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월든
글: 헨리 데이비드 소로
번역: 정윤희
독서기간: 2021.06.11~2021.12.29
'비교적 자유로운 이 나라에서조차 대부분의 사람은 무지와 오해 때문에 부질없는 근심과 과도한 노동에 몸과 마음을 빼앗겨 인생의 아름다운 열매를 따 보지도 못하고 있다.' P10
'나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서 운명이 결정되며, 아니 적어도 운명이 어떻게 흐를지에 대한 암시는 얻을 수 있다.' P13
'나는 주어진 상황을 개선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그저 자신이 타고난 운명 혹은 시대가 불만족스럽다면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들에게 말하려는 것이다. 자기들 말로는 제대로 의무를 다하고 있다면서 모든 것에 대해 불만을 품은 채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 말이다.' P24
'이른바 성공한 삶이라고 칭송받는 인생은 그저 인생을 살아가는 여러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우리는 왜 다른 삶의 방식들을 무참히 짓밟으면서 하나의 방식만을 과대평가하려는 걸까?' P28
'우리는 옷을 구입할 때 실용적인 부분보다는 새로운 옷을 구하고 싶은 마음과 타인의 시선에 어떻게 보일까 하는 부분을 고려하는 일이 잦은 편이다. 작업하는 사람이라면 옷을 구입하는 첫 번째 목적은 체온 유지다. 둘째는 현재 같은 문명사회에서는 알몸으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를 기억한다면 새로 옷을 구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필요한 일을 해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P31
'지금까지 듣고 관찰한 바에 따르면, 공장제도의 주된 목적은 정직하고 좋은 옷을 만들어 사람에게 입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인들을 배 불리기 위한 것이 확실한 바, 그런 변화는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다.' P38
'문명은 우리가 사는 집을 개조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그 집에서 사는 사람들까지 개조하지는 못했다.' P47
'왜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한 노력만 하고, 덜 가진 것에 만족하는 법은 배우려고 하지 않는가?' P50
'나 역시 나만을 위한 호화로운 집을 세워볼까 생각해보지만 이내 포기하게 된다. 이 나라가 아직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적합하지 않고, 선조들이 밀가루로 만든 빵을 얇게 썰어 먹었던 때보다 정신적인 빵을 더욱 얇게 썰어야 할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P55
'제아무리 호화로워 보이는 도시의 저택에도 여전히 뿌리채소를 저장하기 위한 지하 저장실이 있었고, 지상에 세운 건축물이 사라진 후 오랜 세월이 지나고 나면 후손들은 땅속에 있던 지하실의 흔적을 찾아내게 마련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집이란 동굴로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진 현관에 불과한지도 모르겠다.' P61
'자신의 삶을 제대로 실험해보는 것보다 효과적으로 삶을 배울 방법이 또 있을까?' P70
'지금 현재 가진 시간보다 더 많은 여가 시간이 생기면 오히려 어쩔 줄 몰라하는 사람들에게는 지금보다 두 배로 열심히 일하고, 빚을 완전히 탕감하고 비로소 자유를 얻을 때까지 열심히 일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P96
'부디 자신이 원하는 길을 제대로 찾기를 바란다. 항해사와 도망친 노예가 북극성을 바라보며 길을 가듯이 정확한 지표를 정하고 가야만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 지표는 우리가 사는 평생 충분한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정해진 시간 내에 항구에 도착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해진 항로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P97
'자선은 우리 인류가 유일하게 가치를 인정하는 미덕이다. 아니, 자선의 가치는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었다. 우리의 이기심 때문에 과대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P104
'만약 남의 말에 현혹되어 자선 활동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한다. 그 일은 굳이 알아야 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했다면 바로 구두끈을 고쳐 묶어라. 자신만의 자유로운 시간을 주고 뭐든 하고 싶은 일을 향해 떠나야 한다.' P107
'매일 찾아오는 아침은 자연처럼 소박하고 순결하게 삶을 살아가라고 나를 초대했다.' P122
'중국 탕왕의 욕조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매일 자신을 새롭게 하라. 이를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평생을 반복하라'' P122
