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현산어보를 찾아서 4-모래섬에서 꿈꾼 녹색 세상
글: 이태원
독서기간: 2022.04.19~2022.04.25
4월 19일(화)
민서, 명서야~~ 이제 정약전의 이야기도 후반부로 넘어가는구나.
저자는 정약전이 유배 가는 길을 떠올리며 그 느낌을 가지려 노력했어. 정약전, 약용 형제가 함께 유배길에 오르고 나주의 율정점이라는 주막에서 이별을 한단다. 정약용은 가슴이 저미는 시를 짓긴 했지만 그것이 형과의 마지막 시간이었다는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아빠는 이런 감정을 상상도 할 수 없어. 지금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니까. 어쩌면 지금 시대에 태어난 점은 복을 많이 받았다고 여겨지네.
김양식법을 처음 개발한 자료는 여럿 있지만 그중 재미있는 이야기는 김여익이라는 사람이 김양식 법을 처음 개발해서 성을 따서 김이라고 불렀다는구나.
우이도로 간 저자는 조그마한 단서라도 잡는 심정이었겠지만 단서를 가질만한 사람을 찾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구나.
골뱅이라 불리는 큰구술우렁이는 먹이인 조개의 껍질에 드릴로 뚫어놓은 것처럼 일정한 구멍을 내서 조갯살을 먹는다는구나. 거머리말이라는 해초도 식용으로도 쓰이지만 이 군락을 잘피밭이라 부르는데 이것은 육지의 숲과 같은 역할을 한단다.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고 각종 유기물들이 잎에 달라붙어 해상 생물들에게 먹이와 집을 제공하지. 또 물고기들이 이곳에 알을 많이 낳아 치어도 많이 자란다고 해. 요즘 해양 생태계가 사막처럼 변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잘피밭이 많이 생겨야 할 텐데...
4월 20일(수)
정약전과 약용이 동림사에서 공부할 때 정약용은 약전에게 아래와 같이 말했어.
"중이 중노릇을 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부모 형제 처자의 정을 느낄 수도 없고, 술과 고기를 먹을 수도 없으며, 음탕한 소리를 늘어놓거나 아름다운 여색을 즐길 수도 없는데 어찌하여 저들이 고통스러운 중노릇을 하고 있겠습니까? 진실로 그와 바꿀 만한 즐거움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 형제가 학문을 시작한 지 이미 여러 해가 되었는데, 일찍이 이곳에서 맛본 것 같은 즐거움을 또 느낀 적이 있었습니까?"
속세의 모든 즐거움을 뒤로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 줄 알았던 중들은 그들만의 즐거움이 있기 때문에 절에서 살고 있듯이 우리 민서도, 명서도, 아빠, 엄마도 자신만의 흔들림 없는 질 높은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구나.
우리나라에도 거북이가 오는 줄은 몰랐는데 멸종 위기이니 보호를 해야겠지. 하지만 며칠 전에 TV에서 거북이가 플라스틱이나 비닐이 위속에서 발견되고 또 낚시 줄에 감겨 죽는 등 인간으로 인해 멸종 단계에 와 있어. 인간 세계의 발전만을 위해 달려왔지만 이제 지구의 다른 형제들에게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낚시꾼들이 많이 원하는 강성돔은 태어날 때는 모두 수컷이지만 5년이 지나면 모두 암컷으로 변한다는 게 정말 신비롭구나. 농어는 암수 구분이 없다고 하는데 포유류와 이렇게 다르다는 것이 놀라워. 여기에 나오는 쏙은 거제도에 갔을 때 먹어보았는데 아빠는 그다지 맛을 못 느끼겠더라고. 우뭇가사리로부터 만드는 우무 냉국도 한번 먹어 보고 싶네.
그리고 우이도의 멋진 사구에도 가보고 싶구나. 다만 인간의 방해로 훼손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야.
