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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삶의 기쁨 독서 이야기

by Jinnyboy 2023. 9. 1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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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글: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번역: 박미경

독서기간: 2023.09.08 ~ 2023.09.14

 

 

민서, 명서야~~ 오늘은 20대에 대기업 임원으로 있다가 불현듯 깨달음을 얻고 태국 사원의 승려가 된 나티코의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어.

첫 장부터 글 속의 힘이 아빠를 편안하게 하는구나.

나티코는 어려서부터 똑똑하고 공부도 잘하여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업을 했어. 회사에서도 승승장구하여 26살에 재무 담당 임원이 되었다고 해. 남들이 부러워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는 늘 남들의 기대를 채워주려 노력했다고 하는구나. 자신의 삶을 살지 않고 부모님, 그리고 회사 관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백조의 겉모습과는 다르게 엄청난 물을 휘젓고 있었던 거야. 

그러던 어느 날 소파에 누워있던 나티코는 이런 삶은 옳지 않다고 느꼈어. 그리고 실행을 했단다. 사임을 한 거야. 

겉으로 영리하고 그럴듯해 보이는 데 집착하느라 현재에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잊고 사는 것입니다.

 

아빠가 사회적 성공이 꼭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믿음은 나티코도 표현한단다.

한 사람의 일상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은 우리 존재의 더 깊은 부분에 자양분과 활력을 공급해야 합니다. 그런 유형의 자양분은 흔히 성공에서 얻을 수 없습니다.

 

나티코는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이라는 어려운 책을 세 번 읽으며 이해한 내용은 아래와 같아.

"인간 내면의 평화로운 것, 고요하고 차분한 것, 자꾸 떠오르는 갖가지 생각으로 말미암아 흐트러지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소중하며, 주목할 가치가 있다. 그와 같은 것들에는 보상이 따른다."

 

그는 처음에 명상에 집중하려 했지만 여러 잡생각으로 혼란스러웠어.

아빠도 눈 감고 조용히 있으면 온갖 잡생각이 나는데 생각을 없애려 하지 말고 내려놓으려 노력하라는구나.

우리의 상반신은 일종의 물병과 같습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는 몸 안에 물이 차오른다고 상상해 보세요. 숨을 내쉴 때는 수위가 내려가서 병이 비워집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는 물이 바닥에서부터 다시 차오릅니다. 호흡이 엉덩이에서 또는 더 바닥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상상해 봅시다. 그런 다음 물이 배를 지나 가슴과 목까지 차오르는 기운을 느껴 보는 겁니다.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이 파도에 자신을 잠시 내맡겨봅시다. 자세가 썩 편하지 않다면, 자기 몸에게 다정하고 부드럽게 물어보길 바랍니다. '어떻게 호흡하는 게 제일 좋니? 가슴을 조금 더 펴면 공기를 들이마시기가 더 편하니? 어깨를 살짝 내리면 어떨까?' 이 정도면 됐다고 느껴지는, 몸속 깊이 편안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옵니다.
당장은 이렇게 호흡만 하면 됩니다. 다른 일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요. 휴가를 떠난 셈입니다. 전두엽의 스위치도 꺼버렸습니다. 이 순간, 책임질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 순간, 짜내야 할 기획안도, 제시해야 할 의견도 없습니다. 잊어서는 안 되는, 꼭 기억해야 하는 사항도 전혀 없어요. 여러분이 신경 쓸 일은 오로지 호흡뿐입니다. 원하는 시간 동안 호흡에만 집중하면 되는 겁니다.

 

그는 보수적 성향의 부모님께 대기업 임원직을 떠나 승려가 된다고 했을 때 최소한 겉으로 비난을 하지 않았지만 많이 속상하셨을 거야. 그래도 아들의 믿음을 존중해 주는 신뢰가 대단하구나. 

아빠도 나중에 너희들이 하는 일에 마음을 열도록 노력하마.

'나티코'는 태국의 국제 숲 속 사원에서 받은 법명이야. 뜻은 지혜가 자라는 사람이라는구나.

 

부처님이 주신 선물 중 아빠에게 인상적인 내용은,

"떠오르는 생각을 다 믿지는 말라"

 

사원에는 서양인 승려들이 많았어. 그리고 괴짜들도 많았지.

