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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 강신주의 감정수업

삶의 기쁨 독서 이야기

by Jinnyboy 2020. 11. 2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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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강신주의 감정수업

글: 강신주

독서기간: 2020.11.25~2020.12.07

 

민서, 명서야~~ 오늘은 스피노자의 철학을 기본으로 인간의 48가지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을 읽기 시작했어. 스피노자에 대한 책은 읽어 본 적이 없는데 그의 일생과 철학에 대한 관심은 가지고 있어. 다른 책에서 얼핏 본 기억으로는 그의 인생이 험난했다는 것이야. 그래도 그는 부를 선택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험난한 방랑을 했다고 했어. 그가 부와 험난함과 바꾼 귀중한 것은 무엇일까? 그는 죽을 때 행복했을까?

 

1부 땅의 속삭임

1. 비루함-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노예 의식

《무무》에 나오는 노예인 게라심은 몸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감정마저도 여주인에 의해 차단당했어. 이런 상태가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후 게라심은 강아지인 무무에게 사랑을 쏟았어. 하지만 여주인은 이 마저도 허락하지 않고 무무를 죽이려 했어. 게라심은 자신이 직접 무무를 죽여. 그럼으로써 여주인이 죽이려는 것을 거절하고 자신이 행동을 선택하지. 육신뿐만 아니라 감정마저도 자기 것이 아닌 상태에서 게라심은 감정은 오롯이 자신이 주인이라는 것을 선포했어. 차라리 그가 무무와 함께 도망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무무를 죽임으로써 독립된 개체로 태어난 것을 상징하는 것이겠지만 말이야.

비루함이란 슬픔 때문에 자기에 대해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는 것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2. 자긍심-사랑이 만드는 아름다운 기적

《정체성》에서 장마르크는 샹탈이 더 이상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투덜거림에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시라노라는 이름으로 편지를 보내기 시작해. 그러면서 장마르크는 샹탈을 더 자세히 관찰하게 되고 그녀의 장점을 더 발견하게 돼. 샹탈도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찾고 생활하게 된단다. 비록 익명의 이름으로 그녀의 장점을 부각해주었지만 어쩌면 이것은 아빠가 너희들에게, 아빠가 엄마에게, 아빠가 회사 후배들에게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단다.

자긍심이란 인간이 자기 자신과 자기의 활동 능력을 고찰하는 데서 생기는 기쁨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3. 경탄-사랑이라는 감정의 바로미터

《오래오래》에서 불륜의 한 쌍인 엘리자베트와 가브리엘은 진정한 사랑의 관계를 오래 지속하고 있어. 이 책에서 나온 '누구나 아는 바와 같이 아내라는 존재는 청혼에 응하는 그 운명적인 순간부터 여자라는 종에서 벗어나 별도의 잡종이 된다'라는 문구는 결혼은 사랑의 종말을 알리는 의식이라는 거야. 불륜은 상대를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서로에게 귀속되지 않는 서로에게 뜨거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랑이라는 상황에 있는 거지. 물론, 가족에게는 이와는 상대하지 못할 더 큰 가치가 있지. 젊은이 같은 사랑이 부부 사이에 없어질지 몰라도 서로에 대한 존경과 책임감은 더 커지니 말이야.

경탄이란 어떤 사물에 대한 관념으로, 이 특수한 관념은 다른 관념과는 아무런 연결도 갖지 않기 때문에 정신은 그 관념 안에서 확고하게 머문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4. 경쟁심-서글프기만 한 사랑의 변주곡

토니 모리슨의 소설 《술라》는 술라와 넬, 두 흑인 여성들의 사랑을 통해 경쟁의 대상이 누구인지 술라의 죽음으로 넬이 깨닫게 된단다. 한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행하는 행위가 오히려 관심을 잃게 만들 수도 있어. 너희가 사랑의 대상이 상대방의 관심을 끌기 위한 행위인지 때론 헷갈릴 수 있으니 잘 생각해 보렴.

경쟁심이란 타인이 어떤 사물에 대해 욕망을 가진다고 우리가 생각할 때, 우리 내면에 생기는 동일한 사물에 대한 욕망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5. 야심-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약점

기 드 모파상의 《벨아미》에서는 사랑을 이용한 왈테르와 주위의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야. 벨아미란 뜻이 '아름다운 애인'이고 이 소설은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핑계로 한 야심을 가지는 이야기야. 아빠도 많은 여성들이 순수한 남자들의 성격을 보는 것이 아닌 부를 보고 결혼하는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사랑은 돈을 밝히기 위한 가면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해. 너희들은 무엇을 택하고 싶니? 겉치장 혹은 내면의 충만함?

