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안개속의 고릴라
글: 다이앤 포시
번역: 최재천, 남현영
독서기간: 2020.07.24~2020.08.01
민서, 명서야~~ 오늘은 앨런 루트, 마크&델리아 오웬스와 같이 야생 속으로 동물을 연구하고 보호하기 위해 들어간 다이앤 포시의 책을 읽기 시작했어. 1960년대에 이미 공원의 크기가 줄고 방목과 밀렵으로 몸살을 앓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어떨까? 인터넷을 좀 찾아보니 공원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듯 하구나. 하지만 아직 반정부 세력 때문에 좀 위험한 거 같아. 올해 4월에 이 세력이 민간인 포함 공원 관리원 16명을 사살했다고 하니 말이야.
1. 칼 에이클리와 조지 섈러의 초원에서
다이앤 포시는 어릴 적부터 아프리카에 가고 싶었어. 그래서 7주간의 아프리카 사파리를 위한 경비를 마련하고자 은행에서 3년짜리 대출을 받았다고 해. 그리고 1963년 9월 아프리카로 출발했어. 이미 이때부터 산악고릴라를 보고 싶어 했기에 그곳에서 침팬지를 연구하고 있는 제인 구달을 고용한 루이스와 메리 리키 박사 부부를 만났어. 이는 운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 산악고릴라를 보고 싶다는 말에 리키 박사는 다이앤 포시를 눈여겨보았어. 그녀가 구덩이에 빠지며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에도 산악고릴라를 보고 싶은 마음에 카바라로 갔어. 카바라는 조지 섈러가 1963년부터 3년간 연구하던 곳이었고 산악고릴라와 40만 년 된 화산 서식처를 보호하기 위해 벨기에 정부로 하여금 알베르 국립공원을 설립하도록 제창한 미국 태생의 자연학자 칼 에이클리의 무덤이 있는 곳이야.
리키 박사는 그녀를 만나러 미국까지 찾아와 산악고릴라 연구를 권유했어. 그녀는 승낙했지만 리키 박사는 고지대에서 연구하기 위해 맹장을 떼어내야 한다고 했지. 이런 상황에서 민서, 명서는 어떻게 하겠니? 아빠 같으면 포기했을 확률이 90%였을 거야. 하지만 그녀는 맹장을 떼어냈어. 그리고 6주 후에 리키 박사는 "사실 당신이 정말로 맹장을 제거할 필요는 없었어요. 그건 단지 지원자의 결심을 시험하는 방법이었을 뿐입니다.!"라는 편지를 보내왔어. ㅠㅠ
1966년 12월 그녀는 드디어 아프리카행 비행기에 올랐어. 그런데 런던의 히드로 공항에서 존 루트를 만나 루트부부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 그리고 1967년 1월 6일 카바라에 캠프를 설치했어. 루트 부부가 떠나고 그녀는 두려움에 사로잡혔어. 문명의 세계에서 살다가 오지에 있다는 생각은 두려움, 공포, 외로움 등이 떠올랐을 거야.
이곳에서 연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콩고 민주공화국의 내전으로 포시는 군인들에게 억류되었고 재치를 통해 우간다로 간신히 넘어올 수 있었어. 리키 박사를 만나 르완다의 카리심비 산에 캠프를 차렸어.
여기까지만 해도 책 한 권을 쓸 수 있을 것 같네... 연구를 시작하기까지 이미 지쳤을 거란 생각이 드네.
2. 새로운 출발: 르완다의 카리소케 연구센터
르완다는 이 시기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였어. 그래서 해마다 볼캉 국립공원의 면적은 줄어들고 있었고 방목과 밀렵도 늘어나는 추세였지. 또한 와투치족이 바후투족을 노예로 전락시켜 부족 간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었어.
1967년 9월 24일 오후 4시 30분에 포시는 카리소케 연구센터를 설립했어. 먼저 포시는 가축을 방목하는 이들과 밀렵꾼들과의 전쟁에 돌입했어. 밀렵꾼들이 놓아둔 올가미를 제거하고 올가미에 걸린 동물들을 구조했어. 이런 올가미에 고릴라도 여럿이 희생되었어. 캠프에서 일하겠다고 찾아온 세레게라는 밀렵꾼이었고 주술을 통해 포시를 죽이려까지 했으니 밀렵꾼들도 포시를 눈엣가시처럼 여겼을 거야.