4월 22일(금)
엽낭게는 모래 구슬을 만드는 데 아빠도 바닷가 모래밭에서 많이 보았는데 궁금했었어. 엽낭게가 모래를 훑으면서 먹이를 찾아먹고 동그랗게 말아 버리는 거였구나. 맛조개도 전에 대천에 가서 잡아본 적이 있지? 소금을 구멍에 넣으면 맛조개가 바깥으로 나오는데 이는 염분 농도가 너무 높아서 나오는 것이라고 하는구나.
정약전의 하나뿐인 아들인 학초가 죽었을 때 얼마나 하늘이 원망스러웠을까? 자신도 바다 한가운데 갇혀있고 떠나올 때 아들이 11살이었는데 장가까지 가고 죽었으니... 또 그 능력은 정약용마저 혀를 찰만큼 뛰어났다고 하는데... 그는 그 소식을 듣고 고향 쪽 바다를 보며 많은 눈물을 흘렸겠지. 자식의 죽음을 보는 것은 온 생애 중 가장 비참한 사건이 아닐까? 차라리 자신이 죽는 게 낫겠지.
후사에 대해서는 정약용과 약전은 흑산도에서 낳은 서자가 잇는 것이 맞다고 했으나 약전의 부인은 먼 친척 아들을 양자로 들여 학초의 젊은 부인이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자 약용도 슬그머니 발을 뺐어. 약전도 부인이 그렇게 나오니 승낙을 했지만 그 서자는 또 무슨 죄인지. 근대적 정신의 소유자들이지만 오래된 관례를 깨지 못한 점은 아쉬우면서도 이해가 간단다. 자신이 지켜주지 못하는 가족이 원하는 바를 생각하면 꺾기 힘들겠지.
파래는 김양식을 하는 사람에게 골칫덩어리인데 매생이도 마찬가지였어. 하지만 매생이의 맛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효자 해조류가 되었어. 매생이는 뜨거운 국을 끓여도 김이 나지 않아 미운 사위에게 주었다고 하는구나. 명서야, 나중에 장모님이 매생이 국을 주시면 후후 잘 불어서 먹으렴. ㅎ
저자는 대초리에서 절벽 위의 염소를 보고 자신의 관점에서 바라본 절벽 위의 염소가 불안하다는 생각은 오히려 자신이 걸어야 할 길을 잘 모르는 것과 같다고 했어. 우리는 남들이 걸어가는 길을 따라 걸어가며 이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지.
부와 명예가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이야. 아빠는 그런 점에서 실리주의자란다. 물론 아빠의 꿈에 부가 자리를 잡고 있지만 명예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 명예는 아빠가 하고자 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 살아온 과정과 결과에 따라오는 것이야. 자기에게 어울리지 않는, 억지로 끼워 맞춘 명예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오히려 자신의 행복을 갉아먹는단다. 아빠가 어느 자리에 가면 명예로우리라 생각하지만 아빠에게 맞지 않는 자리라면 남들이 아무리 바보 같다고 손가락질해도 거절하는 삶을 살았어.
또 한 가지 저자가 말하는 실학자들이 과학이 윤리와 삶을 위해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 주지 않아 그다지 필요성을 못 느꼈으리라 말했어. 하지만 아빠는 과학이 가난한 백성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뚜렷한 목적을 실학자들이 분명 알고 있었을 거라 생각해. 다만 사회적, 정치적인 토대가 전무했기 때문에 발전할 수 없었을 거야.
4월 24일(일)
아빠가 가끔씩 생각나며 궁금해했던 내용이 나오는구나.
바로 물개와 물범의 차이야. 물범은 검은 반점이 흩어져 있어서 물개와 구별이 쉬워. 물범은 서해안이 주 서식처라서 물개보다는 물범을 정약전이 관찰했을 가능성이 높아.
인어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인어가 서양의 전유물이 아니야.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도 인어에 대해 나온단다. 황당한 내용이 과학서에 등장하지만 서양처럼 아주 허황되기보다는 실제로 존재하는 생물이었던 듯해.
