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신곡
글: 단테 알리기에리
번역: 김운찬
독서기간: 2024.09.04 ~ 2024.09.18
민서, 명서야~~ 오늘은 아빠가 고등학생 시절 읽으려고 시도했다가 어려워 바로 포기했던 《신곡》을 도전했어.
그런데 예전에 시도했을 때 왜 포기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어렵지 않았어.
그만큼 아빠는 그때에 독서력이 없었던 거야.
단테는 아빠에게 신비의 인물로 각인되어 있어. 왜냐하면 그의 책을 읽어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인페르노》를 통해 단테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읽었기 때문이야.
지옥(INFERNO)
단테는 1300년 봄 서른 다섯 살의 나이에 어두운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표범, 사자, 암늑대가 길을 가로막아.
그때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다른 길, 즉 저승 세계를 거쳐 가야 한다고 말해.
베아트리체가 베르길리우스에게 단테의 저승 여행을 안내하라고 했어.
베르길리우스는 단테가 존경하는 시인이어서 그를 안내자로 선택했던 듯해.
이 지옥의 여행을 통해 아빠가 알 수 있는 것은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는 거야.
그리스 신화의 신들마저 하느님 아래 배치하는 것과 생전에 높은 업적을 세운 인물들이 하느님을 믿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옥에 있다는 건 시대 상황과 단테가 어느 편에 있었는지 명확하게 하는구나.
지옥은 아홉 개로 나누는 데 깔때기 모양으로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 좁아지고 또 더 고통스럽게 되어 있어.
베르길리우스와 단테는 아케론강을 뱃사공 카론의 도움으로 지옥으로 내려가기 시작해
한 곳 한 곳을 지날 때마다 그는 유명한 인물들을 만나게 돼.
과연 그들은 지옥에 있을 만큼 잘못이 있는 걸까란 생각이 들어.
아무런 잘못이 없지만 하느님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고통을 받는 위대한 위인들, 음란함과 애욕의 죄인들, 탐식의 죄를 지은 이들, 재물의 죄인들을 차례로 살펴보지.
입구를 지날 때 문을 지키는 문지기에게 제지를 당할 때마다 베르길리우스는 천사의 도움을 받아.
교황파의 백색에 속한 단테 자신의 숙적들도 물론 지옥에 넣었지.
점점 더 악한 행위를 한 이들을 위한 지옥을 경험하는데 기만의 무절제와 폭력은 하느님이 용서하지 않을 무거운 죄야.
이중 인상적인 장면은 자살한 이들은 어두운 숲 속의 나무가 되어 있는데 하르피이아(약탈하는 여자)에 의해 가지가 꺾여 피가 쏟구치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거야.
자살은 이해가 되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해.
하지만 종교적으로 예나 지금이나 굉장히 무건운 죄로 여겨진단다.
베르길리우스와 단테는 계속해서 원을 돌며 점점 저 나쁜 짓을 하고 더욱 심한 고통을 받는 영혼들을 상대해.
신성 모독을 한 자들, 동성 연애자들을 만나고 무시무시한 괴물 게리온을 등에 타고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지.
그 뒤로 논놀이꾼들, 뚜쟁이와 유혹자들, 아첨꾼들을 보고 돈을 받고 성직이나 거룩한 물건들을 거래한 죄인들이 바닥에 뚫린 구멍 속에 거구로 처박히는 형벌을 받고 있는 것을 보았어. 이곳에는 교황과 같은 단연 높은 성직자들이 많았어.
중세 시대 나쁜 짓을 일삼는 교황들을 생각하면 이들은 하느님이나 예수님을 절대 믿지 않는 사람들이었어.
신실한 신심이 있었다면 이런 짓을 절대 하지 않았을 테니까...
머리가 등 쪽으로 돌아가 있는 점쟁이들과 예언자들, 펄펄 끓어오르는 역청 속에 잠긴 직위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운 탐관오리들, 무거운 납으로 된 옷을 입고 다니는 위선자들, 뱀들에게 계속 물리는 벌을 받는 도둑들, 타오르는 불꽃 속에 휩싸인 사기와 기만한 자들은 점점 더한 형벌을 받고 있었어.