어느 날 비행기를 타고 비룽가 지대를 비행한 결과 공원은 방목과 밀렵으로 병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분명했어. 물론 고릴라들도 그들의 선조들이 살았던 숲에서 쫓겨나야 했지. 이런 것을 보면 과연 현재 국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하는 것이 진정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란 의문이 생기는구나. 사람들이 먹고살기 위해 공원을 불법으로 이용하는 것을 뭐라 할 수 없는 게 먹고 살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 르완다의 인구밀도가 낮았더라면 공원까지 침범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3. 카리소케의 풍경
카리소케 센터를 차리고 같이 일하는 르완다인들에게 고릴라를 추적하는 법 등 연구에 필요한 기초를 쌓으며 시간은 흘러갔어. 추적은 배변이 가장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해. 무엇을 먹었는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등등. 물론 발자국도 이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데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보통의 고릴라 집단은 하루의 40%를 쉬는 데 사용하고, 30%는 먹는 데, 나머지 30%는 이동하거나 먹으면서 이동하는 데 보낸다고 하는구나. 주요 먹이로는 엉겅퀴와 쐐기풀, 셀러리, 갈륨 덩굴 등이야. 침팬지는 육식을 가끔 하는데 고릴라는 육식을 하는 것은 이 책에 거의 나오지 않는구나. 심지어 고릴라가 다이커를 잡았는데도 놀잇감으로 생각하지 먹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들은 육식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야.
고양이와 같이 만족감이 최고에 달한 고릴라들은 종종 부드럽게 가르랑거리는 소리를 낸다고 해. 그리고 다른 고릴라를 징계할 때는 꿀꿀거리는 소리를 내고 말이야. 고릴라와 갑자기 마주치면 굉장히 위험한데 이때는 도망가지 말고 가만히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고릴라가 가슴을 두드리며 소리를 지르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다는 것이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아.
4. 고릴라 가족의 삼대: 제5집단
포시는 베토벤이 이끄는 제5집단의 생활상을 살펴보며 이들의 가족 구성, 행동, 의사소통, 먹이 등 여러 가지를 관찰했어. 물론 이들이 포시를 인정했기 때문에 좀 더 가까이 가서 이들을 관찰할 수 있었어. 암컷은 지위가 있는데 에피가 가장 높고, 마체사, 리자, 아이다노 순이었어. 한 집단은 대략 15~20마리로 구성되고 수컷은 성년이 되면 독립하고 암컷도 다른 집단으로 옮기기도 한다는구나. 이들은 가족 중심의 혈연집단이어서 서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어. 부모는 자신의 아이들과 놀아주고 혼내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엄마, 아빠가 우리 민서, 명서에게 알려주듯이... 하지만 어린 고릴라들은 이런 엄마, 아빠 고릴라의 훈계를 듣는 둥 마는 둥하기도 해. 우리 민서, 명서처럼 말이야. ㅎㅎㅎ
포시가 이들을 관찰한 10년 동안 이 집단 구성원 중 여러 마리가 죽고 또 태어나면서 세대교체가 되었어. 우두머리인 베토벤은 가족 구성원이 하나하나 죽는 것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그저 자연의 섭리라고 생각할라나... 이들이 이동 중 다른 집단과 마주치면 유혈사태가 벌어지며 크게 다치기도 해. 인간과 가까운 친척이니 다른 집단과 협상하는 법을 알면 좋을 텐데... 같은 고릴라들은 적이 아니니까 말이야.
고릴라들이 공원경계로 이동하여 위험한 상태에 있으면 포시는 직원들과 함께 안전한 장소로 몰기도 했어. 그리고 지즈는 덫에 걸려 손목에 살이 패이기도 했지만 이런 덫을 경험한 베토벤이 이빨로 빼내었어. 다정한 퀸스가 죽고 마체사도 죽었어. 이들이 하는 행동은 이들의 죽음에 대한 의식인 듯 하구나.