'나는 내가 바라는 대로 살고 삶의 본질적인 사실에 직접 부딪혀가면서 인생의 가르침을 터득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서 숲으로 들어갔다. 또한 죽음을 목전에 두었을 때, 헛되이 살아온 것을 후회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삶이 아닌 삶은 살고 싶지 않았다. 삶이란 무엇보다 소중하기에 불가피한 일이 아니라면 이런 목표를 쉽게 체념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깊이 있는 삶을 살고, 삶의 정수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으며 삶이 아닌 것은 모조리 파괴해 버리고 스파르타 사람처럼 강인하게 살고 싶었다. 삶을 한구석으로 몰아내어 길을 내려고 낫을 휘둘러 이를 가장 낮은 단계로 전락시킬 때, 그리하여 삶이 천박한 것으로 판명이 난다면, 그 천박함을 낱낱이 세상에 까발리고 싶었다. 반대로 삶이 숭고한 것으로 판명이 난다면 다음 여행에서는 나 자신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그 숭고함을, 정확하고 충실하게 글로 전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우리 삶이 악마의 것인지 신의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도, 삶의 가장 큰 목적이 '신을 찬양하고 신으로부터 영원한 즐거움을 얻는 것'이라는 성급한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 같다.' P126
'왜 우리는 이렇게 분주히 삶을 허비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배가 고프기도 전에 배를 곯아 죽겠다고 결심이라도 한 것 같다. 우리는 제대로 바느질을 한 땀 해놓으면 나중에 아홉 번의 수고를 덜어낼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내일 아홉 번 바느질해야 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 천 번의 바느질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다른 일 때문에 바쁘다고 하는데, 정작 중요한 일은 하나도 없다.' P129
'너무 서두르지 않으며 여유를 가지고 지혜롭게 산다면, 위대하고 가치 있는 것만이 영원하고 절대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고 사소한 두려움과 소소한 쾌락은 그저 현실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P132
'진정한 의미에서의 독서란 한낱 사치품처럼 우리를 달래어 고결한 능력을 잠들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온 정신을 집중하도록 만들어두는 것이다.' P145
'지금 우리를 당혹케 하고 혼란에 빠뜨리는 온갖 문제는 과거 현인들에게도 똑같이 벌어졌던 문제일 것이다. 이 점에서 예외란 없다. 현인들은 각자 능력에 따라서 그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자신의 글과 삶을 통해 보여주었다. 게다가 우리는 과거 현인들의 글을 통해 지혜와 관용까지도 배울 수 있다.' P150
'필요하다면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하나 덜 만들고 조금 돌아가더라도, 차라리 그 돈으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무지의 검은 심연을 건널 구름다리를 하나 더 만들어보자.' P153
'당시 만끽했던 몽상의 시간들은 손을 써서 일하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 그 시간은 내 삶에서 그저 지워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평소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P155
'말하자면 이곳의 해와 달과 별은 나만의 것이라, 혼자 이 조그만 세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밤이 깊어지면 집 근처를 지나치거나 우연히 노크를 하는 여행자도 나타나지 않는다. 이 세상에 최초의 인간이자 최후의 인간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무리 최후의 인간이라도 이 정도로 고독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P180
'사계절을 벗 삼아서 즐거운 삶을 살아가는 동안은 그 어떤 것도 내 삶에 부담스러운 짐을 지울 수 없다고 나는 굳게 믿고 있다.' P181
'그곳에 도착해, 자그마한 오두막을 채운다.
아무도 없는 곳이니 아무런 대접도 기대하지 않는다.
휴식이 곧 향연이며 모든 게 자유롭게 흘러간다.
가장 고결한 정신은 최고의 만족을 준다.' P197 에드먼드 스펜서 《페어리 퀸》 중
'나는 이번 겅험을 통해서 여러 교훈도 얻었다. 다음 해 여름에는 콩과 옥수수 대신 성실함과 진리, 소박함과 믿음, 순수와 같은 씨앗이 남아 있다면 이를 땅에 뿌려 조금 덜 일하고 거름을 덜 주더라도 잘 자라서 내게 힘을 줄 수 있는지 지켜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땅의 지력은 그런 씨앗들을 키워내지 못할 정도로 완전히 바닥나지는 않았을 테니까.'