이 중 귀도라는 사람은 군인이었다가 속죄하기 위해 수도자가 되었지만 보니파키우스 8세 교황의 꾐에 빠져 여우의 꾀를 사용하여 적들을 물리쳤어. 교활한 교황을 도운 죄로 지옥에 떨어졌지.
계속해서 신체의 여러 곳이 갈라지는 형벌을 받는 종교나 정치에서 불화의 씨를 뿌린 자들, 역겹고 악취 나는 질병에 시달리는 온갖 수단으로 다른 사람들을 속이거나 화폐를 위조한 자들, 얼어있는 코키토스 호수에 얼어붙어 있는 가족과 친척을 배신한 영혼들, 조국과 동료들을 배신한 영혼들을 만났어.
이런 순서를 생각할 때 단테와 그 시대 범죄의 과중이 어떠한지 알 수 있어.
가장 큰 죄를 지은 이들은 은혜를 배신한 자들이야. 이는 현대에서도 몹쓸 짓에 해당되지만 법으로는 살인한 자들보다는 죄가 가벼워. 단테 시대에는 의리나 신뢰를 배반한 자들에 대해 무척 무거운 벌을 내린 듯하구나.
지옥의 가장 밑바닥인 주데카를 본 뒤 천사였다고 지옥의 마왕 루키페르를 통해 남반구로 나왔어.
단테는 지옥에 가둬둔 이들은 거짓말을 하여 사람들을 속인 자들이 많아.
아마도 그가 궬피파 백당 소속으로 정쟁을 치르며 속임수와 배신 등 인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동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망명을 떠나서도 인간의 본능과 같은 이런 죄들에 대해 이를 갈며 《신곡》을 써 내려갔을지도 모르겠구나.
연옥(PURGATORIO)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연옥의 산이 솟아있는 해변에 도착하여 연옥의 지킴이 카토를 만났어.
베르길리우스는 단테에게 갈대를 둘러주고 얼굴을 씻겨주었어.
연옥에서 만난 영혼들은 단테에게 이생으로 돌아가면 자신에 대한 기도를 자신의 주위 사람들이 해주기를 부탁해.
그래야 연옥의 문을 더 빨리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야.
베르길리우스와 같은 고향 출신의 소르델로는 밤에는 연옥의 산을 올라갈 수 없다며 여러 군주와 제후들의 영혼이 머무는 곳으로 데려가.
그곳의 군주와 제후들은 죽기 전의 영광을 잊었을까? 잊지 못하면 연옥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틈틈이 악마의 상징인 뱀을 물리치기 위해 두 명의 천사가 대기하고 있었어.
잠시 잠을 틈 탄 사이 루치아가 내려와 그를 연옥의 문 앞까지 올려다 주었어.
문지기 천사는 단테의 이마에 P자 일곱 개를 새겨 주고 연옥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어.
이 P는 죄를 의미하는 데 교만, 질투, 분노, 나태, 인색, 탐식, 음욕의 죄야.
이곳 연옥에서는 참회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노래하면 천국으로 올라갈 수 있는 죄인들이 있었어.
교만과 질투, 분노, 나태, 탐욕, 인색의 죄를 저지른 자들은 구원을 얻기 위해 끝없는 기도와 참회를 하고 있었어.
여기에는 교황도 왕도 그리고 프랑스 왕조를 세원 위그 카페의 영혼도 있었어.
잠시 아빠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갑자기 떠오른 의문에 약간의 혼란이 생겼어.
물론, 단테가 말하는 모든 죄를 비켜가기란 거의 불가능 해.
역시 아빠는 칸트가 말하는 양심에 따라 사는 게 가장 좋은 길이 아닐까란 생각이 드는구나.
이 양심에 따라가기도 무척 어렵단다. 때론 양심을 버리고 쉬운 길로 가려는 본능이 앞서니까.
우리 민서, 명서도 천천히 깊이 생각해 보렴.
두 시인은 천국으로 올라가는 스타티우스를 만나 함께 동행했어.