정약전이 살았던 시기에는 상괭이도 아주 많았나 봐. 그런데 역시 자연의 가장 큰 천적인 인간으로 인해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었어. 상괭이는 바다 돼지로 불리며 몸에 기름이 많아서 불을 밝히는데 많이 쓰였고 고기는 맛이 없어 돼지 사료로 주었어.
생물 분류에 관해서 아리스토텔레스와 린네가 나오지만 정약전의 분류방식과 틀린 점은 동양은 그 생물의 쓰임새에 따라 분류를 해서 각 생물체의 사용처가 중요한 것이지 분류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어. 실학자답게 모든 연구의 목적은 백성들의 이익이었어. 만약 정약전이 과학의 근본 체계가 잡힌 서양에서 태어났다면 조선에서 이루었던 업적보다 몇 배는 더 큰 성과를 이루었을 거야.
조수론에 대해서는 정약용과 정약전은 정확한 과학적 논리를 말한 것은 아니지만 과학의 기초가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는 마련했어. 지구가 자전하는 등 우주에 관한 기본 지식을 모른 채 조수의 원인을 알아내기란 무척 어려웠을 거야. 물론 감동인 점은 이 역시 백성들을 위한 생각이었다는 거야.
4월 25일(월)
12월 31일 우이도를 떠나기로 했던 저자는 폭풍으로 배가 뜨지 못했지만 오히려 좋은 경험을 했어. 바로 해변에 떠밀려온 여러 생물체들을 보았기 때문이야. 특히, 상괭이며 가마우지를 보았던 것은 행운이었어.
흑산도에 산호도 있다는구나. 산호는 유기물 보석으로 여러 장신구를 만들었어. 옛날에는 심지어 산호라 속이고 소뿔 등으로 만든 장신구도 팔았다고 하니 산호의 가치가 높았었지. 그런데 문제는 지금이야. 산호는 큰 파도를 막는 방파제 구실도 하지만 백화 현상으로 산호들이 죽어가면서 바다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어. 산호는 원상복구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파괴하지 않는 것이 아주 중요해.
이런 사실과 겨울철 유배지에서의 정약전이 겪었을 추위와 배고픔을 저자는 가슴이 아리듯이 이야기해. 우리나라의 기둥이 될 수도 있었던 인재가 바다의 장벽에 둘러싸인 외딴섬에서 죽어간 것은 조선의 큰 손실이야. 집권층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개혁을 방해하고 그와 관련된 인물을 헐뜯어 정계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했어. 결과는 보지 않아도 조선의 몰락이었지. 아빠는 가장 큰 죄는 임금이라는 생각이 들어. 왕이 생각이 밝지 못하니 간악한 신하들이 이용해 먹는데 어려움이 없었겠지. 이들의 이 같은 처사는 후손들에게 엄청난 희생을 치르게 했어.
정약전이나 약용은 백성들의 안위를 가장 먼저 걱정했어. 나라의 근본은 왕이 아닌 백성에게 있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었지. 따라서 청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이자는 주장을 했지만 위정자들에게 씨도 먹히지 않았어. 연암 박지원을 시작으로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이서구가 뒤를 이었지만 조선이 부강해질 기회는 무참히 짓밟혔단다.
민서, 명서야~ 구멍가게를 운영하더라도 주인의 생각에 따라 성쇠가 갈려. 너희들이 어느 위치에 있던 지간에 아랫사람을 잘 보살피는 정책을 세우고 실행해야 해. 정약전이나 약용 같은 인재를 몰라본 것은 서양에서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을 몰라본 것과 같아.
약간 의외인 것은 정약용이 아들이 의원이 되겠다고 하자 연을 끊자고 했다는구나. 그 역시 완전한 개혁 실행의 의미를 축소했구나. 그러니 다른 이들은 어떠했을까?
2022.04.25(월). 20:56... 민서는 친구와 통화하고 명서는 숙제 중, 오늘 수학 시험 100점 맞았다고 좋아하고 있을 때...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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