야심이란 모든 감정을 키우며 강화하는 욕망이다. 그러므로 이 정서는 거의 정복될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이 어떤 욕망에 묶여 있는 동안에는 필연적으로 야심에 동시에 묶이기 때문이다. 키케로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고상한 사람들도 명예욕에 지배된다. 특히 철학자들까지도 명예를 경멸해야 한다고 쓴 책에 자신의 이름을 써넣는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6. 사랑-자신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힘

펄 벅의 《동풍 서풍》에서는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평소의 소신이나 가치관, 종교 등 모든 것을 포기하고 노예상태의 인간을 이야기하고 있어. 궤이란을 구습을 타파한 신세대 여성으로 만들려는 남편과 오직 남편의 사랑을 얻기 위해 전족을 기꺼이 벗어던지는 행위가 둘 사이의 사랑에 대한 감정의 괴리로 갈등이 빚어진단다. 어쩌면 궤이란의 남편은 '경쟁심'에서 나온 이야기처럼 궤이란을 이용하지 않았을까?

사랑이란 외부의 원인에 대한 생각을 수반하는 기쁨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7. 대담함-나약한 사람을 용사로 만드는 비밀

조지 오웰의 《1984》는 1948년에 쓰였지만 끝 두 자리 숫자를 바꿔서 제목으로 사용했다고 해. 아빠도 전에 이 책을 읽었지만 상세한 줄거리가 생각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슬며시 기억이 났단다. 전체주의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은 최대의 적이기 때문에 '빅브라더'는 이런 감정을 감시하고 있어. 윈스턴과 줄리아는 사랑의 감정을 싹 틔우며 대담해지지. 아쉬운 것은 윈스턴이 결국 '빅브라더'에게 굴복했다는 거야. 사랑의 힘도 전체주의를 뚫지 못했네.

대담함이란 동료가 맞서기 두려워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일을 하도록 자극되는 욕망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8. 탐욕-사랑마저 집어삼키는 괴물

《위대한 개츠비》 가난함에서 벗어나 부자가 된 개츠비는 옛 애인 데이지를 찾아오지만 그녀는 이미 돈이 많은 톰과 결혼을 했어. 하지만 데이지는 개츠비와 톰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돼. 가난이 싫어 톰과 결혼했지만 부자가 되어 돌아온 사랑했던 개츠비. 너희들 같으면 어떤 결정을 내릴까? 데이지는 자신의 탐욕을 개츠비가 충족시켜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개츠비 또한 탐욕에 물들어 있었지.

탐욕이란 부에 대한 무절제한 욕망이자 사랑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9. 반감-아픈 상처가 만들어 낸 세상에 대한 저주

《풀잎은 노래한다》 아버지에게서 학대를 받은 메리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품고 살아갔어.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노처녀라고 소곤대자 작은 농장을 소유한 리처드와 결혼을 해. 하지만 리처드의 나약함과 소시민성이 곧 제2의 아버지가 될 것과 자신은 제2의 어머니가 될 것이라는 직감을 한단다. 그리고 리처드에 대해 반감을 가지게 되지. 민서, 명서야~ 그래서 아빠가 너희들에게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어 주려 했는데 혼도 많이 냈구나. ㅠㅠ

반감이란 우연적으로 슬픔의 원인인 어떤 사물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10. 박애-공동체 의식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

《레 미제라블》 프랑스혁명의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 중 자유는 민주주의를 이끌었고 평등은 사회주의를 이끌었어. 이 둘의 갈등 속에 박애는 우리에게서 잊혀 갔었어. 장 발장은 일곱 조카를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간 옥살이를 했으니 세상에 대한 원망이 극에 달했을 거야. 하지만 미리엘 신부의 사랑으로 그는 박애주의가 되었어. 사람을 냉담하게 만드는 것도 사람이고 박애주의자로 만드는 것도 사람이란다.

박애란 우리가 불쌍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친절하려고 하는 욕망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11. 연민-타인에게 사랑이라는 착각을 만들 수도 있는 치명적인 함정

《초조한 마음》 호프밀러 소위는 어릴 적 불의의 사고로 걸을 수 없게 된 에디트를 연민하게 돼. 하지만 이런 연민을 에디트는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호프밀러는 당황하게 된단다. 하지만 여기서 그만 두었다면 상처는 더 이상 깊어지지 않았을 테지만 그들은 약혼을 했고 바로 얼마뒤 호프밀러는 동료들 앞에서 약혼을 부인했어. 이런 행동은 에디트를 자살하게 만들었어. 연민을 사랑으로 이어지게 하면 안 되는 것이 상대방이 불쌍한 상태로 남아야 연민의 감정이 남아있어 사랑과 혼동할 수 있어. 하지만 그런 연민의 대상이 없어지는 순간 사랑은 신기루가 되어버린단다.

연민이란 자신과 비슷하다고 우리가 상상하는 타인에게 일어난 해악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12. 회한-무력감을 반추하도록 만드는 때늦은 후회

《전락》 클라망스는 다리에서 자살한 여인을 막지 못한 회한으로 인해 암스테르담에 있는 음울한 바에서 '속죄 판사'를 자처했어. 그는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여인이 자살한 것에 대해 왜 그토록 죄책감을 느끼는 것일까? 그건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그녀의 자살을 막을 수 있었는데 그냥 무심히 지나친 것에 대한 회한이 아닐까? 아빠도 그런 감정을 느낀 적이 있어. 아빠가 말이나 간단한 행동으로 누군가의 작은 불행을 막을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말이야.