5. 동물원으로 간 야생의 고아들: 코코와 퍼커
공원 관리소장은 어느 날 독일 쾰른 동물원에서 고릴라 새끼 두 마리를 구해달라고 했다고 했어. 물론, 관리소장은 랜드로버 한 대와 금일봉을 받기로 하고 말이야. 관리소장은 밀렵꾼들을 고용하여 새끼 고릴라를 잡았어. 포시는 당장 관리사무소로 달려가 그 고릴라를 데리고 왔어. 나중에 코코라고 이름 지은 이 고릴라를 잡기 위해 고릴라 가족 10마리를 죽였다고 했어. 돈 앞에서의 잔인함은 정말 경학스럽구나. 그러나 관리소장은 이번에는 퍼커라는 새끼 고릴라를 잡았고 또 8마리의 다른 고릴라를 죽였어. 포시는 퍼커도 데려와서 이들을 극진히 보살폈어. 코코는 포시를 금방 받아들였지만 퍼커는 그녀를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 이들이 건강해지고 함께 뛰어놀고 장난치는 행복한 날 뒤에 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은 영화와 같구나. 관리소장이 코코와 퍼커를 데려가는 것을 막자 그는 그럼 다른 고릴라 새끼 두 마리를 잡기 위해 여러 마리의 고릴라를 죽일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놓지. 포시는 코코와 퍼커를 보내는 선택밖에 없었어. 포시는 아마 이들과의 정 때문에 많은 눈물을 흘렸을 거야.
이들이 동물원으로 옮겨지고 10년 정도 뒤에 두 달 사이로 모두 죽었다고 하는구나.
코코가 두려움에 떨며 포시의 캠프에 있을 때 다른 고릴라 소리를 듣고 눈물을 펑펑 쏟은 것을 보면 인간이 얼마나 못된 짓을 하는지 새삼 깨닫게 된단다.
6. 카리소케 연구센터로 찾아온 동물들
카리소케 연구센터에서 포시는 코끼리와 버팔로, 나무바위너구리들의 합창으로 외롭다는 생각보다 환상적인 시간이라고 생각했어. 정말 자연에 특화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카바라에서 데려온 닭들인 루시와 데지가 죽고 직원들이 새로운 한 쌍인 월터와 월마를 선물로 주었어. 월터는 개처럼 포시를 배웅하고 마중 나왔다고 하니 특별한 닭이야. ㅎㅎ 그리고 두 달 반가량 된 암컷 박서 잡종인 강아지, 신디는 모든 직원들의 사랑을 차지했고 다른 동물들과도 잘 지냈어. 한때 신디는 밀렵꾼들에게 납치되었지만, 다시 찾아올 수 있었어. 또 죽어가는 작은 푸른원숭이, 키마를 잘 보살펴서 기운을 회복했지만 키마는 완전 악동이었어. 그 외 다이커, 부시벅, 버팔로 등이 카리소케로 찾아왔어. 이중 올무에 걸려 심각한 다리 부상을 입은 개를 치료했으나 키울 수가 없었는데 얼 홀리먼이라는 배우가 캘리포니아로 데려갔다고 해.
포시는 사람이 아닌 동물을 이웃으로 생각하고 외로움을 느끼지 못했어. 정말 천직을 제대로 찾아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7. 두 고릴라 가족의 자연적인 소멸: 제8,9집단
제8집단은 우두머리 라피키를 중심으로 퍼그, 삼손, 기저, 피너츠, 코코가 있었지만 유일한 암컷인 코코가 죽자 수컷들 사이에 싸움이 잦아졌어. 라피키는 제9집단과의 싸움을 통해 마초와 메이지라는 암컷을 얻었어. 하지만 삼손이 메이지를 빼돌리고 나이가 든 라피키가 죽음으로서 나머지 제8집단 개체들은 뿔뿔이 흩어졌어.
제9집단은 제로니모를 중심으로 13마리가 있었으나 힘이 넘쳤던 제로니모가 늙자 5마리만 남아있었어. 그리고 제로니모가 더 이상 보이지 않자 제9집단도 소멸되었어. 결속력이 강한 고릴라이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이런 가족의 결속력을 와해시킬 수 있어. 인간처럼 말이야...
8. 카리소케 연구센터를 찾아온 사람들
아빠 생각에 카리소케는 아주 고요하고 인적이 드문 곳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착각이었어.