이런 사람들을 대하면서 나티코는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깨달았어.

사람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 

내 방식대로 바꾸려는 태도는 성공할 수도 없고 관계만 악화시킨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어.

여기에 자신의 에너지를 써서 탈진될 필요가 없다는 거야. 

아빠도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 이 사람은 왜 이렇고, 저 사람은 왜 저럴까?를 많이 생각했었는데 결국 아빠의 오만이었어. 그 사람 그대로 인정하는 노력을 좀 해야겠구나.

푸와 피글렛이 함께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빨간 티셔츠를 입은 푸와 분홍색 수영복을 입은 피글렛이 눈앞에 선하지 않나요? 두 친구는 토끼네 집에 잠시 들렀다가 나오는 길입니다. 푸가 말했습니다. "토끼는 참 영리해." "맞아, 토끼는 참 영리해." 피글렛이 맞장구를 쳤습니다. "게다가 토끼는 머리가 똑똑해." 푸가 칭찬을 계속했습니다. "맞아, 토끼는 머리가 좋아." 피글렛이 다시 맞장구를 쳤습니다. 둘 사이에 한참 침묵이 이어지더니 푸가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그래서 토끼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나 봐."

 

지식보다 지혜를 구해야 하는 이유야. 남들 앞에서 지식을 뽐내고 싶지만 그런 지식은 우리를 틀에 가두어 버린단다.

지식은 자신이 아는 것을 자랑한다. 지혜는 자신이 모르는 것 앞에서 겸손하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와.

아잔 자야사로 스님은 마법의 주문을 알려주겠다고 했어.

갈등이 생기거나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주문을 마음속으로 외우라고 하지.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니 지금도 누군가가 마음에 들지 않아 괜히 분노감에 휩싸일 때가 있어.

그런데 과연 나는 옳게 생각하고 있는가?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을 바라보는 많은 연습이 아직 필요해 보이는구나.

 

나를 괴롭히는 그 사람은 바로 '나'라는 점을 깨달아야 해.

고통이 우리 안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나티코는 태국을 떠나 영국의 사원으로 자리를 옮겼어.

그는 태국의 밀림에서 평온함을 배웠고 명상에 몰입하는 법도 깨달았어.

2평도 되지 않는 움막에서 만족감을 느끼던 그도 영국의 일거리 많은 사원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았어.

그곳에서 다시 7년을 보낸 뒤 스위스 사원으로 다시 이동했어.

 

그러던 어느 날 내면의 목소리가 말했어.

'앞으로 나아갈 때가 됐어.'

그는 두려움에 떨었지만 그동안 불확실성을 마주하던 모습에서 용기를 얻어 고국인 스웨덴으로 돌아왔어.

 

'우리는 고요함 속에서 배운다.
그래야 폭풍우가 닥쳤을 때도 기억한다.'

 

나티코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한없는 무기력감에 사로잡혔어.

어떠한 일도 하지 못한 채 부모님에게 생활비를 받아서 써야 했어.

하지만 부모님이 생활비를 더 이상 보태줄 수 없다고 하자 그는 명상 수업을 했어.

그리고 방송에도 나가서 유명세를 타며 더 많은 명상 수업을 진행했지.

사랑하는 사람도 만났고.

 

이런 상황을 살펴볼 때 우리는 아무리 오랜 수행을 해도 고난 속으로 빠질 수 있다는 거야.

그러니 삶이 잘 나간다고 우쭐할 일도 아니고 어려움에 쳐한다 해도 낙심할 일도 아니란다.

그리고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야 한다는 점! 잊지 마렴.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맺는 온갖 관계 중에서 단 하나만이 진정으로 평생 이어집니다.
바로 우리 자신과 맺는 관계입니다.

 

명상가로서 점점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고 또 인생의 큰 선물도 받았어.

바로 사랑하는 사람, 엘리사베트를 얻은 거야.

그러나 영화처럼 행복 뒤엔 언제나 그림자가 드리우지.

나티코가 어느 날 근육이 경련을 일으켜 검진을 받아보니 루게릭에 걸린 거였어.