회한이란 희망에 어긋나게 일어난 과거 사물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2부 물의 노래

13. 당황-멘붕, 즉 멘털붕괴와 함께하는 두려움

《채털리 부인의 연인》 로렌스의 이 소설은 출간 당시 금서가 되었어. 전쟁이 한창이던 그 시절 그로 인해 불구가 된 남편을 버리는 이야기를 사회에서는 용납이 되지 않았었지. 남편인 클리퍼드에게 점점 더 환멸을 느끼게 되고 자신의 집에 고용된 사냥터지기 멜러즈를 통해 육체와 정신의 사랑을 갈구한단다. 멜러즈는 다시는 여자를 만나지 않을 거라 결심했지만 코니의 유혹으로 만들어진 자신의 욕망에 당황한단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는 순간이지.

당황이라는 감정은 인간을 무감각하게 만들거나 동요하게 만들어 악을 피할 수 없도록 만드는 두려움이라고 정의된다.-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14. 경멸-자신마저 파괴할 수 있는 서글픔

《여인의 초상》 독립성과 자유로운 삶을 갈망하는 이사벨은 가난한 남자, 딸까지 이미 있는 오스먼드와 결혼했어. 하지만 그는 겉보기와는 달리 인습의 추종자일 뿐만 아니라 부유함을 지향하는 속물이었어. 하지만 그녀는 오스먼드와 헤어지지 못했어. 결혼을 파기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지. 이런 상황을 보면 결국 이사벨이나 오스먼드는 서로를 경멸하지만 이는 곧 자신을 경멸하는 것과 같단다. 부부가 서로를 경멸하는 것은 참 슬픈 이야기구나.

경멸이란 정신이 어떤 사물의 현존에 의하여 그 사물 자체안에 있는 것보다 오히려 그 사물 자체 안에 없는 것을 상상하게끔 움직여질 정도로 정신을 거의 동요시키지 못하는 어떤 사물에 대한 상상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참 어렵게도 썼다. -_-

 

15. 잔혹함-사라의 비극

《인생의 베일》 바람둥이 찰스와 외도한 사실이 들통나자, 키티는 적반하장으로 남편 월터에게 윽박을 질렀어. 그녀는 어쨌든 사랑해서 결혼한 월터에게 잔혹함을 선사했고, 월터 또한 잔인함으로 응답했어. 그리고 월터는 이에 대한 자책감으로 중국의 콜레라 환자들을 도우러 키티와 함께 떠났어. 그리고 결국 월터는 콜레라로 죽게 된단다. 키티는 죽어가는 월터에게 아직도 자신을 경멸하는지 물었어. 월터는 "아니, 나 자신을 경멸해. 당신을 사랑했으니까."라고 잔인함을 남기고 떠났지. 이런 잔인함은 사랑의 깊이와 비례하는 것 같아.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크니까...

잔혹함이나 잔인함이란 우리가 사랑하거나 가엽게 여기는 자에게 해악을 가하게끔 우리를 자극하는 욕망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16. 욕망-모든 감정에 숨겨져 있는 동반자

《프랑스 중위의 여자》 귀족 삼촌의 상속자이자 어니스티나라는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을 약혼녀로 두고 있는 찰스는 프랑스 중위와 놀아나다 버림받았다고 손가락질받던 사라와 사랑을 나눠. 찰스는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욕망의 대상에게만 집중해. 우리는 때로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이 부모나 타인이 바라는 것인지 자신의 욕망인지 헷갈릴 때가 있어. 이럴 때는 행위를 한 다음 자신의 마음 가짐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해. 행위의 결과가 끝인지 시작인지를 느끼면 된단다. 우리 민서, 명서도 엄마, 아빠가 원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너희들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다만, 지금은 큰 방향성만 제시해 줄게.^^

욕망이란 인간의 본질이 주어진 감정에 따라 어떤 것을 행할 수 있도록 결정되는 한에서 인간의 본질 자체이다. 욕망은 자신의 의식을 동반하는 충동이고, 충동은 인간의 본질이 자신의 유지에 이익이 되는 것을 행할 수 있도록 결정되는 한에서 인간의 본질 자체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17. 동경-한때의 기쁨을 영속시키려는 서글픈 시도

《아우라》 콘수엘로는 109세의 할머니이지만 자신이 살아있다는 증거로 펠리페 몬테로와 아우라라는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낸단다. 육체와 정신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 간신히 정신적으로 열정을 다시 소유하려는 의지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하지만 저자는 육체를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을 때 과거의 절정에 사로잡히는 것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고 한단다. 아빠도 과거는 과거로써 가끔 추억할 뿐이고 현재에 충실히 행복하게 사는 것이 미래에 되새길 수 있는 또 다른 절정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해.