카리소케 연구센터가 유명해지면서 각종 미디어사에서 찾아와 연구를 방해하기도 하고 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고 카리소케를 마치 관광객을 위한 장소로 착각하여 연구소 사람들을 괴롭혔어. 그리고 연구를 위해 지원하는 학생들은 대부분이 얼마 못 견디고 고국으로 돌아가 버렸어. 자신이 관심 있어하는 일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 이면의 힘든 일을 못 견딘단다. 이는 여러 가지 다른 일에서도 마찬가지야. 무언가 하려 한다면 자세히 그 일에 대해 알아보고 결정해야 해.
하지만 카리소케의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된 학생들도 있었어.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연구를 위해서가 아닌 공원의 동물들을 보호하려는 마음이 앞섰다는 거야. 자신의 연구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고릴라를 추적하면서 젖은 바지와 신발을 신고 판쵸의로 하게니아 나무 아래서 자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해야만 했어.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가 하는 일의 목적을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더 큰 공동체를 위해 일을 한다면 더 보람 있고 에너지가 넘친다는 거야. 아주 중요한 이야기이구나.
9. 새로운 우두머리의 등장: 제4집단
비소케 산의 경사면에서 고릴라 집단 소리를 들었다는 밀렵꾼을 통해 포시는 제4집단을 만나게 되었어. 우두머리 은색 등은 위니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어. 그리고 가장 어린 고릴라의 이름은 엉클 버트로 포시의 친척 이름을 따왔어. 제4집단을 관찰하기 시작하면서 위니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 위니는 제4집단과 떨어져서 지냈어. 그리고 얼마 뒤 위니는 하늘나라로 갔어.
그리고 어린 엉클 버트가 우두머리가 되었는데 책임감도 별로 느끼지 못하고 미숙했어. 이 집단에서 디지트라는 포시에게 잊히질 않는 고릴라를 만났어. 디지트는 포시에게 상당한 관심을 보였어. 엉클 버트는 우두머리로서 아직 미숙했기 때문에 제8집단을 만났을 때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행동했어. 하지만 이 어리숙한 우두머리가 버틸 수 있었던 힘은 혈연으로 맺어진 결속력이었어. 하지만 인간의 입장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면도 있어. 고릴라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겠지만...
10. 가족의 성장: 제4집단
디지트는 무럭무럭 성장하여 어느새 이인자의 자리에 올라서며 제4집단의 보초 역할을 훌륭히 맡았어. 그리고 르완다 관광청에서 볼캉 공원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포스터 광고용으로 쓸 고릴라 사진을 부탁하자 포시는 디지트의 사진을 제공했어. 디지트는 르완다 전역의 공항과 호텔, 은행, 공원 관리사무소에 배포되어 '스타'가 되었어.
또한 제4집단의 단결력이 커지는 과정에서 타이거 역시 디지트처럼 자기의 자리를 잡아갔어. 사람도 마찬가지이지만 고릴라도 갑자기 어미가 죽거나 떠나면 우울증에 걸려 이상 행동을 한단다. 그만큼 정신적인 충격이 심할 거야. 우리 민서, 명서도 그렇지 않겠니?
제8집단으로부터 마초라는 암컷을 얻었어. 마초는 퍼시에게 늘 신뢰의 부드러운 눈길을 보냈어. 하지만 다른 암컷들은 마초를 괴롭혔기 때문에 늘 집단에서 떨어진 곳에서 지냈어.
암컷의 가장 어른인 올드 고트가 죽음을 암시하고 사라졌을 때 포시와 카리소케 직원들은 그녀의 사체를 찾아 온통 헤매다가 하게니아 나무 구멍 속에서 찾았어. 고릴라들은 자신이 죽을 때 다른 동물들이 찾지 못하는 곳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 같아.
여러 해 동안 디지트와 엉클 버트는 집단 간 충돌에서 가족을 보호하고, 집단 내 다툼을 중재하는 역할을 협력하여 집단을 안정적으로 꾸려 나갔어. 이들이 사이가 좋지 않았다면 이미 일찍이 이 집단은 붕괴되었을 거야. 자신과 집단을 위해 필요한 존재를 끌어들이고 유지하는 능력, 즉 사회적인 능력은 인간의 세계와 같이 고릴라 세계에서도 집단을 유지해 나가는 핵심적인 능력이야.