그는 베르길리우스를 무척 존경했기 때문에 그를 보고 감격했지.
사실 스타티우스는 인색보다 낭비의 죄를 지어 연옥에서 그 죄를 씻었어.
인색과 낭비 무엇이 더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그나마 인색은 자신을 파멸로 이끌지는 않아.
탐식의 죄인들이 해골처럼 비적 마른 모습이 역설적이구나.
이 가운데에는 마르티누스 4세 교황도 있었어.
그 뒤로 음욕의 영혼들을 만난 뒤 불길을 뚫고 지나간 단테는 지상 천국에 이르게 된단다.
에덴동산과 같은 천국에 이르러 마텔다는 레테(죄의 기억을 씻어 주는 강)와 에우노에(잃어버린 선의 기억을 새롭게 해주는 강)에 대해 설명해 주었어.
마텔다를 따라 걷다가 일곱 개의 촛대를 선두로 스물네 명의 장로와 네 마리 짐승의 호위를 받으면서 그리폰이 끄는 수레, 춤추는 여인들, 노인들의 행렬을 보게 돼.
드디어 단테는 베아트리체를 만나게 되고 그동안 그를 안내한 베르길리우스는 사라져.
그녀는 오랫동안 올바른 길에서 벗어난 것에 대해 엄하게 꾸짖었어.
여기서 베아트리체를 굉장히 아름다운 여성으로 묘사하는데 실제로 단테는 베아트리체를 평생 사모했다고 해.
9살에 처음 보았던 베아트리체를 평생 사랑했던 거지.
뒤돌아 가는 행렬을 따라간 끝에 그곳에는 하와가 대죄를 저지른 원인인 선악과나무가 있었어.
꿈속에서 수레가 괴상한 괴물로 변하여 숲 속으로 끌려가는 모습은 모하메드가 이슬람교를 창시하면서 많은 그리스도인들을 데려갔고 또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를 공인하면서 교회가 타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어.
아빠는 단테가 오로지 종교에 대해 과신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현실적으로 타당한 의식을 가지고 있었어.
단테는 에우노에강 물을 마시고 완전히 깨끗해진 몸으로 별들을 향해 오를 준비를 해.
천국(PARADISO)
단테와 베아트리체는 첫째 하늘인 달의 하늘에 도착해.
그는 달의 얼룩처럼 보이는 것이 무엇 때문인지 질문하자 베아트리체는 신학과 철학, 물리학의 원리들을 설명해.
그렇지만 현재의 과학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이지만...
계속되는 이야기들도 단테의 환상 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었을 테지만 종교적 색채가 강하기도 하고 그리스도교와 전혀 관련이 없는 그리스 신화의 신들까지 엮어놓으니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느낌이 나기도 해.
그만큼 단테는 하느님은 신화까지 덮을 수 있는 전지전능한 대상으로 본 것이야.
그렇게 단테와 베아트리체는 둘째 하늘인 수성의 하늘로 들어가.
이곳에서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를 만나고 그는 로마의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아.
로마 법전을 편찬하고 그의 부인인 테오도라는 열렬한 그리스도교 신봉자라서 영향이 있었을 것 같아.
셋째 하늘인 금성의 하늘로 올라간 단테는 사랑에 사로잡혔던 영혼들을 만나.
넷째 하늘 태양의 하늘로 가서는 철학과 신학 분야에서 유명한 영혼들을 만나는데 여기서 아빠도 알고 있는 토마스 아퀴나스를 만나지. 그는 참다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열두 명의 다른 영혼들을 소개해.
토마스 아퀴나스와 보나벤투라는 서로의 수도회, 즉 프란치스코 수도회와 도미니쿠스 수도회를 칭찬하지.
다섯째 하늘, 화성의 하늘로 올라가 믿음을 위해 싸웠던 영혼들을 보게 돼.
그곳에서 단테의 고조부 카차귀다의 영혼을 마나.
그는 피렌체의 검소한 생활, 조상들, 피렌체의 훌륭한 인물들과 당시 유명한 가문들이 쇠퇴하고 몰락한 이유를 설명해.