동경이란 어떤 사물을 소유하려는 욕망 또는 충동이다. 우리가 자신을 어떤 종류의 기쁨으로 자극하는 사물을 회상할 때 그것으로 인하여 우리는 같은 기쁨을 가지고 그것이 지금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도록 노력한다. 그러나 이 노력은 그 사물이 있다는 것을 배제하는 사물의 이미지에 의하여 곧 방해받는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18. 멸시-사랑이라는 감정의 막다른 골목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한때 순수한 사랑으로 결혼한 마사와 조지는 이제 서로를 멸시하며 밀어내려 해. 사랑으로 묶인 끈이 풀어지자 세상의 주인공이었던 상대방이 남보다 못한 사람이 된 것이지. 하지만 마사와 조지는 또 현실을 거부할 만큼 용기가 있지 않아 소심하고 나약하게 현재의 상황을 이어간단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그저 서로를 멸시하는 부부. 이런 경우에는 과감히 인연의 끈을 끊고 각자 살아가는 것이 서로의 인생을 위해서 좋을 텐데...

멸시란 미움 때문에 어떤 사람에 대해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는 것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19. 절망-죽음으로 이끌 수도 있는 치명적인 장벽

《책 읽어주는 남자》 문맹인 한나에게 책을 읽어주며 서로를 사랑하게 된 한나와 미하엘. 한나가 감옥에 가 있는 동안 미하엘은 카세트테이프에 책을 읽는 것을 녹음하여 보낸단다. 하지만 한나는 자신이 문맹이라는 것을 극도로 숨기려 했기 때문에 감옥에서 글자를 배워 미하엘에게 편지를 보내. 미하엘은 옛 생각에 빠져 책을 읽어 주는 것에 대한 자기만족에 편지에 답장 대신 카세트테이프를 계속 보낸단다. 결국, 한나는 미하엘이 자신이 문맹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을 알고 자살로 마감을 해. 사랑은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것이 오해일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런 경우 절망은 가능한 모든 밝은 미래를 사라지게 만들지.

절망이란 의심의 원인이 제거된 미래 또는 과거 사물의 관념에서 생기는 슬픔이다. 공포에서 절망이 생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20. 음주욕-화려했던 과거로 돌아가려는 발버둥

《밤으로의 긴 여로》 볼품없는 현재를 잊고 과거의 화려한 시간을 되새기기 위해 술의 힘을 빌리는 사람들. 티론과 메리의 아들 제이미와 에드먼드는 모르핀과 술에 취해 늘 인생의 정점이었던 과거를 끄집어낸단다. 이런 행위는 물론 현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지. 이 책을 쓴 유진 오닐은 이 작품을 쓴 뒤 아내에게 자신의 사후 25년 뒤 발표하라고 했다고 해. 그 이유는 이 이야기가 자신의 아픈 가족사였기 때문이야. 이런 고통의 기억이 또 시간이 훌륭한 작품을 만들었구나.

음주욕은 술에 대한 지나친 욕망이나 사랑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21. 과대평가-사랑의 찬란한 아우라

《허조그》 한때 존경받는 교수이고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미남이었어. 하지만 두 번째 아내 매들린은 남편을 무시하고 심지어 이웃집 남자와 연애를 했어. 그러나 라모나라는 여성이 허조그의 자존감을 치켜세워 주었지. 사랑은 서로 과대평가를 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고 이것이 시들해지면 사랑은 종말을 맞게 돼. 사랑은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을 그렇게 홀리는구나.

과대평가란 어떤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말미암아 정당한 것 이상으로 느끼는 것을 말한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22. 호의-결코 사랑일 수 없는 사랑

《노르웨이의 숲》 이 책은 아빠의 독서 목록에 있지만 아직 읽어 보지 못했어. 한 커플과 남자의 친구. 여자와 남자의 친구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어주기 때문에 서로 호의를 보내. 그리고 커플의 관계가 소원해질 경우가 문제야. 여자는 남자 친구와의 관계는 정체되어 있지만 그 친구에게는 계속 호의를 보내며 더 가까워진다는 거야. 호의의 대상을 조심해야겠구나. 남자 친구 입장에서도...

호의란 타인에게 친절을 베푼 어떤 사람에 대한 사랑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23. 환희-원하는 것이 선물처럼 주어질 때의 기적

《판결》 이 소설을 지은 프란츠 카프카는 아버지의 통제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 아닌 아버지가 원하는 변호사가 되었어. 그리고 이 소설에서 게오르크의 아버지는 게오르크에게 빠져 죽을 것을 선고했지. 그러자 게오르크는 이 판결이 번복되기 전에 재빨리 강가로 달려가 빠져 죽어. 그는 이것이 아버지에게서 해방이라고 생각했어. 즉, 환희는 약하고 여린 사람들이 기대치가 낮기 때문에 더 많이 느낄 수 있어. 참 슬픈 환희지 않니?

환희란 우리가 희망했던 것보다 더 좋게 된 과거 사물의 관념을 동반하는 기쁨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24. 영광-모든 이의 선망으로 타오르는 위엄

《노인과 바다》 산티아고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커다란 청새치를 잡고 상어에게 살을 빼앗기고 앙상한 가시만 가지고 돌아와. 그래도 그는 자신을 끝까지 믿어준 소년에게서 영광을 되찾는 기쁨을 누린단다. 영광을 얻기 위해서는 희소성이 있어야 해. 그는 소년에게 '별난 늙은이'라는 것을 증명해 냈으니까.

