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자귀나무에 분홍꽃 피면
글: 김영옥
독서기간: 2015.09.09~09.11
민서, 명서야.... 오늘은 좀 오랜만에 수필 같은 책을 읽고 함께 나누고자 해. 이 책 《자귀나무에 분홍꽃 피면》은 한국불교사에서는 거의 취급되지 않고 인정받지 못하는 비구니 스님들의 이야기야. 이 아빠도 몰랐는데 스님들 중 거의 반이 비구니 스님이라고 하는구나. 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비구니 스님들은 깊은 산에서 전쟁으로 허물어진 절을 일으켜 세우신 분들이야. 그 과정에서 남자도 힘든 이 큰일을 여자의 몸으로 그리고 큰 의지로 고난을 넘어 일으키셨더구나. 엄격한 규율 속에서 생활하는 비구니 스님들은 자급자족을 위한 밭 갈기와 마음의 안정을 꾀하는 참선이 가장 주요한 일이야. 깊은 산속에서 이런 일들을 하시며 마음의 도를 닦아 해탈을 하시려 하지.
책 속의 인상 깊은 구절은 한 사람이 스님에게 "스님, 도가 무엇입니까" 그러자 스님은 "가거라"했다는구나. 가라는 말은 여기서 '버려라'란 뜻과 같은 말이라고 해. 그때 치열한 전쟁터 같은 이 아빠의 삶을 들여다보니, 얼마나 많은 것들을 움켜쥐고 잃지 않으려 하면서 살아가려 애쓰고 있는 모습이 처연하구나. 민서, 명서야! 사실 위의 이야기처럼 저렇게 간단한 이야기지만 "가거라" 이 한마디에는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어. 얻으면 얻으려고 할수록 우리네 정신은 더욱 피폐해질 뿐이야. 하지만 많이 얻고도 탐욕스럽지 않고 도에 가까이할 수 있는 길이 있단다. 바로 나눔이란다. 많이 얻고 또 많이 나누고... 나눔은 너희들에게 정신의 안식처를 제공할 거야.
아빠는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성당을 다녔지만 가끔 절에 갈 일이 있어 가면 마음이 고요해지는 것을 느꼈단다. 불교는 우리나라의 역사와는 뗄 수 없이 함께 시간을 거슬러 온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서 불교의 정신은 아직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그래서 물론 지금은 성당을 다니지 않지만 불교에 대한 거부감도 없단다. 절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게 없지만 이 책에서의 비구니 스님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고달픈 삶을 마다하지 않고 마음의 정진을 하시는 게 모두들 참된 용기를 가지고 계신다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 책을 쓰신 김영옥 작가님의 문체 또한 훌륭하구나. 아빠가 모르는 단어가 무척 많았지만 우리나라 토종말과 한문이 많아 그렇지만 시적인 표현으로 글을 참 잘 쓰셨단다. 그리고 식물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이 아시는 것 같아. 아빠는 도시에서 자라서 나무와 꽃 이름을 거의 모르는데 말이야... 그래서 책에서 나오는 꽃 이름을 검색하여 꽃을 보니 그동안 아빠의 무지가 많이도 드러나는구나...ㅎㅎㅎ. 그리고 사실 비구니 스님들은 자신들의 삶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 생각하여 김영옥 작가님이 많은 고생을 하셨다고 하는구나. 스님들은 무엇을 위해 깊은 산속에서 정진하시면서 살아갈까? 모든 걸 버리면 정말 마음이 편할까? 하지만 이 아빠도, 사람들도 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한단다... 앞으로 계속 고민을 해야 할 문제야.
마지막으로 책에서 나온 좋은 글귀를 들려줄게...
초목을 키우는 것은
해를 우러르는 나뭇잎들만이 아니라,
어두운 땅속 깊이 내리고 있는 뿌리이기도 하다.
2015.9.12. 토.... 민서는 아침 8시에 깨어 아빠랑 놀고 싶다며...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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