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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18-신논리학(베이컨)

삶의 기쁨 독서 이야기

by Jinnyboy 2015. 9. 9.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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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논리학(베이컨)

글: 홍성자

독서기간: 2015.09.06~09.09

 

민서, 명서야... 오늘은 베이컨의 《신논리학》이라는 책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해...

 

아빠가 학교 다닐 때 참 많이도 듣던 이름, 베이컨인데 실제로는 베이컨이 경험론자이고,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말한 것밖에는 모르겠네.

 

베이컨은 1561년 런던에서 태어났단다. 베이컨은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교육을 잘 받고 자랐어. 머리도 좋고 왕성한 지식욕을 가졌던 베이컨은 12세에 케임브리지 대학에 입학하게 돼. 하지만 당시 대학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이 주도하고 있었는데 베이컨은 이 철학을 좋아하지 않아 대학 생활에 만족하지 못했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베이컨은 법학을 공부해서 1582년 변호사 자격을 얻었지. 그리고 베이컨은 1584년 의회에 진출했어. 엘리자베스 여왕 아래서의 정치적 입지는 좁아졌다고 해. 한편, 엘리자베스 1세의 총애를 받던 에식스 백작은 베이컨의 먼 친척이자 베이컨을 후원하던 은인이었어. 에식스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았던 베이컨을 위로하기 위해 큰 땅을 선물할 정도로 베이컨을 아꼈다고 해. 하지만 아일랜드 반란군을 진압하러 갔던 에식스는 여왕의 허락도 없이 반란군과 불리한 조약을 체결해 버렸어. 여왕의 노여움을 산 에식스 백작은 결국 모든 관직을 박탈당하고 내란을 주도한 혐의로 체포되었지. 당시 여왕의 법률고문으로 일했던 베이컨은 놀랍게도 은인인 에식스를 기소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해. 민서, 명서는 베이컨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니? 물론 러셀은 베이컨이 에식스를 도우면 베이컨도 반역자가 되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베이컨을 옹호했단다. 그래도 이 아빠는 하지만? 이란 의문이 드는구나. 민서, 명서야... 큰 야심을 품은 사람은 사람의 인정에 이끌리면 일을 그르치기 쉽단다.  이런 상황의 대표적인 인물이 삼국지의 조조일 거야. 조조는 냉철한 이성으로 자신에게 해를 끼칠 것 같다는 의심만으로 그 사람을 먼저 제거해 버렸어. 물론 그에게 닥친 수많은 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거야. 그래서 조조가 말한 "차라리 내가 천하를 등질지언정, 천하가 나를 등지게 하지는 않겠다"라고 말했어.

 

민서, 명서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래도 아빠는 물음표야. 그건 아빠는 모든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을 꿈꾸기 때문이야. 아무튼 베이컨의 이 일은 참 실망스럽다. 베이컨의 정치적 야망은 제임스 1세가 왕위를 계승한 후 탄탄대로를 걷게 되고 1618년에 대법관이 되었지. 하지만 2년 뒤 재판에 관련된 사람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의회파로부터 고소를 당하게 돼. 베이컨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죄목을 모두 시인했고 결국 유죄 판결을 받았단다. 베이컨은 결국 4만 파운드의 벌금, 왕이 지시하는 동안 런던탑에 감금, 법정에서 영원히 추방당하며 더 이상 관직을 가질 수  없다는 선고를 받았어. 전에 《리바이어던》을 지은 홉스가 베이컨의 수행비서를 했었다고 이야기했었지. 이 시대에는 현대 철학에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들이 많이 살았단다.