영광은 우리가 타인이 칭찬할 거라고 상상하는 우리 자신의 어떤 행동의 관념을 동반하는 기쁨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3부 불꽃처럼

25. 감사-이루어질 수 없는 서러움

《거미여인의 키스》 여기서 말하는 감사는 좀 서글퍼. 사랑하는 사이인 발렌틴과 몰리나. 이별의 전운이 감돌 때 그들은 서로에게 감사를 전해. 이 느낌을 알겠니? 결국 몰리나는 발렌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해. 아빠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애잔한 '감사'네.

감사 또는 사은은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우리에게 친절을 베푼 사람에게 친절하고자 하는 욕망 또는 사랑의 노력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26. 겸손-진정한 사랑을 위한 자기희생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자본주의에서는 인간의 가장 고귀한 감정인 사랑마저도 돈 앞에서 무릎을 꿇는단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돈으로 사랑을 매수하려는 자와 매도하려는 자가 있기 때문이지. 돈으로 사랑을 사려는 사람만 비난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야. 시골에서 올라와 파리에 있는 백화점에서 일하는 드니즈는 백화점의 사장인 무레의 금전 공세에도 전혀 마음이 동요하지 않았어. 무레는 모든 것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드니즈 앞에서 결국 겸손해졌어.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 자신감과 겸손을 오가며 균형점을 찾아가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구나.

겸손이란 인간이 자기의 무능과 약함을 고찰하는 데서 생기는 슬픔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27. 분노-수치심이 잔인한 행동이 될 때까지

《죄와 벌》 라스콜리니코프는 전당포 노파 알료나 이바노브나가 돈이 필요한 이웃을 등쳐먹는 것에 분노를 느끼고 살해해. 그러나 라스콜리니코프는 다수를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죄책감이 없었어. 하지만 창녀인 소냐를 만나면서 자신이 누군가를 단죄할 권한이 없다는 것을 자각했어. 결국, 이 모든 것이 자본주의의 폐해이지만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현실이었지. 민서, 명서야~ 분노를 느낀다고 분노의 대상에게 화풀이를 할 권한은 너희에게 없다는 것을 느끼기 바란다.

분노는 타인에게 해악을 끼친 어떤 사람에 대한 미움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28. 질투-사랑이 드리우는 짙은 그림자

《질투》화자는 프랑크와 아내 A와의 관계에 질투를 느낀단다. 이런 관계 전에는 A에게 별 관심이 없었지만 말이야. 하지만 이런 질투가 약간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순기능을 하기도 한단다. 하지만 질투는 근본적으로 타자의 행복을 슬퍼하고 불행을 기뻐한다는 면에서는 부정적인 기능이 더 많아. 아빠도 이런 질투를 줄이기 위해 남보다 아빠 자신에게 많이 집중한단다. 남과의 비교는 인생에 있어서 최악이란다.

질투란 타인의 행복을 슬퍼하고 반대로 타인의 불행을 기뻐하도록 인간을 자극하는 한에서의 미움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29. 적의-자신의 삶을 지키려는 허망한 전투

《개인적인 체험》 버드는 자신의 아이가 '뇌헤르니아'라는 선천적 질병을 가지고 태어나 고뇌에 빠진단다. 이 아이를 키우자니 평생 불구로 살아갈 것이고 그 아이를 죽인다면 평생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야 해. 그는 그의 아이에게 적의를 가져. 아이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야. 결국, 아이가 단순한 병이었고 자신의 결혼 생활도 모두 자신의 의지가 아닌 환경이 결정을 내리고 주위의 칭찬에 허무함을 느낀단다. 이 이야기는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의 자전적 이야기란 점이 더 의미가 있겠구나. 그의 아들은 장애인이지만 작곡가로 활동한다고 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투쟁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고 아빠에게도 많이 부족한 점이야.

적의는 미움에 의하여 우리들이 미워하는 사람에게 해악을 가하게끔 우리들을 자극하는 욕망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30. 조롱-냉소와 연민 사이에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고양이의 시각으로 인간은 이율배반적인 동물이야. 고양이는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는 등 지행합일을 실천하고 있지만 인간은 이것을 꿈꾸며 살고 지키기 힘들어하기 때문에 타 동물들을 존경해야 해. 동물의 시각으로는 인간이 저능의 동물로 보일 수 있음을 인정해야겠네. 그리고 고양이는 인간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난해한 문장을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최고로 인정한다고 하니 웃프구나.

조롱이란 우리가 경멸하는 것이 우리가 미워하는 사물 안에 있다고 생각할 때 발생하는 기쁨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31. 욕정-'프레스토'로 격하게 요동치는 영혼

《악마》 예브게니는 영지를 감독하는 존경받는 인물이 되려고 하는데 그가 전에 섹스 파트너였던 스테파니다가 돌아와 그녀를 볼 때마다 욕정에 휩싸이며 고뇌에 빠져. 정숙한 자신의 아내를 배반할 수도 욕정을 참아내기도 어려웠지. 그리고 둘 중 한 명을 죽이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결국 제3의 해결책인 자살을 택해.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인 욕정은 인간이 멸종되지 않는 아주 중요한 감정일 거야. 그런데 이런 본능이 사회적인 관습과 규율로 참아야 하는데 억제하는 것은 자기 수양이 필요해. 그래서 현재 가장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기도 해. 작가는 성을 금기시해서 더욱 사회는 성에 대한 관심을 멈출 수 없다고 했어.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또 하나의 인간 본능을 자극하면서 말이야.

