 있단다. 항우가 주최한 홍문연에서 범증은 유방이 큰 인물임을 알고 항우에게 이 자리에서 꼭 죽여야 한다고 간언 했으나, 항우는 그 말을 듣지 않고 결국 유방에게 죽임을 당한 것은 엄청난 대가를 치른 술자리라고 할 수 있어.
한 혜제 시절 조참은 재상이었지만 매일 술만 마셨어. 혜제는 조참에게 나무라자, 조참은 자신은 소하에 미치치 못하니 그가 만든 제도를 잘 따라갈 것이라 했어. 조참은 개국공신들이 하나같이 죽임을 당하자 조용히 있는 것이 살 길이라 생각한 거야. 상황에 맞게 행동하여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지. 이런 것은 현재에도 아주 유용하단다.
19세기인 청말에 혁명운동을 한 여성, 추근은 여성의 해방운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고향의 소흥주를 아주 즐겼다고 해. 이 시절에 여성이 혁명운동과 술을 대놓고 즐기는 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고 또 용기 있는 여성이었어.
이 책에서 나온 자신의 왕조를 만든 왕들인 유방, 조조, 주원장, 조광윤의 공통점은 의심이 굉장히 많았다는 거야. 왕조를 이룩한 뒤 수많은 공신들을 죽였으니까...
문학과 사랑에 향을 더해주는 술
삼국지에서 조조의 아들인 조식은 중국의 문학사에 우뚝 솟은 인물이야. 하지만 정치에는 재능이 없었나 봐. 조조는 조식을 매우 사랑하여 기회를 주었지만 번번이 조식은 조조를 실망시켰어. 그리고 장자인 조비가 조조의 자리를 물려받았지만 조비는 늘 조식을 미워하여 괴롭혔지. 조비가 어느 날 연회 석상에서 일곱 걸음을 걷기 전에 시를 짓지 못하면 죽이겠다고 하자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서 조비를 멀쑥하게 했어.
콩을 삶기 위하여 콩대를 태우나니
콩이 가마 속에서 소리 없이 우노라
본디 한 뿌리에서 같이 태어났거늘
서로 괴롭히기가 어찌 이리 심할까
동진의 대시인 도연명은 이태백이 폭주하는 것과는 달리 애주가였어. 그가 말하기를 "평생 술을 끊지 아니하였으니 술을 끊으면 즐거움이 없기 때문이다. 저녁에 마시지 않으면 잠자리가 편치 않고 새벽에 안 마시면 일어날 수가 없다."
아빠도 한가로이 삶과 술을 즐기고 싶구나.
동진 초기 술을 무척 즐긴 필탁은 음주가 지나쳐 자주 공무를 그르쳤으므로 마침내 파면이 되었어. '필탁'하면 술을 즐기는 사람을 일컫게 되었단다.
술꾼의 우상은 역시 이태백이야. 이태백은 왕도 무서워하지 않고 시를 짓고 술을 마셨어.
두보 또한 술에서라면 뒤지지 않아. 그는 매일 퇴근하면 옷을 맡기고라도 술을 마셨다고 해. 당연히 외상으로도 마셨다고 하니 요즘 같으면 알코올 중독자라고 치료를 권유받았을 거야. 그런데 이렇게 술꾼들이 문학사에서 기둥들인 것을 보면 술이 시상을 떠오르게 하긴 하는 것 같아. 술을 마시면 감성적으로 변하기도 하니까...
위의 가난한 대 시인들과는 달리 백거이는 비교적 부유해서 한적하게 술을 즐겼다고 해. 그가 항주 자사를 하고 있을 때, '하루 술을 마시면 아흐레의 피로를 씻는다. 아흐레의 피로가 없고서야 어찌 백성들을 편히 다스리겠는가. 하루 술을 안 마시면 어찌 나의 심신을 즐겁게 하겠는가'라고 했으니 술은 밥과 같은 존재였을 거야.
왕거이는 정협이라는 이와 술을 마시며 '술이 임자를 만나면 천 잔도 적고'라고 하자 정협은 '뜻이 맞지 않으면 반 마디도 많다'라고 하여 술자리에서 벗의 중요성을 강조했어.
제3부 안주와 주법
여기서는 술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에 대한 글이 나와. 아빠는 2006년 하이난에 한 번 다녀왔는데 중국 음식을 처음 먹고 속이 너무 느끼해서 그 뒤로 먹지 못했어. 그렇지만 우리 입맛과 맞는 음식도 많을 거야.
이곳에 나오는 음식 중 통돼지구이 카오루주, 상하이 게찜, 상하이따쟈세, 북경오리구이가 맛보고 싶구나.
그리고 중국의 술 문화에 대해서 나오는데 이상한 것은 지금껏 술을 말로 마시는 사람들에 대해서 나왔는데 정작 중국 사람들은 취하도록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거야. 책의 주제와 중국 술 문화가 맞지 않아서 좀 당황이 되네.
중국의 술 문화는,
첫째, 자기 잔을 남에게 돌리지 않는다.
둘째, 남의 잔은 조금만 비워도 채워야 한다.
셋째, 새로운 요리가 나오면 술을 마신다.
넷째, 과음하지 않는다.
다섯째, '깐뻬이!' 하면, 정말로 건배한다.
아빠는 술을 많이 마시지는 못하지만 사연이 담긴 술을 맛보는 것은 그저 취하기 위해서가 아닌 중국의 문화를 같이 마실 수 있어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 아빠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술을 좋아하는 사람 중 나쁜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어. 그들은 대부분이 양보하고 그저 술자리에서 즐기고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이 목적일 뿐 다른 목적이 없으니 순수하다고 할 수 있어. 이렇게 되다 보니 아빠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술을 잘 먹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빠가 못 견디겠네. ㅎㅎㅎ
2020.07.24.22:05.... 명서는 TV를 3시간째 보시고, 민서는 자기 방에서 무엇을 하는지..... 그래도 너희들을 사랑하는 아빠가... 폭우가 쏟아지고 가을처럼 차가운 바람이 불어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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