 

한편, 공직을 떠나 시간이 많아진 베이컨은 남은 시간에 책을 쓰고 연구 활동하는 데 썼어. 《뉴 아틀란티스》, 《헨리 7세 치세사》, 《자연사 및 실험사》, 《삶과 죽음의 역사》와 같은 저서들이 쏟아져 나온 게 바로 이때란다. 늘그막의 베이컨은 런던 교외의 별장에서 은거 생활을 하고 있었어. 1626년 3월 눈이 펑펑 내리던 어느 날 런던으로 마차를 타고 나갔다가 어떤 주부가 닭을 요리하는 것을 보았어. 베이컨은 문득 이런 의문이 떠올랐대. "고기를 눈 속에 묻어두면 과연 얼마 동안이나 썩지 않을까?" 베이컨은 마차에서 내려 양해를 구하고는 그 닭을 건네받아 눈 속에 묻었는데 눈이 소금과 같은 방부제 역할을 하는지 알고 싶어서였어. 그때 베이컨은 눈보라 속 실험으로 인해 기관지염에 걸렸는데 그것이 원인이 되어 사망했단다. 실험과 관찰을 중시한 베이컨다운 죽음이었지. 베이컨은 '사람은 모두 자신의 운명을 만드는 목수다'라고 했어.

 

이 책 《신논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지은 《논리학》에 대한 반론이야. 아리스토텔레스가 증명법으로 택한 연역법은 사람을 설득하기에만 유리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데에는 이 연역법, 즉 삼단논법이 필요가 없다고 말해. 베이컨은 자연에 대한 지식을 제대로 많이 알수록 인간에게 이익이 된다고 보았어. 베이컨은 왜 자연에 대한 탐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걸까? 혹시 방해가 되는 것은 없을까? 이러한 고민들을 풀어놓고 그 방법을 찾아가는 책이 바로 《신논리학》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책 6부작 중 실현된 것은 3부까지였지. 그중 2부에 해당하는 책이 바로 《신논리학》이란다. 그런데 이 논리학도 결국은 미완성에 그치고 말았어. 미완성임에도 이 책은 지금까지 철학사에 그 의미가 매우 큰 책으로 남아있어. 베이컨은 학문을 연구함에 있어 경험과 관찰과 실험을 아주 중요하게 여겼단다. 그러나 경험과 관찰, 실험을 바탕으로 한 귀납적 탐구 이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 사람을 헛수고에 빠뜨리는 '우상'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하지. 그 우상에는 아빠가 학교 시험 때문에 외웠던 것이 생각나는 것들이네. 첫 째는 종족의 우상이고 둘 째는 동굴의 우상. 셋 째는 시장의 우상이고 넷 째로는 극장의 우상이야. 베이컨은 이러한 우상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귀납법으로 학문을 탐구해야 한다고 했어.

 

베이컨이 주장한 '아는 것이 힘'은 곧 자연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인간의 자연에 대한 지배를 가능하게 할 거라는 의미였어. 결국 이런 인간 중심적 생각은 자연의 무분별한 개발을 가져왔고 이것이 심각한 환경파괴로 연결되었지. 민서, 명서야... 인간은 자연을 도구로 마구 이용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잘못이야.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과 더불어 공존해야 하는 것이 옳은 거지. 자연이 죽은 곳에 인간이 살아갈 수는 없거든. 러셀은 베이컨 철학이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근대 귀납법의 창설자로서, 그리고 과학적 방법의 논리적 체계화를 시도한 선각자로서 영원히 잊지 못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평했단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연역법이 주도하던 학문 풍토에서 새로운 방법인 귀납법을 주장한 것, 지적 편견이나 오류에 대한 경고 같은 거 말이야. 그러면서 17세기 과학적 탐구 방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점을 높이 샀던 거지.

 

어때? 베이컨의 삶은 민서, 명서 삶의 기준으로 볼 때 행복한 삶이었다고 생각하니? 이 아빠는 남한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어떠한 것이라도 행복을 준다면 하는 게 맞다고 본단다. 물론 각각의 사람들의 생각은 틀릴 거야. 우리 민서, 명서도 잘못된 편견에 사로 잡히지 말고 사물을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렴.

 

2015.9.9.23:32... 엄마, 민서, 명서는 좀 전에 곯아떨어지는 밤에 아빠가... 좋은 꿈 꾸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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