욕정이란 성교에 대한 욕망이나 성교에 대한 사랑이다. 성교에 대한 이런 욕망은 적당한 경우에도, 그리고 적당하지 않은 경우에도 보통 욕정이라고 일컬어진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32. 탐식-자신의 동물성을 발견할 때

《먹는 일에 대한 이야기 둘》 모옌은 어릴 적 배고픔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도 식탐이 많았어. 레스토랑에서 상대방에게 집중하지 않고 먹는 일에만 몰두하는 것은 천박해 보일 수도 있기에 조심한다고 하지만 음식 앞에서는 절제가 되지 않았어. 아빠도 이런 감정을 잘 알고 있어. 어릴 적 늘 배가 고팠기 때문이야. 다른 아이들이 과자를 먹는 모습을 보며 아빠는 어떻게든 한 개라도 얻어먹으려 노력했던 기억이 나는구나. ㅠ 이런 식탐은 개인의 심리상태에서도 나타나는데 실연했을 때, 스트레스받을 때, 뭔가 허무할 때 등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우리는 음식을 한가득 뱃속으로 꾸역꾸역 집어넣는단다.

탐식이란 먹는 것에 대한 지나친 욕망이나 사랑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33. 두려움-과거가 불행한 자의 숙명

《유령》 기독교적인 윤리관을 가진 알빙 부인은 인간의 감정을 부인하며 자유분방한 남편을 묵묵히 참아내 왔어. 아들인 오스왈드가 남편의 영향을 받을까 두려워 파리로 유학을 보내지. 하지만 오스왈드는 자유분방한 파리에서 인간의 유쾌한 감정을 근거로 화가로서 명성을 쌓아.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자 자신의 어머니가 유령임을 발견해. 참 슬픈 이야기다. 알빙 부인은 남편이 유령이라 생각하고 남편과 아들은 알빙 부인이 유령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소통이 전혀 되지 않기 때문에 말이야.

두려움이란 우리가 그 결과에 대하여 어느 정도 의심하는 미래 또는 과거 사물의 관념에서 생기는 비연속적인 슬픔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34. 동정-비참함이 비참함에 바치는 애잔한 헌사

《티파니에서 아침을》 신분 상승을 꿈꾸는 고급 게이샤인 홀리는 티파니라는 보석상을 유토피아로 꿈꾼단다. 화자인 소설가 '나'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이 파라다이스에 입성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동병상련을 느껴. 동정은 같은 수준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표현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은 모욕당했다고 느끼기 쉽단다. 그래서 아무에게나 동정을 표현하면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하렴.

동정이란 타인의 행복을 기뻐하고 또 반대로 타인의 불행을 슬퍼하도록 인간을 자극하는 한에서의 사랑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35. 공손-무서운 타자에게 보내는 친절

《인간 실격》 요조는 내성적인 아이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타인에 대한 공포로 그저 남이 좋아하는 일을 자신의 욕망과 상관없이 따랐어. 심지어는 아버지가 도쿄에 가는데 갖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물었을 때도 요조는 아버지의 마음을 읽으려 했지. 이렇게 사는 것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야. 자신의 욕망을 당당히 표현할 때 행복도 움켜쥘 수 있는 것이지. 그래서 말을 잘 듣고 투정을 부리지 않는 아이를 착하게만 보는 것도 위험한 것이야. 우리 민서, 명서는 이런 걱정은 안 해도 되겠네. ㅎㅎ

공손함이나 온건함은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일은 하고 그렇지 않은 일은 하지 않으려는 욕망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아빠가 위와 같은 부류의 사람인 것 같아 마음이 좀 심란해지네...

 

36. 미움-내가 파괴되거나 네가 파괴되거나

《피아노 치는 여자》 에리카는 엄마에 의해 감정을 가지는 것을 금지되었어. 엄마의 이기심으로 그녀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휩싸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이런 미움의 감정으로 에리카가 엄마를 죽인다 해도 그녀는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 그녀는 자신의 마음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엄마를 죽여야 진정한 감정의 자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미움이란 외적 원인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스피노자, 《에리카》에서

 

4부 바람의 흔적

37. 후회-모든 불운을 자기 탓으로 돌리는 나약함

《캐스터브리지의 읍장》 경제적인 문제로 부부인 수전과 핸처드는 심하게 다퉜어. 헨처드는 마을 축제에서 만취하여 수전을 경매에 부쳐 5 기니를 받고 뉴손이라는 뱃사람에게 팔아 버려. 수전은 이를 알고 분노하여 딸을 데리고 뉴손을 따라가버려. 18년의 시간이 지나고 어느 날 수전은 딸을 데리고 캐스터브리지의 읍장으로 출세한 헨처드를 찾아와. 그리고 재결합을 하지만 딸은 뉴손의 딸이라는 것을 알았어. 이는 자신이 한 행동의 결과이니 어쩔 수 없었어. 후회는 자신의 탓이라 생각하여 자책하지만 사실 살펴보면 자신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거야.

