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대학(大學)
글: 허경대
그림: 이주한
독서기간: 2015.10.07~10.10
민서, 명서야... 오늘은 4 서중 하나인 대학을 읽고 이야기해볼 까 해. 대학은 원래 《예기》라는 두꺼운 책 속의 한 부분이었는데 주자가 이것에 설명을 첨가하고 편집하여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낸 것이야. 《대학》은 원래 《예기》라는 경전에 짧은 글로 수록되어 있던 것으로 공자의 제자 증자가 지었다고 해.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애독하는 《대학》은 주자의 해설이 포함되어 있는 《대학장구》를 말하는 거야. 그래서 작가가 두 명이 되는 셈이지.
먼저, 증자는 기원전 506년 노나라의 남무성에서 태어나 기원전 436년에 돌아가신 분이야. 그의 나이 16세가 되던 해에 그의 아버지는 초나라로 가서 공자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으라고 하여서 기원전 490년 증삼은 아버지의 명을 받들어 공자를 찾아가 그의 문도가 되었어.
어릴 때부터 효성이 지극했던 증삼은 집안이 넉넉하지 못하여 평소 낡고 해진 옷을 입고 다녔어. 어느 날 증삼이 다 해진 옷을 입고 밭을 갈고 있는 걸 노나라의 왕이 보게 되었어. 왕은 증삼에 대하여 이야기를 듣고는 읍을 하나 줄 터이니 옷을 꿰매 입으라 하였지. 그런데 증삼은 정중히 사양하고 받지 않았어. 그 이유는 남에게 무엇인가를 받은 사람은 그것을 준 사람에게 공연히 머리 숙여 공손한 마음을 갖게 되고 또한 두려운 마음을 갖게 되고 남에게 무엇인가를 준 사람은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사이에 거만해질 수밖에 없다고 하지. 비록 상대가 나에게 무엇인가 주면서 전혀 거만하게 행동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그걸 받고 어찌 두려운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있겠냐고 하지. 결국 증자는 그것을 받지 않았다고 해. 훗날 공자는 증자가 행한 이 말을 듣고는 증삼이 행한 대로 하면 자신의 절개와 지조를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어. 민서, 명서는 어떨 거 같니? 너희들이 가진 것이 없는데 어떤 사람이 돈을 준다고 하면.... 아빠는 받았을 것 같아... 그만큼 거절하기 힘든 게 재물 문제란다. 그리고 이런 것 때문에 나라도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고 말이야. 한 가정에서 조차 아버지의 얼마 안 되는 재산 때문에 형제들이 싸우는 꼴이란. 정말 지금이야 말로 공자의 사상이 필요한 때란 걸 알 수 있어.
증자의 철학관에 대해 말해보면 첫째, 우주에 대해서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 이것을 천원지방 사상이라고 해. 그리고 그는 천지 만물이 서로 음과 양이라는 두 요소의 성질로 이루어졌다는 음양사상을 가지고 있었어. 둘째, 사람이 행해야 할 법도, 즉 윤리에 대한 생각이나 생활 태도는 살아계실 때 부모님께 효도를 다하고 또 돌아가시면 장례를 극진하게 치루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 그리고 돌아가신 후에는 제사를 극진히 모셔야 한다고 생각했지.
하루는 공자가 제자들을 모아놓고 말하길 "나의 도는 하나로써 일관한다"라고 했는데 제자들은 그 말의 참뜻을 몰라 골똘히 생각에 잠겼는데 증자가 홀로 일어나 말하길 "선생님의 도는 충서(忠恕) 일뿐입니다"라고 했어. 충서 지도란 바로 공자의 중심사상이라고 할 수 있지. '충'이라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고 '서'라는 것은 자기 자신을 뒤로 미루고 남을 위하는 것을 말해.
증자는 공자가 돌아가신 후에 노나라에서 유가의 후계자였던 것으로 생각해. 그는 평소 스승께서 가르쳐 주신 내용을 후대 학자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던 거 같아.
