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사기 열전 1
글: 사마천
번역: 김원중
독서기간: 2015.10.21~11.01
민서, 명서야, 오늘은 중국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사기》중 인물들에 대해 쓴 《사기열전》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해. 지은이 사마천은 이릉 장군을 변호하다 궁형을 당한 뒤 역사서 《사기》의 집필에 몰두했어. 훌륭한 고전을 쓴 사람들 중 시련의 시기에 아주 멋진 걸작을 쓴 사람들이 많단다. 정약용도 유배를 가서 500권에 달하는 책을 썼고, 《정부론》을 쓴 존 로크도 네덜란드로 망명 가서 이 책을 썼단다. 이들은 자신의 시련의 시기를 전화위복으로 바꿔 놓은 사람들이야. 우리 민서, 명서도 인생에 있어서 시련이 닥친다고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희망의 빛을 봤으면 좋겠구나.
사기 열전에는 아주 많은 인물 상이 나온단다. 이렇게 많은 인물 중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 책을 읽으며 아주 많은 인간군들 속에서 인상 깊은 사람이 많지만 그중 관. 안 열전에 나오는 관중과 포숙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이 깊구나. 아빠는 사실 친구를 믿고 이해하는 포숙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만약, 친구와 동업을 하는데 친구가 아빠 몰래 돈을 더 가져간다면 많이 화가 나고 신용에 금이 가서 그 친구와는 절교를 할지도 몰라. 하지만 포숙은 관중이 더 가난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눈감아 주었지. 관중이 한 말을 옮기면,
"내가 가난하게 살 때 포숙과 장사를 한 적이 있었다. 이익을 나눌 때마다 내가 더 많은 몫을 차지하곤 하였으나 포숙은 나를 욕심쟁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가난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한 번은 내가 포숙을 대신해서 어떤 일을 경영하다가 실패하여 그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지만 그는 나를 어리석다고 하지 않았다. 운세에 따라 좋은 때와 나쁜 때가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일찍이 세 번이나 벼슬길에 나갔다가 세 번 다 군주에게 내쫓겼지만 포숙은 나를 모자란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내가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세 번 싸움에 나갔다가 세 번 모두 달아났지만 포숙은 나를 겁쟁이라고 하지 않았다. 내가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공자 규가 임금 자리를 놓고 벌인 싸움에서 졌을 때, 소홀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나 나는 붙잡혀 굴욕스러운 몸이 되었다. 그러나 포숙은 나를 부끄러움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자그마한 일에는 부끄러워하지 않지만 천하에 이름을 날리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를 낳아 준 이는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이다"
어때 민서, 명서야... 대단하지 않니? 관중의 재주도 훌륭하지만 이런 훌륭함을 알아보고 친구에게 변하지 않는 믿음을 준 포숙이 더 대단하다고 아빠는 생각해... 너희들도 이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지? 그럴려면 이 사람이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포숙처럼 그 친구를 전적으로 믿어주어야 해. 힘들지만 말이야...
그리고 또 한 편의 인물은 바로 '유방'이야. 유방은 진나라의 폭정에 대항해 군대를 일으켰지만 항우와의 치열한 싸움 끝에 중국을 통일하지. 하지만 자신에게 목숨을 바치고 공을 세웠던 충신들을 하나씩 죽이지. 여기서 나온 고사가 '토사구팽'이야. 유방에게 헌신한 한신, 경포 등 모두를 죽이려 들지. 심지어는 자기와 동서지간인 번쾌도 죽이려 들었지. 이런 의심 많은 성격을 보면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와 또 비슷한 거 같아. 세상은 정말 이런 음흉하고 의심 많은 사람에게 돌아가는 걸까? 늘 정의가 이긴다고 배웠지만 세상은 교과서대로 흘러가지 않는단다. 삼국지에서도 유비가 중국을 통일시킨 게 아니고 조조가 주인공이 되었어. 하지만 민서, 명서야... 정의가 질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정의를 어깨에 얹고 세상과 싸워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잊지 마렴. 그들은 왜 정의가 승리의 필수 공식이 아닌데도 정의를 앞세울까? 세상은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살만하다고 하는 거야.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과 생각대로 사는 거야. 이 아빠도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말한 것처럼 아빠의 생각에 충실하게 살고 싶구나.....
우리 민서, 명서도 너희들의 가치관이 정립되면 너희들의 신념과 생각에 따라 살면 좋겠구나.... 사랑한다 우리 민서, 명서...
2015. 11. 04. 01:53... 아빠는 늦게 퇴근하고 너희들은 꿈나라에 가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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