'우리는 길을 잃고 나서야, 다시 말해 세상을 잃고 나서야 우리가 있는 곳을 찾으려고 하게 마련이다. 우리는 언제든 어디에 있고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들이 얼마나 무한한지를 항상 염두에 두며 살아가야 한다.' P236
'칠흑같이 어두운 밤, 내가 사는 세계 너머 광활하고 우주론적인 주제에 빠져 있다가 물고기의 입질을 느끼며 낚싯대를 당기면서 몽환적인 생각으로부터 벗어나 현실을 자각한다는 것, 다시 자연과 하나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색다른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는 자연의 품에 살면서도 자연에 감사할 줄을 모른다. 깃털을 가진 새들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면서 꽃들과 조화를 이루지만 자연의 야생적이고 풍요로운 아름다움과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는 젊은 남녀는 어디 있는가? 자연은 인간이 사는 도시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 때만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P274
'모험심과 믿음이 부족하여 사람들은 현재 위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채 계속 물건을 사고팔며 헛된 삶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P285
'가끔은 나에게 주어진 야생적인 삶의 본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하루하루를 야생의 짐승처럼 충실히 살고 싶을 때도 있다.' P289
'만약 우리가 낮과 밤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꽃이나 향기로운 풀 같은 향기를 발산하는 삶을 산다면, 그리하여 우리 삶이 한층 유연하고 별처럼 반짝이고 영원을 향해 나아간다면, 그런 삶이야말로 성공한 삶일 것이다.' P297
'우리가 먹는 음식이 동물적인 육신을 유지하고 정신적인 삶에 에너지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지배하는 벌레들의 먹이로 사용될 때 문제가 된다.' P300
'하프는 우주의 보험회사에서 우주의 법칙을 널리 선전하는 외판원이며, 우리가 베푸는 소소한 선행은 바로 그 회사에 납부하는 보험료와 같다. 젊은이는 결국 무관심해지겠지만, 우주의 법칙은 어떠한 경우에도 무관심하지 않고 예민한 사람들 사이에 있다. 산들바람 속에 담긴 질책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라. 그 소식을 듣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P300
'어디에서나 그렇듯, 나 역시 찾아오지 않을 손님을 기다릴 때가 가끔은 있었다. 《비슈누 푸라나》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집주인은 초저녁부터 집 앞에 나와서, 젖을 짜는 데 걸리는 시간만큼 혹은 그보다 더 오랫동안 손님이 도착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나는 방문객을 환대해야 하는 집주인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집 앞에 나가서 한 마리가 아닌 소 떼의 젖을 다 짜고도 남을 시간을 기다려보았지만, 마을에서 우리 집을 향해 걸어오는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P370
'가느다란 보슬비만 한 번 지나가도 풀밭은 더욱 진한 초록색을 띠게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더 좋은 생각을 담으면 미래에 대한 우리의 기대도 높아진다. 우리가 항상 현재에 살면서, 그래서 조그만 이슬의 힘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풀잎처럼 우리에게 닥친 모든 사건을 유익한 방향으로 이끌어낸다면, 그리고 과거에 의무를 다하기 위해 주어졌던 기회들을 높인 것에 대해 속죄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욱 행복해질 것이다.' P432
'우리는 모든 곳을 탐험하고 싶어 하고 알고 싶어 하지만 그와 동시에 모든 것이 신비로움에 쌓인 채로 미개척지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 또한 육지와 바다가 그 높이를 측정할 수 없는 상태로 그렇게 무한히 야성적이고 수수께끼의 상태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 P436
'그대의 눈을 안으로 돌려라.
그러면 그대의 마음속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천 개의 지역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곳을 여행하라.
그리고 마음속 우주 지리학의 전문가가 되라.' P440
'나는 월든 숲에서의 실험을 통해 적어도 다음의 사실을 체득했다. 내가 꿈꾸는 바를 향해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가고, 머릿속으로 상상해 왔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평소에는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P445
'우리는 왜 성공을 위해 그토록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죽어라 애쓰고 있는가? 만약 동료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분명히 다른 북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북소리가 어떤 박자로 울리든, 얼마나 먼 곳에서 들리든, 개의치 말고 내 귀에 울리는 북소리에 맞추어 보조를 맞추도록 하라.' P448
'여러분의 삶이 보잘것없고 초라하다고 해도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삶을 회피하지도 욕하지도 말라. 그 삶은 여러분만큼 엉망진창은 아니다. 최고의 부를 누릴 때, 여러분의 삶은 가장 초라해 보인다. 남의 흠만 잡는 사람은 천국에 가도 흠잡는 데 급급할 것이다. 삶이 보잘것없고 초라해도 그 삶을 사랑해야 한다. 비록 구빈원의 신세를 지고 있다고 해도 얼마든지 유쾌하고 즐겁고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붉은 노을은 부자가 사는 저택에도 구빈원의 창문에도 붉은 기운을 드리우는 법이니까.' P451
민서, 명서야~~ 이 책을 이제야 두번 째 읽게 되는구나.
퇴근하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샤워를 하고 머리카락이 말라 가는 동안 하루 5페이지는 하루의 끝에 스트레스를 낮추고 아무것도 아빠를 거부하지 않는 편안한 곳으로 이끌었어. 책을 거의 다 읽어 가는 동안 아빠도 모르게 슬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 이 책을 다 읽으면 누가 아빠를 위로해 줄 수 있는지... 그렇게 소로는 아빠의 곁을 떠나가겠구나 라는 익숙지 않은 감정을 느꼈어.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 소로가 아빠에게 다가와 월든에서의 삶을 영상으로 보여주거나 미소를 지을 때 행복감으로 슬며시 꿈속으로 빠져들었단다.
이제 그와 다시 이 책을 만날 때까지 헤어져 있어야 해. 아빠 곁에 생생히 그가 있다는 것을 느꼈으니 무엇을 더 바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 동안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울컥하는 감정은 각각 다른 부분이었다는 점도 지금에서야 떠올랐네.
《월든》과 더불어 조성진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또한 아주 훌륭한 동반자였단다.
2021.12.29.20:19... 민서, 명서는 각자 방에서 무엇을 하는지... 너희들에게 소로의 감성을 전달하고픈 아빠가, 아주 추운 어느 12월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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