고조부는 단테의 미래 운명에 대해 이야기도 하지. 고난과 역경 뒤에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고...
책의 글들을 읽으며 누구를 지옥에, 연옥에, 천국에 배치할 것인지는 철저히 단테의 생각이었겠지.
그렇다면 단테와 반대편에 있는 문장력 있는 누군가 같은 구조로 글을 썼다면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또한, 교황들이나 성직자들에 대한 여러 비판을 보면 역시 종교란 무엇일까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구나.
더군다나, 당시의 종교는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인생에 있어 그 무거움이 깃털과 100층 건물 사이만큼 차이가 클 텐데 말이야.
여섯째 하늘인 목성으로 가서는 정의로운 영혼들이 날아다니며 독수리 형상으로 모였어.
거대한 독수리 형상으로 모인 영혼들은 하나의 존재처럼 이야기를 했어.
단테는 그리스도를 믿지 않았으나 훌륭한 덕성을 가졌던 사람들도 구원을 받을 수 있는지 묻자 독수리는 인간의 지성으로는 하느님의 정의를 헤아릴 수 없다고 했어.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 중에도 훌륭한 덕성을 갖춘 이들이 많은데 단지 그리스도를 믿지 않았던 이유로 천국을 가지 못한다는 건 천국 자체를 부정하는 말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일곱째 하늘인 토성으로 올라가 성 다미아니의 영혼은 하느님의 심오한 뜻과 성직자들의 타락에 대해 한탄해.
이 시기의 성직자들의 부패는 또 그리스도교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지금은 이때와 상황이 바뀌었는지 의문이구나.
성 베네딕투스의 영혼이 관조의 영혼들을 소개한 후 여덟째 하늘인 붙박이별들의 하늘로 올라갔어.
이곳에서 단테는 그리스도가 내려오는 것을 봤어. 그리고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지. 모든 천사와 영혼들은 축복의 노래를 불렀어.
이후 베드로의 믿음에 대한 질문에 단테는 만족스러운 대답을 했어. 다시 야고보의 희망의 덕성에 대한 질문을 역시 그는 알맞게 대답을 했어. 마지막으로 요한은 사랑의 덕성에 대해 질문했고 단테의 대답에 축복받은 영혼들이 노래로 화답했지.
단테와 베아트리체는 아홉째 하늘인 최초 움직임의 하늘로 올라가.
하느님이 있는 곳을 바라보는데 베아트리체는 아홉 하늘들의 움직임과 상호 관계들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어.
마침내 그들은 온 우주를 관장하는 최고의 하늘 엠피레오로 올라가게 되었어.
이곳은 그야말로 온갖 축복과 천사, 은혜가 넘쳐났어.
성 베르나르두스가 나타나 그의 권유로 단테는 성모 마리아와 하느님을 직접 보게 된단다.
단테는 태양과 모든 별을 움직이는 하느님의 사랑을 보는 것으로 책은 끝이 나.
정치적 망명으로 피렌체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하는 단테는 절망과 고통을 처절하게 느꼈을 거야.
그런 가운데 이런 처절감의 희망을 이 책에 담아내지 않았을까?
그가 생각하는 죄와 선의 무게에 따른 차별적 고통과 희망을 각 단계에 집어넣었어.
하지만 아빠는 이마저도 종교의 참모습을 아니리란 생각이 들어.
단테의 개인적 영감으로 썼기 때문에 가톨릭의 세계와는 또 구체적인 차이가 있겠지.
그럼에도 작품성으로만 볼 때 한 개인이 완성하기에는 깊은 지식과 상상력의 범위가 너무나 넓단다.
그렇기에 이 《신곡》은 위대한 작품이라 고민 없이 말할 수 있어.
2024.09.18.수.13:05...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에 민서는 이제 잠들고 명서는 친구와 약속 있다며, 추석 용돈으로 시원하게 엄마, 아빠에게 커피 한 잔씩 쏘고 ㅎ.... 무럭무럭 자라는 너희들에게 감사하며,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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