다음은 주자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할까? 송나라 사람 주희는 증자가 이야기한 내용을 1,751자의 글로 편집정리하여 《대학 장구》를 쓴 분이야. 《대학 장구》는 《예기》에 있는 원문의 글을 취해서 훼손되어 빠진 부분을 보충하고 설명한 책으로 《대학》을 유학의 경전인 사서오경의 반열에 올린 사람이 바로 주희야.
주자는 1130년 중국의 남송 시대에 태어났어. 이 시대는 밖으로는 몽골의 위협을 받던 때였고 안으로는 불교, 도교가 유행하고 있었어. 그의 아버지 주송은 관직에 몸담고 있었는데 당시의 재상이었던 진회라는 사람과의 의견 충돌 끝에 관직에서 물러나 복건성 우계현으로 가게 된 거야. 주희는 열네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당시의 유명한 학자 호헌, 유면지, 유자휘 등을 스승으로 모시고 유학을 배웠어. 그는 유학뿐만 아니라 불교의 선 사상과 도가의 노장 사상 그리고 병법까지 두루 배웠어. 그러나 스물네 살에 이연평이라는 사람을 만나면서 다시 유학에 복귀하여 유가의 정통성을 계승하게 되었어. 그는 19세에 진사라는 벼슬에 급제하였고, 1200년 71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여러 관직을 거쳤어. 하지만 9년 정도만 현직에 있었고 나머지는 명예직이었기 때문에 하루의 대부분을 학문 연구에 전념했지. 앞서 말한 《대학 장구》 이외에도 《중용 장구》, 《논어집주》, 《맹자 집주》와 같은 주해서를 많이 편찬하였어. 주자가 편찬한 사서는 최근까지 학교 교육에서 널리 사용되었지. 공자가 유학의 개념을 인(仁)에서 구하고자 했다면, 주희의 신유학은 사물의 본성과 근본 원리를 이해하는 '격물치지'에서 도를 구하고자 했어. 그래서 주희의 학문을 '인간 본성과 사물의 이치를 밝히는 철학', 즉 성리학이라고 말하는 거지. 주희는 죽을 때까지 붓을 놓지 않은 걸로 유명한데 71세의 나이로 생애를 마치던 그해 3월까지 《대학 장구》에 들어 있는 '성의장'을 고치고 있었다고 해. 대단하지 않니? 주희는 자신의 일을 분명히 즐기고 있었을 거라 아빠는 확신해. 우리 민서, 명서도 너희들이 죽을 때까지 즐길 수 있는 일들을 하기 바란다.
이 책은 3 강령 8조목으로 구분하여 쓰여 있어. 3 강령은 명명덕, 신민, 지어지선이고 8조목은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야.
명명덕(明明德)-배우는 사람은 맑고 밝은 덕을 밝혀야 한다.
명명덕이란 '밝은 덕을 밝힌다'인데 밝은 덕이란 사람이 태어날 때 이미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천부 지성'을 말하는데 천부 지성은 지극히 착하고 조금도 사리사욕이 없는 것이야. 공자의 학문인 유학에서 말하는 덕은 '곧은 마음'이라는 뜻으로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
신민(新民)-밝은 덕을 밝힌 후 이웃도 새로운 곳에 이르게 한다.
앞서 얘기했듯이 밝은 덕을 밝히는 일은 자신을 새롭게 하라는 뜻이야. 내 스스로가 새로워졌다면 주변에 있는 내 이웃도 새롭게 만들 수 있겠지? 그래서 나온 《대학》의 두 번째 강령은 신민이야. 신민이란, 스스로 자신의 덕을 밝힌 후에 반드시 내 이웃도 새로운 곳에 이르게 한다는 뜻이지.
지어지선(止於至善)-한 치의 사욕도 없는 선의 경지에 머무른다.
지어지선을 한자로 풀이해 보면 '지극한 선에 이르러 머무른다, 또는 그친다'.라고 풀이할 수 있는데, 사람이 착한 행동을 하면 착하게 행동한 그 마음을 그대로 간직한 채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거야. 주자는 '그친다'.라는 것은 곧 지극한 곳에 이른 뒤에 그곳에 머물러야 함을 말하는 것이야. 이것은 지극한 착함에 이르지 못했으면 반드시 그곳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지. 만약 이미 그곳에 이르렀다면 움직여 다른 곳으로 가서는 안돼.