11. 밀렵꾼에 의한 학살: 제4집단
제4집단의 엉클 버트는 집단 구성원의 존경을 받는 권위 있는 우두머리로 성숙해 가며 안정적으로 무리를 이끌어 나가고 있었어. 열 살 정도의 수컷 비츠미를 영입한 것은 좀 의외였어. 엉클 버트는 다른 집단과의 우위를 점유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지위를 넘볼 수 없는 적당한 나이의 수컷을 받아들인 것일까?
1978년 1월 1일 네메예라는 직원이 두려움에 젖은 목소리로 밀렵꾼과 개 그리고 핏자국을 보았다고 말했어. 그리고 바로 그 장소로 가서 흔적을 따라가니 디지트의 몸은 토막토막이 나 있었어. 포시는 디지트의 시체를 보기 두려웠을 거야. 자신과 교감을 가장 많이 한 고릴라이기 때문이야. 그리고 포시의 마음에 벽이 생겼어. 그녀는 밀렵꾼들이 얼마나 증오스러웠을까? 아빠도 만약 아빠가 정말 아끼는 생명체를 누군가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헤쳤다면 증오심과 복수심이 가득했을 거야.
포시는 공원 내 밀렵방지 활동을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리고 지금까지 해온 행동들이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어. 정말로 공원 내의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그저 월급만 받으면 끝이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1978년 7월 24일 한 학생이 엉클 버트가 가슴에 총을 맞고 목이 베였다고 했어. 포시는 가슴이 무너져 내렸을 거야. 엉클 버트가 죽음에 따라 타이거가 무리를 이끌어 나가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비츠미가 지위를 찬탈했지만 역시 무리를 이끌어 나가기에는 쉽지 않았어. 결국 암컷들은 안전한 다른 무리로 속속 떠나며 제4집단에는 타이터스, 타이거 그리고 미츠미 세 마리만이 남았어. 결국 밀렵꾼으로 인해 제4집단은 위태로운 운명에 처하게 되었어...
어느 날 먹을 것을 가져다주는 사람이 아픈 어린 고릴라를 데리고 왔어. 역시 밀렵꾼들에 의해 부모를 잃은 고릴라였지. 이름을 보나네로 지어주고 훈련을 시킨 다음 제5집단에 넣어주기로 했지만 이카루스 및 다른 암컷들의 구타로 보나네는 그들을 보고 밝은 마음을 접고 간신히 기어서 포시쪽으로 왔어. 결국 수컷들로만 이루어진 제4집에서 보나네를 받아들였고 결국 산의 고릴라가 되었어. 하지만 1981년 5월 엄청난 비와 우박으로 인한 폐렴으로 죽었다고 하는구나.
인간으로 인해 교란된 생태계의 전형적인 모습이 보여서 가슴이 참 아프다. 자연은 인간의 것이 아닌 서로 의지하는 관계인데 우리 인간은 무언가를 너무도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
12. 희망을 가져다준 새로운 가족의 형성: 넌키 집단
30대 중후반으로 추정되는 수컷 넌키는 혼자서 돌아다녔어. 그리고 암컷들을 하나둘씩 얻으며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릴 기회를 가졌어. 제4집단이 무너지는 여파로 이익을 본 것은 넌키였지. 1982년에 넌키의 집단은 16마리까지 불어 났어. 정말 자수성가란 표현이 딱 맞는구나. 물론 이 집단도 밀렵꾼으로 인해 새끼 두 마리를 잃었어.
이 책을 쓰고 있을 상황은 비룽가 공원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고릴라 및 야생 동물의 서식처가 줄어 들며 개체수 또한 줄어 들고 있었어. 이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자연을 지키는 것이 이들에게 어떠한, 얼마의 이익을 가져다주는지를 교육하는 일이야. 이들은 닥친 현재만을 보며 미래의 큰 이익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말이야.
포시는 미래의 재산이 이들 고릴라뿐만 아니라 자이언트 판다, 회색곰을 보호하기 위해 즉각적이고 강력한 보호 활동을 해야 한다고 했어. 유럽의 이상적인 보호정책은 현실의 문제에 처한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는 다른 나라 일이라고...
우리 민서, 명서도 자연의 위대함과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값으로 매기지 못할 경제적, 심리적 이익들은 끝이 없다는 것을 잘 생각해 봐. 자연이 없어지는 순간 우리 인간도 없어지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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