후회란 우리가 정신의 자유로운 결단으로 했다고 믿는 어떤 행위에 대한 관념을 수반하는 슬픔이다.-스피노자, 《에리카》에서

 

38. 끌림-사랑으로 꽃필 수 없어 아련하기만 한 두근거림

《연인》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베트남에 사는 백인이지만 가세가 이미 기운 집의 딸인 소녀는 30대 후반의 부유한 중국인에게 끌렸어. 그 중국인은 이 소녀를 사랑했지만 소녀에게 그 중국인은 그저 끌림의 대상이었어. 끌림은 자신의 결핍을 채워주는 것을 보면 생기는 감정이야. 즉, 사랑은 아니었던 거지. 끌림에서 사랑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끌림의 단계에서 사랑을 말하기는 어려워 보이는구나.

끌림이란 우연에 의해 기쁨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그 어떤 사물의 관념을 수반하는 기쁨이다.-스피노자, 《에리카》에서

 

39. 치욕-잔인한 복수의 서막

《토요일》 외과의사 헨리 퍼론은 낮에 있었던 교통사고에서 건달들의 대장인 벅스터가 헌팅턴병을 앓고 있음을 간파하고 그를 환자처럼 대했고 벅스터도 유순한 환자가 될 수밖에 없었어. 벅스터는 자신의 부하들 앞에서 치욕을 느꼈어. 헨리는 그의 아픈 곳을 끄집어내어 치욕을 안겨주었기 때문에 가족들과의 행복한 만찬 자리에 벅스터는 치욕의 앙갚음을 했지. 민서, 명서야~ 남에게 이런 치욕을 주면 복수의 대상이 되니 신중해야 해!

치욕은 우리가 타인에게 비난받는다고 생각되는 어떤 행동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스피노자, 《에리카》에서

 

40. 겁-실패를 예감하는 위축된 자의식

《여명》 연하의 멋진 남자 비알이 사랑으로 다가오려 하자 콜레트는 이 사랑의 싹을 자르려 해. 사랑의 상처를 다시 내고 싶지 않은 그녀의 겁이 비알을 밀어내려고 했지. 하지만 미래에 일어날지 모르는 불행을 미리 겪지 않으려 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야.

겁남은 동료가 감히 맞서는 위험을 두려워하여 자기의 욕망을 방해당하는 그런 사람에 대해 언급된다.-스피노자, 《에리카》에서

 

41. 확신-의심의 먹구름이 걷힐 때의 상쾌함

《레베카》 드 윈터 부인은 부유한 귀족이면서 매력적인 맥심과 결혼했지만 전 부인인 레베카의 흔적이 그들이 사는 대저택과 사람들에게 그대로 남아있었어. 그래서 불안했지. 맥심이 여전히 레베카를 그리워하는 것 같아서. 하지만 맥심은 드 윈터 부인에게 자신은 레베카를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다고 고백하며 드 윈터 부인은 확신을 가져. 하지만 결국 더 짙은 의심만을 남긴단다. 확신은 의심의 구름을 걷어내어 유쾌함을 선사한단다. 확신과 의심은 동전의 양면처럼 상대적이란다.

확신은 의심의 원인이 제거된 미래 또는 과거 사물의 관념에서 생기는 기쁨이다.-스피노자, 《에티카》에서

 

42. 희망-불확실해서 더 절절한 기다림

《위대한 유산》 가난한 핍은 미스 해비셤의 예언인 아름다운 에스텔러를 사랑하라는 말에 희망을 갖는단다. 하지만 에스텔러는 돈이 없이 사랑을 얻지 못할 것 같았어. 그래서 '위대한 유산'을 받으려 했지만 결국 희망은 물거품이 되고 에스텔러는 돈 많은 부유한 사람과 결혼을 했어. 하지만 핍은 오히려 자본주의 폐해를 입지 않았어. 돈으로 사랑을 사는 것 말이야. 이 글을 읽으니 아빠도 자본주의에 점점 물들어 가는 것 같아 두려운 마음이 생기는구나.

희망은 우리들이 그 결과에 대하여 어느 정도 의심하는 미래나 과거의 사물의 관념에서 생기는 불확실한 기쁨이다.-스피노자, 《에리카》에서

 

43. 오만-사랑을 좀먹는 파괴적인 암세포

《위험한 관계》 희대의 바람둥이 발몽 자작과 요녀 메르테유 후작부인은 내기를 한단다. 발몽 자작이 투르벨 법원장 부인을 유혹하는 데 성공하는지 말이야. 발몽 자작은 그녀를 유혹하는 데 성공하긴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어. 바로 그녀를 사랑하게 된 거야. 메르테유 후작부인은 이를 간파하고 내기에서 자신이 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어. 이를 증명하기 위해 발몽 자작은 투르벨 법원장 부인을 가혹하게 버리고 그녀는 수녀원을 들어가 칩거하다 죽게 되지. 이는 발몽 자작의 오만함으로 인한 것이야. 사랑을 굴욕으로 생각했던 그의 오만은 비극을 불러왔어.