격물치지(格物致知)-사물에 대한 이치를 연구하여 모르는 일이 없도록 한다.
원래 '격물치지장'은 책장 자체가 누락되어 없어진 것으로 보고 있어. 그래서 주자가 자신의 뜻을 보충하여 새로 삽입했다고 알려져 있어. 격물이란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연구해서 사물의 대한 이치를 철저히 규명하여 한 점 의혹이 없게 한다.'는 뜻이야. 치지 역시 한자를 풀이해 보면 치는 '끝까지 다하다, 궁구 하다.'라는 뜻이고 지는 '안다'로 풀이가 돼. 이것을 조합해 보면 '앎을 끝까지 구하다'라는 뜻으로 해독할 수 있어. 그래서 격물치지는 '모든 사물에 대하여 그 지극한 이치를 의혹됨이 없도록 하며, 내 마음속에 알지 못하는 것이 없도록 한다'라고 할 수 있어.
성의(誠意)-뜻을 성실히 하여서 자신을 속이는 일이 없도록 한다.
성의는 뜻을 성실하게 한다라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것'이니. 악한 것을 미워하고, 착한 것을 좋아하여야 한다'라고 하였어. 사람이 스스로 자신을 닦고자 한다면 먼저 착함을 행해야 하고, 악함을 버려야 한다는 거야.
정심(正心)-뜻이 성실하면 마음을 바로 잡을 수 있다.
'몸을 닦음에 그 마음을 바로 해야 한다'는 것은 마음에 분하고 성내는 바를 두게 되면 그 바름을 얻지 못하고,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바를 두게 되면 그 바름을 얻지 못하며, 좋아하고 즐겨하는 바를 두게 되면 그 바름을 얻지 못하며, 근심하고 걱정하는 바를 두게 되면 그 바름을 얻지 못한다'라고 하였어. 즉, 외부에 의해서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뜻이야.
수신(修身)-마음이 바른 뒤에 내 몸을 닦는다.
자신의 마음을 바르게 하면 악함은 없어지고 자연히 착함만이 있으니, 결국에는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이 내 몸을 보전할 수 있다는 거야.
제가(齊家)-내 몸을 닦은 후 집안을 편안하게 잘 다스릴 수 있다.
'제가는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것은 그 몸을 닦는 데 있다,라고 하였어. 가지런하게 한다는 것은 한결 같이 고르게 한다는 뜻이야.
치국(治國)-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사람은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
전문에 집안을 가르치지 못하면서 남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집을 가지런히 하는 방법으로도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 부모를 섬기는 효도를 응용해서 임금을 섬기고, 형을 섬기는 공손함을 응용해서 어른을 섬기며,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것을 응용해서 무리를 부리는 것이다.라고 하였어.
평천하(平天下)-나라를 잘 다스리는 사람은 천하를 화평하게 한다.
전문에 '천하를 화평하게 하는 것이 그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다.'라는 것은 임금이 늙은이를 늙은이로 섬기면 백성들도 그 부모에게 효도함을 본받게 된다. 임금이 어른을 받들면 백성들이 이웃 어른들께 공손하게 된다. 임금이 외로운 사람을 불쌍히 여기고 구휼하면 백성이 그 임금을 배반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혈구의 도가 있다.
어때, 민서, 명서야... 책의 내용은 짧게 간추렸지만 지금 현재의 시점에 우리에게 꼭 필요한 덕목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우리 지역, 우리 집에서도 필요한 덕목이지만 이 아빠에게 제일 먼저 필요한 덕목이라는 생각이 들어. 모든 일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라는 것을 잊지 마렴. 그럼 그 해결책도 나로부터 해결될 수 있어.
2015.10.11. 11:41.... 아침밥을 먹고 민서, 명서는 TV 보고 있을 때.... 사랑한다 우리 아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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