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자치통감을 읽다
글: 장펑
번역: 김영문
독서기간: 2021.07.03~2021.07.11
민서, 명서야~~ 오늘은 《사기》보다는 덜 유명하지만 저자는 진실성을 더 갖추었다고 하는 자치통감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했어. 인간이 살아온 세월은 모두 역사야. 그곳에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다고 전에도 말했지? 우리 민서가 역사의 깊은 의미를 깨달았으면 좋겠구나.
저자인 장펑은 《사기》와 《자치통감》에 대해 아래와 같이 이야기했어.
'《사기》는 문학가가 쓴 역사이고 《자치통감》은 정치가가 쓴 역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재상의 위치에 있던 사마광은 정치의 전문가 입장에서 책을 썼으니 진정 전문적인 정치 관련 도서이고 사마천은 사실을 토대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고 할 수 있어.
'《자치통감》 편찬자들이 허위의 도덕 설교자가 아니라 진정한 도덕 실천자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실천자였기에 그들이 이야기하는 처세 이치가 진정으로 사람들을 깊은 사색으로 이끌 수 있었다.'
앎과 실천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것은 이미 너희들도 알고 있을 거야. 아빠도 실천하지 않으면서 너희들에게 권유하는 일들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어. 너희들은 아빠보다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니 이해해 주기를... ㅎㅎ
'다스림의 요체는 사람을 잘 쓰는 것보다 앞서는 것이 없다.'
역시 사람이 근본이라는 의식을 드러내고 있어. 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점점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시대가 걱정스럽구나.
'처벌의 목적은 교육과 마찬가지로 사람을 좋은 쪽으로 변화시키려 함이지 범죄자를 더욱 악하게 바꾸려는 게 아니다. 따라서 범죄자에게 개과천선의 여지를 남겨주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교화 형식이든 우리가 가장 피해야 할 일은 사람이 선한 길로 나아갈 여지를 끊는 것이다.'
위 문장은 아빠가 너희들에게 처벌 그 자체를 강조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게 했어. 교육의 목적을 생각하지 않고 말이야.
어제도 명서가 사소한 이유로 농구 교실에 가지 않는다고 하여 순간 아빠가 너무 화가 났는데 읽던 책 몇 페이지를 읽으니 화가 가라앉았어. 때로는 무엇이 너희들을 위한 방법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어. 책의 지혜를 많이 빌려야겠어.
'"하늘에서 떡이 떨어지는 것처럼" 전혀 예기치 못한 커다란 이익이 눈앞에 나타나면 인간의 비이성적 탐욕은 더욱 사납게 들끓어 오른다. 많은 사람들은 정신없이 흥분하여 팔뚝을 휘두르며 떡을 탈취해간다. 그렇게 얻는 이익이 정당한지 아닌지 묻지도 않는다. 그러나 시간은 언제나 비이성을 이성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권력의 열기가 식은 후 흥분해서 날뛰던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자세히 살펴보라. 냉정한 '신독'의 자세로 이익과 거리를 둔 사람들은 이익 투쟁의 와중에서도 전혀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생명을 평온하게 유지했다. 어떤 인생이 더욱 흠모할 가치가 있을까?'
눈앞의 이익을 가장 조심해야 해. 덫에 걸리는 경우나 탈이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야. '신독'의 경지는 성인의 경지와 같다고 할 수 있어. 혼자 있어도 다른 이들이 보고 있을 때와 같이 할 수 있는 것. 아빠는 아직도 많이 많이 멀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저자는 사마천과 사마광을 비교하며 《사기》는 문학적이고 《자치통감》은 진실에 근거하고 있어 글 읽는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양국충과 장단의 이야기는 야사에 나오는 신빙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를 기록해 주장과 맞지 않는구나. 그러면서 작은 병폐만 찾아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완전히 모순된 이야기야.
'대국적 관점이란 일종의 덕성이면서 능력이며 또 책임이기도 하다.' 대국적 관점을 개인이 갖기란 특히 요즘에는 이런 사람을 찾아보기 무척 힘들어. 이것은 공자가 말한 아래 글과도 상통돼. 신독과도 연결이 되기도 하지.
'그의 말을 듣고 그의 행실을 살핀다.'
사마광은 재능과 덕성을 놓고 볼 때 두 가지를 갖추면 성인이라 했어. 하지만 재능은 앞서는데 덕성이 없는 사람은 차라리 두 가지 모두가 없는 사람을 쓰라고 했어. 이에 대해 저자는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재능이 있는 사람이 창조력을 가졌기 때문에 사마광의 의견은 보수적이라고 했지. 하지만 아빠는 예전부터 사마광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 물론 다른 사람들은 재능을 중요시했지만 말이야. 재능이 앞서면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오만하게 굴어서 조직을 와해시키지만 재능은 좀 없어도 덕성이 있으면 자신이 양보할 줄 알고 성실한 사람이 많아. 그래서 아빠는 직원들을 생각할 때 덕성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겼어. 그들은 기술은 좀 늦게 배울지라도 결국 그 팀에 중요한 기둥이 되는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야.
'세상의 몇백 년 된 가문 중에 덕을 쌓지 않는 가문은 없고,
천하에서 첫 번째로 꼽아야 할 훌륭한 일은 여전히 독서다.'