오만이란 자신에 대한 사랑 때문에 자신을 정당한 것 이상으로 느끼는 것이다.-스피노자, 《에리카》에서

 

44. 소심함-작은 불행을 선택하는 비극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폴은 젊은 청년인 시몽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에 자신의 일상에서 깨어나는 것을 느꼈어. 그리고 시몽은 그녀에게 다가오지만 그를 받아들이기를 주저했어. 왜냐하면 자신이 더 나이가 들면 그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야. 그리고 결국 바람둥이이자 오랜 연인에게 돌아가지. 그는 최소한 자기를 버리지 않을 거라 위안을 삼으면서 말이야. 소심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래에 너무 중점을 두지 말고 현재를 즐겨야 한단다. 아빠에게도 필요한 부분이야.

소심함은 우리들이 두려워하는 큰 악을 더 작은 악으로 피하려는 욕망이다.-스피노자, 《에리카》에서

 

45. 쾌감-포기할 수 없는 허무한 찬란함

《도나 플로르와 그녀의 두 남편》 플로르는 약사이자 신사인 테오도로와 재혼했지만, 고인이 된 첫 번째 남편 바지뉴를 잊지 못해. 테오도로는 부부간의 정절, 존경, 질서, 배려, 안정 등 정신적인 행복감을 주지만 육체적으로는 바지뉴를 따라오지 못했어. 급기야 바지뉴의 환상이 나타나 그녀를 유혹했어. 결국, 플로르는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이 함께 이루어져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 쾌감은 육체적인 것이 만족하면 정신적인 것도 만족을 하지만 정신적으로 만족한다고 하여 육체적으로 만족하는 것은 아니란다.

정신과 신체에 동시에 관계되는 기쁨의 정서를 쾌감이나 유쾌함이라고 한다.-스피노자, 《에리카》에서

 

46. 슬픔-비극을 예감하는 둔탁한 무거움

《미국의 비극》 클라이드는 가장 사랑했던 여자 로버타를 죽여야겠다는 무서운 생각을 해. 그건 미모와 부를 겸비한 매력적인 여자 손드라가 나타났기 때문이야. 참, 슬픈 이야기이지만 이 원인은 자본주의에서 찾을 수 있어. 이런 것을 알면서도 불나방처럼 우리는 불 속으로 계속 뛰어들고 있단다.

슬픔은 인간이 더 큰 완전성에서 더 작은 완전성으로 이행하는 것이다-스피노자, 《에리카》에서

 

47. 수치심-마비된 삶을 깨우는 마지막 보루

《더블린 사람들》 수치심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야 느낄 수 있어. 게이브리얼은 더블린의 타락된 관습에 젖어 있다가 아내인 그레타가 첫사랑인 마이클 퓨리라는 순수한 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수치심을 느껴. 그리고 그는 타락된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순수한 사랑을 품기 위해 노력해.

치욕이란 우리가 부끄러워하는 행위에 수반되는 슬픔이다. 반면 수치심이란 치욕에 대한 공포나 소심함이고 추한 행위를 범하지 않도록 인간을 억제하는 것이다.-스피노자, 《에리카》에서

 

48. 복수심-마음을 모두 얼려 버리는 지독한 냉기

《빙점》 게이조는 무라이와 불륜을 저지느르라 어린 딸 루리코가 죽은 것에 대해 자신의 아내인 나쓰에에게 복수심을 가져. 게이조는 그녀를 용서하려 했지만 그 둘은 지속적으로 불륜을 저질렀어. 결국 그는 루리코를 죽인 살인범의 딸을 입양하여 나쓰에가 딸에게 정을 붙인 뒤 이를 알리려 하고 있어. 얼음은 주위를 얼음으로 전염시키지. 복수심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하나하나 생각한다면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것을 알게 될 거야.

복수심은 미움의 정서로 우리에게 해악을 가한 사람에게 똑같은 미움으로 해악을 가하게끔 우리를 자극하는 욕망이다.-스피노자, 《에리카》에서

 

민서, 명서야~ 이렇게 해서 인간의 48가지 감정에 대해 보았어. 저자가 지적했듯이 아빠는 감정을 될 수 있는 대로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어. 왜냐하면 순간의 감정이 일을 그릇 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야.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일부러 없애려 한다면 우리는 인간일까? 풍부한 감정이 우리를 기쁘고 행복하게 할 수 있고 또 현재에 충실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 이런 감정이 인문학을 만들고 예술을 만들어 인간의 감정을 더 위대하게 만들었지. 아빠가 오해하고 있었던 감정도 있었어.

결국, 이 책을 읽으며 현재를 즐겨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 미래에만 집중하면 죽을 때까지 미래에만 신경을 쓰겠지. 물론, 현재를 희생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틈만 있으면 현재를 즐겨보자^^

 

2020.12.07.21:23... 민서, 명서는 TV 시청하고 있을 때... 어제보다 더 추워지는 겨울밤에,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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