17년의 수행 그리고 찾은 행복, 마치 이제 누릴 건 다 누렸으니 저세상으로 가야 한다고 심판받은 것처럼 그는 무척이나 억울했을 거야. 

이것도 천천히 받아들였어. 

루게릭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 날, 그를 보면 그동안의 수행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어.

서서히 평정심을 찾는 모습은 다시 마음속 평화를 이룬 수도승이었어.

죽음이 다가와도 나를 속이지 않는 것, 아잔 파사노에게서 배운 것이야.

 

 

아잔 파사노 스님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부모님 집을 찾았습니다. 가족과 친척들은 명절을 맞아 다 함께 모였습니다. 어느 늦은 밤, 스님은 사촌과 식탁에 마주 앉았습니다. 사촌은 위스키를 마시고 있었지요. 위스키 병을 빠른 속도로 비우던 사촌은 갑자기 잔을 하나 더 가져오더니, 술을 붓고는 스님 앞에 두었습니다.
"한잔 안 마실래?"
"괜찮아, 내가 속한 종파는 술을 마시지 않아."
"에이, 뭘 그래"
사촌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누가 알겠어."
아잔 파사노 스님은 그를 바라보고는 조용히 그리고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내가 알겠지."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은 특히 동양에서 강조되고 있어. 물론 아잔 파사노 스님도 동양의 학문을 익혀서 이를 중요시 여긴 것이겠지. 이는 사서 중 《대학》의 8조목에 나오는 성의(誠意)(나를 속이지 않는 영혼)와 같아.

자신을 속이지 않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지 않을까?

아빠도 아빠 자신을 속인 일이 참 많았어.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점도 이와 비슷하단다. 자신이 타인의 입장을 잘 이해한다고 생각하지만 진정한 타인 이해를 실행하는 이는 소수일 거야.

 

밤새 몰아치던 폭풍우가 물러난 아침, 파도에 휩쓸려 온 불가사리가 해변에 수도 없이 널려 있었습니다. 아이는 불가사리를 하나 집어 들어 바다로 던졌습니다. 또 하나를 주워 그것도 바다로 던졌습니다. 그 모습을 보던 한 노인이 다가와 말을 걸었습니다.
"꼬마야, 지금 뭐 하니?"
"불가사리를 바다로 돌려보내고 있어요."
"하지만 얘야, 이 해변엔 수십만은 못 되더라도 수만 마리나 되는 불가사리가 널려 있단다. 네가 몇 마리 구해 준다고 별 차이가 있겠니?"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불가사리를 또 집어서 바다로 던졌습니다. 그러고 노인에게 말했습니다.
"쟤한테는 큰 차이가 있죠."

 

나티코는 부모님 댁을 방문한 어느 날 아버지가 만성폐색성페질환을 앓고 있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돼.

아버지는 남은 삶에 미련을 두지 않고 스위스에서 안락사하길 원했어.

그렇게 날짜가 정해지고 모든 가족이 함께 스위스 병원 병실에서 작별 인사를 했어.

죽을 날짜를 정확히 안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우리는 언젠가 아니 곧 죽게 되리라는 것을 알지만 정확한 날짜나 시간은 모르기에 공포가 더해질 수 있어.

우리 삶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사랑하는 이들 곁에 영원히 머물 수 없음을 머리로만이 아니라 온몸으로 이해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더는 이만하면 됐다고 믿으며 살아갈 수 없게 됩니다. 그날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모든 사람과 반드시 이별할 것입니다. 그것만이 확실하며 그 외의 나머지는 다 추측이고 가능성입니다. 그 진실이 우리 존재의 일부가 되었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고 삶 자체에 다가갈 유일한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다정하게, 다정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티코는 2022년 1월 17일 아버지와 같은 방식으로 두려움도 망설임도 없이 떠난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어.

 

아빠도 서서히 깨달아가고 있지만 남은 시간을 후회 없도록 의미 있는 시간들을 보내려 해.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할머니를 비롯한 친척들에게도,

그리고 우리 민서, 명서, 엄마에게도.

 

2023.09.14.목.20:57.... 민서는 친구들과 문제가 있었는지 내일 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명서는 게임하느라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민서야, 네 마음이 많이 서운하겠지만 곧 기운을 차릴 거라고 아빠는 믿고 있어.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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