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택리지(이중환)
글: 전근완
그림: 김강섭
독서기간: 2015.09.11~09.14
민서, 명서야... 오늘은 우리나라의 지리와 문화에 대해 글을 쓴 이중환의 《택리지》에 대해 말해 볼까 해. 먼저 이중환에 대해 알아보면 숙종 16년(1690년)에 여주 이 씨 가문에서 출생했어. 이중환은 관직에 있는 아버지를 따라 각각 강원도와 경상도에서 살기도 했어. 순탄한 어린 시절을 보낸 이중환은 학문과 글짓기에 재능이 있었지. 그래서 24살 되던 해(1713년)에 과거시험에 응시해서 드디어 합격을 하게 되지. 여러 관직을 거쳐서 후에 정 5품의 병조정랑 직위에까지 오르게 되지. 관직에 오른 후 사천 목 씨 집안과 결혼을 하게 되는데 사천 목 씨와 여주 이 씨는 둘 다 남인에 속해 있어서 서로 가깝게 지냈어. 실제로 이중환은 숙종 42년(1716년)에 묘로 쓸 자리를 보러 지관 출신인 목호룡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과 경기도, 황해도의 여러 지역을 여행하기도 했었어. 그런데 목호룡은 자신과 반대되는 세력들인 노론을 역적으로 신고하여 제거해. 이 일로 많은 노론 사람들이 죽고, 170여 명이 처벌되었는데, 이때 목호룡을 부추긴 사람들이 노론과 경쟁관계에 있던 소론이었어. 이때 노론들은 경종의 후계자인 왕세제(후에 영조)를 옹호하고 있었어. 그런데 문제는 이 목호룡의 신고가 거짓이었다는 거야. 영조는 자신을 옹호하던 노론을 제거한 목호룡의 죄를 다시 조사하도록 하였고, 그 결과 목호룡의 신고가 거짓으로 밝혀져 대역 무도죄로 처형되었어. 그런데 이 사건이 목호룡만 처형되는 데서 끝난 것이 아니라 목호룡과 관계가 있던 사람들이 모두 불려 가 조사를 받게 되었지. 이중환도 예외가 아니어서 체포가 되어 네 차례의 취조를 당하게 되었어. 이중환은 혹독한 고문 속에서도 끝까지 그러한 사건을 꾸미지 않았다고 부인하지. 결국 증거도 없고, 자백을 받아내지도 못했기 때문에 사형은 면할 수 있었어. 대신 먼 섬으로 유배를 가게 되는데 이때 이중환의 나이 37세였어. 그 후 38세가 되던 해에 소론이 다시금 집권하면서 이중환의 유배가 잠시 풀리기도 했지만 사헌부가 이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유배를 가게 되었는데, 그 뒤로 약 30여 년간을 유배와 유랑으로 전국을 떠돌게 되지. 어때, 민서, 명서 같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지 않니? 하지만 이런 억울한 일들은 지금도 많이 일어나고 있단다.
30여 년을 떠돌면서 이중환은 백성들의 삶을 많이도 보고 많은 것을 느꼈을 거야. 그리고 우리 나라 팔도에 대한 지리, 생리, 인심, 산수에 대해 글을 썼지. 토지를 빌려주고 편하게 사는 사대부에 비해 먹고살기 위해 치열하게 사는 일반 백성들에 대한 감정이 어땠을까? 이 책 《택리지》의 뜻은 살기에 좋은 마을을 고르는 법에 대한 기록이야.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첫 번째 장은 '사민총론' 즉 조선 시대의 네 가지 신분에 관한 이야기야. 조선 시대는 사, 농, 공, 상. 즉 선비, 농부, 수공업자, 상인으로 신분이 나뉘어 있었지. 택리지는 이 중 양반이 살 만한 곳에 대해 말하고 있어.
두 번째 장은 팔도총론이야. 조선 시대 여덟지방의 지리에 대해 쓰고 있어. 각 지방별로 그곳의 지형, 기후, 역사, 주요 인물, 명승지, 산업 등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어.
세 번째 장은 복거총론이야. 복거란 살 만한 곳을 가려서 정한다는 뜻이지. 이때 살기 좋은 곳이란 지지, 생리, 인심, 산수의 네 가지 조건을 잘 갖추고 있는 곳으로 보았어.
《택리지》는 이중환이 30여 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직접 보고, 느낀 것들을 적어 놓은 것이라고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여행을 하고 있는 느낌이야. 그는 붕당의 폐해와 전쟁으로 벗어날 수 있는 곳에 대해 자주 설명하고 있어. 자신이 붕당의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 같아. 이 아빠가 만약 이중환의 입장이었다면 억장이 무너져 내렸을 거야. 사람의 삶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때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고통을 안겨줄 때가 있단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한 거야. 포기하지 않고 버티면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올 거야. 물론 이중환은 다시 관직으로 나아갈 기회는 얻지 못했지만 그의 이름은 관직을 했더라도 지금만큼은 명성을 얻지 못했을 거야. 민서, 명서야.... 너희들 인생에 고통은 분명히 찾아오지만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이를 악물고 버텨내라. 고통과 친구가 되어라.... 고통이 너희들의 인생 교관이라고 생각하거라~
2015.09.15. 00:50.... 아빠는 좀 전에 퇴근하고 너희들도 안 자고 있다가 좀 전에 잠들었을 때.... 사랑한다 우리 아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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