자식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한 반고나 요숭의 개인적인 업적은 뛰어나지만 자식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아서 그 명성에 먹칠을 했어. 너희들을 보면 과연 천성이 그렇지 않은데 올바르게 교육을 시키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야. 아빠가 만약 큰 업적을 이루어도 반고나 요숭의 운명에서 피할 길이 없어 보여. 그만큼 너희들은 현재 상태가 아주 안 좋기 때문이야.
민서는 유튜브 많이 보았다고 세상을 다 안다는 눈빛으로 어른이나 엄마, 아빠의 말은 귀담아듣지 않고 오직 자만심으로 네 몸을 망치고 있고 명서는 기본적으로 해야 할 학교 과제도 하지 않아.
물론, 아빠가 너희들 교육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한 죄가 가장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은 너희들을 점점 포기하게 되는구나. 언젠가 깨달을 줄 모르겠지만, 세상은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진단다. 시간이 흐르면 나아지리라는 희망은 시간과 반비례하는구나.
'《자치통감》에는 중요한 정치 인물의 인생 역정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다. 그 이야기들을 총괄해보면 재미있는 규칙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어떤 사람이 인생의 밑바닥에서 살아갈 때가 그의 일생에서 가장 비극적인 시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그때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질투와 미움을 야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평범한 생활 속에서는 아마도 이런 경우를 만나기 힘들 것이다. 갑이 을을 미워한다면 순전히 을이란 사람이 나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그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없다. 그러나 봄바람 속에서 득의만만하게 말을 치달릴 때는 앞길에 함정을 파놓는 사람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한순간이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바로 함정으로 굴러 떨어진다.'
위의 글은 설명이 필요 없구나.
동양 철학의 대부인 공자는 늘 재물을 멀리하라고 했지만 서양의 청교도들은 재물을 모으는 것이 하늘나라에 가기 위한 조건이었어. 즉, 돈을 많이 모은다는 것은 신으로부터 천국 티켓을 받은 것이라 생각했지. 아빠는 인간의 본능은 재물을 쌓는 것에 있으니 정직한 방법으로 부를 이루되 늘 검소하고 겸손한 생활 방식이 더 중요한 것 같아. 물론, 공자께서는 재물에 눈이 어두우면 교만과 오만이 화를 재촉한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에 재물을 멀리 하라고 하셨겠지. 늘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중요하단다.
자식 교육을 잘 못 시킨 곽광, 요숭은 재상의 자리까지 올랐으나 결국 집안은 풍지박살이 났고 노회신이나 장안세는 겸손한 정신을 자식들에게 잘 물려주어 집안은 대대로 빛이 났어. 아빠는 우리 민서, 명서가 정말 걱정이야. 아마도 아빠가 어리석어 너희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어떻게 너희들에게 아빠의 진심을 보이고 세상의 진리를 찾는 재미를 알려줄까...
그리고 아빠가 회사에서 후배들을 이끄는 방법이 아래에 나와.
'진실로써 사람을 감화시키면, 사람들도 진실로써 감응해온다"
이는 탁무의 말로 광무제가 낮은 관직에 있었던 그를 태부로 모시지. 아빠도 후배들을 진실하게 대하고 그들을 돕는 일이 결국 회사를 위하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회사의 높은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셔. 압박하고 구석으로 모는 사람이 능력자라고 여긴단다. 아빠의 가치관과 맞지 않아 회사에서는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하지만 위와 같은 방법은 굳게 믿고 있어.
문화를 번성시킨 등태후의 인간 됨됨이는 본받아야 해. 늘 겸양하고 책에서 지식을 많이 얻어 현실에 적용하는 등태후는 섭정을 16년간 하면서 동한을 부유하고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었어. 요즘은 겸양이 약점인 시대야. 겸양이 강점이라는 것은 바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서서히 그 힘이 드러나게 되어 있으니 너희들도 이런 마음을 잘 길러야 해.
이어서 한 국가의 힘은 문화, 교육, 풍속이라고 했어. 이는 나라가 혼란스러워도 어느 정도는 버틸 힘을 가지게 만들어. 그래서 광무제는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탁무를 태부로 모시며 문화와 교육의 힘을 키우려 했지. 지금의 대한민국을 바라볼 때 참 두려운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야. 아빠의 눈이 잘못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정치인들은 국민들을 편 가르기에만 이용하려 하니 조그만 나라에서 갈등이 온 나라를 뒤덮고 있구나.
민서, 명서야. 역사는 오래된 미래라고 하니 곧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해 주고 있어. 이 역사의 거울이 말해주는 교훈을 깨닫지 못하면 위기로 향할 수밖에 없고 또 위기에서 벗어날 힘을 갖지 못한단다. 역사가 거창한 것이 아니야. 너희들이 경험한 과거를 거울로 삼을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의 경험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역사가 알려주는 풍부한 경험을 근거로 잘못된 방향을 바로 잡을 수가 있는 거지.
역사를 거울로 삼아 우리 민서, 명서가 행복하고 더불어 너희들의 국가도 건강하기를 바란다.
2021.07.11.22:15.... 민서는 자기 방에 명서는 TV 보고 있을 때... 코로나 바이러스가 너무나 유행을 하고 있어 근심이구나. 우리 민서, 명서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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